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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혈서 써서 일본군 장교가 된 다카키 마사오, 누군지 알 것이다. 한국이름 박정희. 군사쿠데타로 집권하고 한일협정을 밀어붙인 장본인이다. 유신독재를 하고 철권을 휘둘렀다. 뿌리는 숨길 수 없다. 박근혜-새누리당이 한미FTA를 날치기해서 경제주권을 팔아넘겼다. 대대로 나라주권 팔아먹는 사람들이 (오히려) 애국가를 부를 자격이 없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가 4일 밤 서울 여의도 MBC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첫 TV토론에서 박근혜 후보를 향해 한 말입니다. 이 후보가 말한 "충성혈서를 써서 일본군 장교가 된 다카키 마사오"는 박 후보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입니다.

박 전 대통령 일본명인 다카키 마사오는 일부 신문과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에게는 많이 알려졌지만 공중파와 '조중동'에서는 거의 듣지 못한 이름입니다. 박 후보로서는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우리 가족들도 함께 오마이TV를 통해 토론회를 봤습니다. 박 후보가 "다카키 마사오"를 말하자 아이들은 물었습니다.

"아빠, 다카키 마사오가 누구예요?"
"응 박근혜 후보 아버지."
"그럼 일본 사람이예요?"
"일제강점기 때는 썼던 이름이야. 일본 사람들이 우리나라 이름을 빼앗고 일본 이름으로 강제로 바꿨지. 많은 분들이 일본 이름을 썼어."

"그럼 일본 사람이 아니잖아요."
"당연하지 일본 사람은 아니지, 하지만 박정희는 스스로 일본 장교가 된 사람이야. 그리고 아빠가 자주 말했지만 쿠테타를 일으켰고, 많은 사람을 감옥에 보내거나 심지어 죄 없는 사람을 죽이기도 했어."
"아빠 나도 봤어요. <만화 박정희>에서 읽었어요."

학교에서 박정희 일본명이 다카키 마사오라고 가르치지 않습니다. 이정희 후보 때문에 아이들이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받았습니다. 누리꾼들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다카키 마사오'는 포털 실시간 검색 1-2위를 다투었습니다.

"산 정희가 죽은 정희를 잡았네요."

 대선 토론 직후 '다카오 마사오'가 각포털 순위 1-2위에 올랐다. 왼쪽(네이버), 오른쪽(다음)
대선 토론 직후 '다카오 마사오'가 각포털 순위 1-2위에 올랐다. 왼쪽(네이버), 오른쪽(다음) ⓒ 포털

"그것보다는 '산 정희가 죽은 정희를 잡았다'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네요. 시청자들이 전부 '다카키 마사오'만 기억하네요. 혹시 실시간 검색어?"-@dog****

"오늘 토론 최대의 성과: 문재인이 저런 환경에서조차 네거티브를 안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부가성과: 다카키 마사오가 공주 면전에서 터졌다. 젠틀 문재인님, 품격이 다르시네요"-@romu****
"공중파 방송에서 일본군 장교 다카키 마사오니, 전두환 6억이니, 장물이니 같은 이야기가 저렇게 쩌렁쩌렁 울려퍼진 적이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는 조금의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zizek****
"다카기마사오의 실체를 밝히는 순간 전율을 느꼈고 ,"박근혜후보 떨어뜨릴려고 나왔다."는 순간 유쾌,통쾌, 상쾌했다. 이런 자질을 가진 이정희를 왜 살려놓지 못했을까? 분당과정에서 당권파의 정치력이 아쉽께 느껴지는 순간이다"-@cj6****

박 전 대통령 일본 이름에 대한 큰 반향과 함께 전체 토론에서 박 후보는 낮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unheim)는 "박근혜 후보도 못 하지 않았다"면서도 "나름 많이 준비한 게 눈에 보이더군요. 하지만 이정희 후보의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죠. 한쪽은 원리를 완전히 이해해서, 다른 한쪽은 공식을 달달 외워서 시험 보러 나온 듯"이라고 했다. 즉 이정희는 원리를 이해했지만 박근혜는 외웠다는 것입니다.

특히 그는 "한 마디로, 이번 토론은 왜 박근혜 후보가 그 동안 TV 토론을 기피해 왔는지 라이브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고 촌평했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도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문재인 후보는 딱히 얻은 것도, 잃은 것도 없는 상태. 다음 토론엔 더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는 과제만 받아 안게 됐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에 대한 공격은 아예 이정희 후보에게 맡겨놓고, 포지티브한 콘텐츠를 단호하고 확고한 어조로 유권자들에게 신뢰감과 안정감을 주는 쪽으로 가야 할 듯"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물론 텔레비전 토론 한 번이 지지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지지 후보를 아직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결정할 수 있는 기회임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만들어진 화면을 통해서만 봤던 후보들 진짜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카키마사오#박근혜#이정희#문재인#대선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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