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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과껍데기 몇개와 물을 붓고 약불에 7~8분정도 끓인다 ..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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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이었다. 남편 저녁 밥상을 차려주고 난 거실에서 빨래를 개고 있었다. 어디에선가 타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당연히 우리 집은 아니라는 생각에 "누가 반찬을 심하게 태우고 있네" 하는 내 말에 남편도 "그러게" 할 뿐이었다. 남편은 가스레인지와 더 가까이 있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평소 남편은 냄새에 아주 민감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려니 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런데 냄새는 더욱 심해졌다. '혹시? 내가 뭘 올려놨나?' 하는 생각에 주방으로 갔더니 가스레인지 불꽃이 아주 약하게 남아 있었고 고등어 무조림 냄비가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타고 있었다.

완전히 껐으려니 했는데 불꽃이 남아 있었다.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난 남편에게 "아이, 바로 그 앞에서 밥을 먹으면서 냄새도 안 났나봐" 하니 그제야 "우리 집이었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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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어 무조림을 태워도 아주 심하게 태운 냄비 ...
ⓒ 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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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끓인수 힘들지 않게 완전 깨끗해진 냄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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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를 내려놓고 뚜껑을 여니 타도 너무 심하게 탔다. 숟가락으로 긁어 보았지만 끄덕도 하지 않았다. '이걸 버려야 하나?' 하고 있을 때 언젠가 TV에서 본 것이 생각났다. 심하게 탄 냄비에 사과 껍질을 넣고 물과 함께 끓여주면 아주 깨끗해진다는. 마침 사다 놓은 사과가 있기에 껍질을 벗겨 사용을 했다. '저렇게 심하게 탄 것이 과연 잘 벗겨질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약한 불에 7~8분을 끓여 식인 후 수세미로 닦으니 거짓말처럼 힘도 들지 않고 아주 깨끗하게 벗겨졌다. 새 것처럼 다시 사용 할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심한 냄새는 원두커피가루가 잡아줘요

한정된 공간인 아파트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이웃에게 피해아닌 피해를 줄 때가 있다. 이번 김장을 준비하면서 한 가지 걱정이 있었다. 수영장 친구들과 김장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걱정거리도 나왔다.

"아파트에서 젓갈 끓일 때 냄새가 아주 심하고 오래 가서 그게 걱정이네요."
"그렇지, 아파트에서는 간장을 달이거나 젓갈을 끓일 때 아파트 전체에 냄새가 배는 게 문제이지. 그럴 땐 이렇게 해봐. 창문을 모두 열어 놓고 젓갈 끓이는 옆에 다른 냄비에 뚜껑을 열어 놓고 원두커피가루를 넣고 함께 끓여. 그럼 냄새를 잡아줘서 젓갈을 끓였는지 밥을 했는지 모를 정도야."

김장준비를 하면서 황석어 젓갈을 끓여 거르는 작업이 있었다. 그때 젓갈을 끓일 때 풍기는 냄새때문에 걱정을 하자 수영장 언니가 가르쳐 준 방법이었다. 난 그 언니의 말대로 젓갈을 끓일 때 젓갈 끓이는 옆에 다른 냄비를 준비하고 오래된 원두커피가루를 넣고 함께 끓여 주었다.

또 주방쪽 창문과 거실쪽 창문도 모두 열어 놓았다. 몇 시간을 끓였지만 집 안에는 젓갈냄새가 남아 있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아마 그 방법을 몰랐더라면 고작 촛불을 켜놓아 냄새를 잡는다고 했을 것이다. 저녁에 가족들이 들어와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을 보면 젓갈을 끓인 것을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원두커피가루는 그 외에도 냉장고에나 신발장에 넣어 냄새를 잡을 수 있다. 내년 봄에 간장 달일 때도 시도해 봐야겠다.


태그:#냄새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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