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눈이 내리는 동성로.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기로 하자 젊은층의 표심이 흔들리고 있다.
 눈이 내리는 동성로.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기로 하자 젊은층의 표심이 흔들리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사퇴 후 13일만인 지난 6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적극 지지하기로 결정하자 대구경북 유권자들도 안철수 효과가 문재인 지지표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눈발이 강하게 몰아치는 7일 오후. 대구에서 가장 번화가인 동성로에는 20~30대의 젊은층들이 궂은 날씨임에도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친구와 함께 쇼핑을 나왔다는 이다정(23)씨는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는데 어제 문재인 후보를 적극 지지한다고 하니 문 후보를 찍을 것 같다"며 "지금 친구들도 박근혜냐 문재인이냐를 두고 논쟁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아무개(28)씨는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는데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하니까 문재인 후보로 바뀌었다"며 "대구에서도 새로운 바람이 일어나야 하지 않겟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가 사퇴한 후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심한 유권자도 있었다. 박만철(44)씨는 "안철수 후보가 사퇴하는 순간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기로 마음이 바뀌었다"며 "박근혜나 문재인이나 누가 되더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아무개(28)씨는 "지난 대선때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국정을 망쳐놓았다"며 "누구를 찍던지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모든 후보들에게 실망감을 느낀다고 했다. 다만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면 조금 더 새로운 정치로의 변화가 있지 않 겠느냐며 아직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서문시장
 대구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서문시장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대구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서문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여전히 박근혜 후보를 찍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들은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돕는다 하더라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젊은층이 문재인 후보 쪽으로 좀 더 기울지 않겠느냐며 우려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일도(70)씨는 "보나마나 대구경북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압도적으로 표를 많이 받을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지지율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젊은층에서 안철수 전 후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 조금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김진구(55)씨는 "경험이 많고 노련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지역경제도 살고 정치도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그래도 여야가 비슷하게 득표율이 나와야 정치가 안정될 것"이라며 누가 되든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상인 이을태(55)씨는 "안철수가 사퇴할 때부터 예상했던 일이지만 사퇴했으면 그것으로 끝내야지 문재인 후보를 돕는 것은 잘못됐다"며 안철수 후보의 행태를 비난했다. 이씨는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대구가 잘 살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뉴스를 본 지역 상인들 중에는 조금 변화의 모습도 보였다. 윤철우(50)씨는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며 "박근혜 후보를 생각했다가 문재인 후보를 찍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윤씨는 "안철수가 지지하면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 될 것"이라며 손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민주통합당 대구선대위에서 열린 대구진심포럼의 문재인 후보 공개선언.
 민주통합당 대구선대위에서 열린 대구진심포럼의 문재인 후보 공개선언.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대구 지역의 정가도 안철수 효과에 대해 변화를 기대하는 쪽과 이미 효과를 흡수했기 때문에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쪽의 전망이 엇갈렸다. 안철수 지지모임인 대구경북 진심포럼은 이날 오후 민주통합당 대구선대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후보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김형기 진심포럼 상임대표는 "안철수의 새정치 실현은 정권교체를 통해 가능하다"며 "우리는 정권교체를 통해 오래된 대구경북의 일당독재를 깨트리고 희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안철수 효과와 관련해 "안 후보가 사퇴한 후 실망한 젊은층들이 다시 투표장으로 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앞으로 안 후보의 행보가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대구경북 젊은이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안철수 효과가 더 클 것"이라며 "최소 10% 이상의 상승폭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인 캠프 김부겸 선대위원장도 조심스럽지만 상당한 상승폭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안철수 전 후보가 젊은이들을 투표장으로 가게 하는 동력을 제공했다"며 "최소 7% 이상의 상승효과가 잇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통합당 대구시당은 목표했던 30% 이상의 득표율도 가능할 것이라며 한껏 고무돼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반응이다. 주호영 새누리당 대구시당위원장은 "안철수 전 후보가 사퇴한 후 여론조사를 한 결과 박 후보와 문 후보 사이로 절반씩 갈라졌다"며 "부동층이 약 4% 늘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4%의 부동층도 절반씩 나눠가지면 큰 변화는 없다"고 전망했다.

주 위원장은 그러나 안철수 후보가 사퇴하고 문재인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는 과정에 대해 알리바이가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주 위원장은 "안 후보가 사퇴하고 후에 자리를 받으면 대가성이 드러나 처벌을 받기 때문에 알리바이를 만든 것"이라며 "여론조사를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퇴한 것이나 연락을 끊고 있다가 일방적으로 돕겠다고 나선 것들이 그 증거"라고 주장했다.

주 위원장은 "안 전 후보가 미치는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전략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우리 지역 대통령'에 대한 중요성을 홍보할 것"이라며 "문 후보가 당선될 경우 새누리당이 154석을 차지하는 국회 의석분포상 국회와 갈등이 심화돼 국정난맥상이 초래될 것이란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안철수?, #문재인?, #박근혜, #민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