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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째 고공농성을 벌였던 전북고속 노동자들이 12일, 사측이 '노조 인정'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고공농성을 정리하고 내려오고 있다.
 11일째 고공농성을 벌였던 전북고속 노동자들이 12일, 사측이 '노조 인정'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고공농성을 정리하고 내려오고 있다.
ⓒ 민주노총 전북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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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고속(시외버스)가 '민주 노조'를 인정받는 데 걸린 세월은 얼마나 될까. 답은 736일이다.

지난 2010년 12월 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전주 시내버스 5개사 노조와 함께 '민주노조 인정·단체협약 체결'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던 전북고속 노조가 12일 오전 노조로 인정받았다. 이제 전주 시내버스 5개사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단체협약 체결과 징계 문제만 남겨놓게 됐다.

사측 "노조 인정"... 노조 "임·단협 문제 등 상호 신뢰 속에서 풀자"

12일 오전 전북도청 도지사실에서는 김완주 전북도지사·김승수 정무부지사·건설교통국장·오은미 도의원이 배석한 가운데 민주노총 전북본부·민주버스본부 남상훈 전북지부장 그리고 전북고속 황희종 사장이 만났다.

이 자리에서 황의종 전북고속 사장은 노조 인정을 최종 합의했다. 전북고속 사장은 구체적 실천 조항으로 ▲ 12월부터 조합비 일괄 공제 후 노조에 인계 ▲ 노조사무실 제공 등을 합의했다.

이에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12일 성명을 통해 "2010년 6월 28일 전북고속 조합원들이 민주노총에 가입한 이후 2년 6개월여 동안의 투쟁 끝에 가장 기본적인 과제인 노조 인정을 쟁취했다"며 "이를 계기로 반목과 갈등으로 계속되던 전북고속 노사관계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임·단협 체결이라는 최종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승수 전북도 정무부지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주노총이 발표한 합의 내용이 맞다"고 밝히면서 "전북도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노사 간 신뢰회복이다, 오늘 작은 물꼬지만 이번 합의를 통해 노사 간 신뢰가 회복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임·단협의 경우 전북도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사회 문제이고 노조원도 다 우리 도민이기에 도에서도 관심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전북고속 노동자들이 내려오는 시간, 많은 이들이 이들을 환영하기 위해 농성장에 모였다.
 전북고속 노동자들이 내려오는 시간, 많은 이들이 이들을 환영하기 위해 농성장에 모였다.
ⓒ 민주노총 전북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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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합의로 2년 이상 갈등 국면에 놓여 있던 전북고속 노사관계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이다. 하지만, 임·단협 체결이라는 민주노총의 목표까지 달성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전주 시내버스 5개사 노조도 '노조 인정'이라는 합의가 있었지만, 단체 교섭은 사측의 교섭 해태 등으로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북고속 노조는 노동부에 '교섭해태·거부' 등으로 사측을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한 상태다. 그러나 노동부는 이 사건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앞으로 노동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관계자는 "전북고속·전주 시내버스 노조의 단체교섭과 관련해서는 노동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사측의 교섭해태·거부에 대해 노동부가 방기한다면 적극적인 투쟁 등의 활동을 기획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조명탑 고공농성 정리

고공농성을 한 노동자들과 민주노총 간부, 문규현 신부를 비롯한 연대단위 인사들이 함께 투쟁을 외치고 있다.
 고공농성을 한 노동자들과 민주노총 간부, 문규현 신부를 비롯한 연대단위 인사들이 함께 투쟁을 외치고 있다.
ⓒ 민주노총 전북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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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노조 인정'이라는 기본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2일부터 야구장 조명탑고공농성을 벌였던 정홍근 전북고속지회 쟁의부장과 11일부터 농성에 돌입했던 황태훈 전북고속지회 상황실장은 낮 12시 30분께 농성을 정리했다.

이 자리에는 문규현 전북 평화와 인권연대 공동대표와 염경석 민주노총 전북본부 초대 본부장 등 지역의 연대 단체 인사들이 함께 했다.

정홍근 쟁의부장은 "버스 파업을 통해 전북지역 버스 문제가 많이 밝혀졌다"며 "교통 불편 등으로 시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이제 버스 문제의 진정한 마무리를 위해 시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노조 인정을 시작점으로 현장을 조직해 임·단협 체결 등 남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북인터넷언론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버스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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