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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중흥을 이끈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
 브라질 중흥을 이끈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
ⓒ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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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있었던 2차 토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말실수가 화제가 되고 있다. 그중에서 '줄푸세'와 '지하경제'활성화 발언은 여러가지 구설수를 낳고 있다. 그렇다면 박근혜 후보의 이러한 발언은 실언이었을까? 아니라면 박근혜 후보의 발언에는 어떠한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을까?

우선 경제민주화에 대해

경제민주화는 정식경제 용어도 아니다. 자유민주주의의 정의를 뜯어보면 경제민주화를 조금 이해할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나누어 생각하자면 자유와 평등이라는 두 단어로 정의할 수 있다. 이를 경제에 도입하여 생각한 것이 바로 경제민주화이다.

그중 경제는 자유에 바탕을 둔 것이다. 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시장을 활성화 시키자는 것이다. 지난 5년간 펼쳐졌던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은 바로 이 자유의 원칙에 따라 경제주체 특히 부자와 재벌들에게 시장에서의 자유를 늘려 시장을 활발히 하여 경제발전을 이루려 했다.

그에 반해 민주화의 경우 브라질 전 대통령 룰라의 경제 평등(분배)사상과 많이 닮아 있다. 즉, 서민들에 대한 분배(평등)를 늘려 서민경제의 활성화를 통한 경제발전을 이룬다는 것이다. 서민들에 대한 분배를 늘리기 위해서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많이 가진 자들에게서 특히 우리나라의 재벌같은 경제우위자들에게서  이른바 부자증세, 재벌증세 등의 세금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즉, 경제 민주화의 요체는 부자, 재벌들에게 몰린 부의 집중(정부의 투자, 감세 등)을 일반국민들에게 평등하게 분배한다는 데 있는 것이다.

지난 5년간 정부와 새누리당의 정책은 부자감세를 통한 주요경제주체들(특히 재벌들에게)에게 자유를 더 늘려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것이었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 부자감세 100조가 이루어졌고, 재벌의 출자총액제한제도 또한 폐지되어 재벌들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이 늘어나게 되었다. 재벌들의 문어발식 확장은 결국 서민들의 경제권마저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재벌들은 그동안 서민들이 향유하고 있던 골목 상권마저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가 경제민주화를 들고 나온 것이다. 지금껏 고수해온 새누리당과 정부의 정책과는 정반대인 것이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2차 TV 토론에서의 박근혜, 문재인 후보
 2차 TV 토론에서의 박근혜, 문재인 후보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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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후보가 동일시한 줄푸세와 경제민주화

우선 줄푸세의 정의에 대해 살펴보자. 줄푸세는 세금을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바로 세운다라는 뜻의 줄임말이다. 줄푸세의 기본개념은 이미 5년간 실행되어온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과 비슷하다.

세금을 줄이는 것은 소득·법인세 인하와 종합부동산세 축소 등 부자와 재벌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다. 규제를 푸는 것도 앞서 살펴본 출자총액 제한제의 폐지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이른바 금산분리- 완화 등 그 혜택이 주로 재벌들에 돌아갔다.

이로 인해 법질서를 제대로 세우기는커녕 지난 5년간 경제의 양극화는 심해졌고 민생은 위기에 처하는 등의 불합리가 커졌다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일반적 평가이다.

박근혜 후보는 이러한 줄푸세를 경제민주화와 동일시하였다. 줄푸세는 부자와 재벌들을 위한 이명박 정권의 경제정책과 대동소이한 정책이고, 경제민주화의 경우 서민들을 위한 분배에 초점을 둔 정책이다. 엄연히 다른 말인 것이다.

지하경제 발언은 실언이었을까?

또 2차 토론에서 박근혜 후보는 복지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지하경제 활성화를 통해 매년 27조원씩 5년 간 135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겠다고"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지하경제는 무엇일까? 지하경제의 정의를 보면  지하경제는 세금을 비롯하여 갖가지 정부의 규제를 회피해서 보고되지 않는 경제를 말한다.

그 분류로는 사채놀이, 범죄, 절도, 마약거래, 매춘, 도박 등 위법행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과 기업의 음성적 비자금 등 정상적인 경제활동이면서도 세무서 등 정부기관에서 포착하지 못하는 것 2가지가 있다.

지하경제는 지방정부나 세무서에서 세금을 부과할 근거자료가 없기에 불법적인 탈세가 공공연히 이루어지며, 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때문에 거래내용을 파악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특히 지하경제는 세무서의 추적을 피하기위해 현금으로 직접 거래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지하경제를 캐시 이코노미(cash economy)라 부르기도 한다. 또 위법성을 들어 블랙 이코노미(black economy)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하경제의 정의대로라면 박근혜 후보는 탈법적이고 불법적인 경제활동의 활성화를 통해 엄청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언은 어떠한 인식에서 나올까? 앞서 살펴본 줄푸세에 대한 인식과 그 괘를 같이 한다고 보여진다.

즉, 경제 주체들에 대한(특히 재벌들) 대한 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확립해간다는 개념을 드러나지 않는 지하경제에까지 확대하여 적용하겠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이 있었기에 지하경제라는 말이 그리 쉽게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줄푸세와 경제민주화를 동일시하고 지하경제활성화를 통해 막대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박근혜 후보의 말이 과연 실언이었는지에 대해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3차 토론에서 박근혜 후보가 본인 스스로 제대로 해명을 해야 하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최주호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daum.net/spdhrkeldjs)와 블로그와이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문재인, #박근혜, #브라질 룰라대통령, #줄푸세, #지하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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