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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1050m에서 본 청정하늘, 감탄이 절로 나온다.
 해발1050m에서 본 청정하늘, 감탄이 절로 나온다.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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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저 하늘 좀 봐, 어쩜 저럴 수가 있을까?"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아마도 그렇게 예쁜 하늘을 본 것은 처음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해발 1050m 정상에서 본 파란 하늘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다. 마치 손으로 만져질 것만 같이 가까이 있었다. 남편을 비롯해서 다른 가족들도 모두 그런 하늘에 풍덩 빠져드는 듯했다.

지난 토요일(1일) 우리 가족은 주말을 이용해서 강원도 평창으로 겨울 여행을 떠났다. 사위, 딸, 아들은 보드를, 두 손자는 스키를 타고 남편과 나는 주변을 둘러보기로 하고 떠났다.

곤돌라에서 내려 한동안 하늘을 보느라 꼼짝 않고 한자리에 서 있었다. 눈이 맑아지고 마음이 넉넉해지는 것 같은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남편과 나는 그곳을 둘러보기로 하고 다른 가족들은 보드와 스키를 타려고 준비하기에 바빴다. 준비를 끝낸 작은 손자녀석은 내려가기 전에 신신당부한다.

"할머니 나 스키 타고 올 동안 맛있는 거 사먹으면 안돼!"
"그래 걱정말고 잘 타고 와."

8살된 작은 손자는 그 말을 남기고 최상급에서 멋지게 스키를 타고 내려갔다. 5살 때부터 배운 스키가 어느새 3년째. 녀석이 언제 저렇게 실력이 늘었는지. 대견하기만 했다. 큰손자도 최상급에서 타고 있어 그 실력이 가늠이 되었다.

스키가 잘 신어졌나? 작은 손자
 스키가 잘 신어졌나? 작은 손자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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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기 전 큰손자의 모습
 내려가기 전 큰손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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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흔들며 내려가기 시작한 사위
 손을 흔들며 내려가기 시작한 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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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타려고 준비하는 아들
 보드타려고 준비하는 아들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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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돌라를 타고 정상으로 올라가면서 내려다 보이는 스키장의 모습은 정말이지 아찔했다.
"우진아 우협아 정말 안 무서워?" "할머니 안 무서워. 얼마나 재미있는데" "엄마, 걱정하지마 우협이는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그대로 주저 앉아." 딸아이가 내 걱정을 덜어준다. "그런데 저 경사가 90도도 넘는 것 같다." 이번엔 아들이 "겁많은 엄마 90도가 넘으면 그대로 떨어져" 한다. 우린 박장대소를 하며 정상에 도착했다.

몇 년 전 스키장에 와서 스키는 타지도 못하는 내가 팔 골절을 당해 여간 조심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난 그때 그 와중에도 아이들이 다시는 스키장에 데려오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몇년이 지나고 나니 그것도 재미있는 얘깃거리가 되었다.

올라가고 내려가는 곤돌라의 배경도 파란 하늘
 올라가고 내려가는 곤돌라의 배경도 파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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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돌라에서 본 스키장의 모습과 하늘
 곤돌라에서 본 스키장의 모습과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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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집
 얼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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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050m의 정상,몽블랑
 해발 1050m의 정상,몽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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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대관령 양때목장 하늘
 멀리 보이는 대관령 양때목장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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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남은 남편과 나는 그곳을 둘러보았다. 에스키모인들의 집인 이글루도 있어 그 안에 들어가 보았다. 그네도 타고 손자가 아무것도 사먹지 말라고 했지만 그 약속을 깨고 말았다. 어떻게 그렇게 좋은 곳에서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그냥 내려올 수가 있을까? 남편과 나는 어묵을 하나 사가지고 둘이 나누어 먹으니 맛도 더 좋았고 재미도 있었다. 우린 작은 손자에게는 비밀로 하기로 하고 내려가서 사주기로 했다.

빨강, 노랑, 초록, 파랑 등 원색과 하얀눈, 그리고 기가막히게 깨끗한 하늘
 빨강, 노랑, 초록, 파랑 등 원색과 하얀눈, 그리고 기가막히게 깨끗한 하늘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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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는 보는 하늘은 어느 방향이든 상관없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남편도 모처럼 나들이가 좋은지 연실 싱글벙글이다. 남편이 "오늘 아침에 강원도가 영하 10도라고 해서 엄청 추울 줄 알았는데 꼭대기에 올라왔는데도 그렇게 춥지 않은데" 한다. 파란 하늘과 빨강, 노랑, 초록, 파랑 등 원색의 스키복을 입은 젊은이들과 청정의 하늘은 아주 잘 어울린다.

정상에서 내려와 떡볶이와 어묵, 순대와 따끈한 커피를 마시며 여행에 한 중심에서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아이들은 다시 보드와 스키를 즐기고 어느새 예정된 시간이 끝나가고 있었다. 우린 숙소로 갔다.

숙소에서 준비해준 닭갈비 바비큐파티를 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 해도 그날 날씨에는 밖에서 먹는 것이 조금은 무리인 듯했다. 1차로 대충 먹고 닭갈비를 구워가지고 숙소로 들어가서 먹기로 했다. 맥주를 한잔씩 마시며 그동안 밀린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면서 그날밤은 그렇게 평화롭게 깊어갔다.

다음 날 집이 점점 가까워 오고 있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어제 본 그림같이 예쁜 하늘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그런 하늘, 바람, 공기 등을 몸으로 느끼고 싶어 길을 떠나는가보다.


태그:#파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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