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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여의도 새누리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쌍용자동차 문제해결을 위한 종교인 원탁회의' 도법 스님(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이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에게 원탁회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10일 오후 여의도 새누리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쌍용자동차 문제해결을 위한 종교인 원탁회의' 도법 스님(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이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총괄본부장에게 원탁회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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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적극적으로 쌍용자동차 문제를 해결할 것 같지는 않네요. 노력하겠다고 말은 하는데 내용을 보면 나설 것 같지도 않고요."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을 위한 종교계 33인 원탁회의'(아래 원탁회의)의 일원인 황상근 신부는 10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 같이 말했다. 원탁회의는 이날 오후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을 만났다. 그는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며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는 새누리당의 '대선 직후 쌍용차 국정조사 추진' 입장 발표에 종교인들이 면담을 요구해 마련된 자리였다. 김 본부장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성태·최봉홍 의원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종교인들은 '사회적 문제가 된 쌍용차 사태의 조속한 해결이 시급하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불교를 대표해 나온 조계종 화쟁위원회의 도법스님은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인정하면서 해답을 도출해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함께 합의점을 도출해내고 해답을 찾는 움직임에 새누리당이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과반이 넘는 의석을 가지고 있는 여당인 새누리당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달라는 내용이었다.

정웅기 원탁회의 집행위원장은 "노·사·정(노동자·회사·정부) 외에 정치권과 종교계까지 참여해서 이 문제를 좀 지속적으로 풀 수 있는 협의의 장을 구성하는 데 새누리당이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요구했다. 국정조사 시기에 대해서도 "분명한 기한을 정해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이러한 종교계의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정 집행위원장 발언 도중에 말을 끊으며 "노·사·정에 정은 정부만 국한시켜야지 정치권이 들어가면 일이 안 된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다만, 김 본부장은 "쌍용차 문제를 다루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를 위한 여야 합의를 진행하겠다"며 "해고자 및 무급 휴직자의 복직 등 노사간에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새누리당이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협조 의사'는 밝혔지만 국정조사 실시 시기를 당장 야당의 요구처럼 앞당기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문제, 다른 사람이 용 써봐야 소용없다"

쌍용차 문제 관련 '실무자'격인 두 의원의 반응은 더욱 부정적이었다. 국회 환노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쌍용차 매각은 일방적 해외 매각정책과 기술 유출이 불 보듯 뻔한 상황임에도 무리하게 추진됐다"며 쌍용차 사태의 원인을 참여정부에 돌렸다.

그는 "국정조사가 이뤄진다면 쌍용차 대외 매각 문제·기술유출 문제, 특히 일방적인 정리해고 방침에 의해 많은 근로자가 무급 휴직과 정리해고 될 수밖에 없었던 진상에 대해 규명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쌍용자동차 문제해결을 위한 종교인 원탁회의' 대표단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환경노동위 소속 최봉홍, 김성태 의원.
 '쌍용자동차 문제해결을 위한 종교인 원탁회의' 대표단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환경노동위 소속 최봉홍, 김성태 의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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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새누리당에서 국정조사 추진 입장을 밝혔을 때 기대됐던 해고자 복직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도 없었다. 오히려 최봉홍 새누리당 의원은 "쌍용차의 고용은 마힌드라(쌍용차 모기업)가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며 "다른 사람이 아무리 용을 써봐야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마힌드라에서 원하는 것은 노사간의 문제를 노사간에 붙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쌍용차 문제 해결에서 노사간 문제에 개입할 의지가 없음을 밝힌 셈이다.

최 의원은 "정치권에서 나서달라 하시는데 외부 정치권이 붙어가지고 힘을 실어주니까 해결책이 더 안 나오는 것"이라며 말을 이었다. 그는 "노사간에 다툼이 있는데 정치권이 한쪽에 힘을 실어주면 반드시 그 싸움이 오래간다"며 "그 점을 감안하셔서 종교계에서도 더 큰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해고 노동자들의 자살과 사회적 갈등 봉합을 위해 중재에 나선 종교인들의 노력이 무용하다는 것으로도 비춰질 수 있는 발언이었다. 곁에 앉은 김 의원이 팔을 툭툭 쳤지만 최 의원은 계속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지금 죽음의 행렬(이라고) 하는데 실제 쌍용차 노동자들 합동분향소에 가보면 사진이 없다"며 "왜 없는지 모르겠지만 종교계에서 개입하셨으니까 왜 없는지 그 내용도 (밝혀달라)"고 말했다.


태그:#김무성, #새누리당, #쌍용차, #쌍용자동차, #원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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