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지난 16일 밤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출마한 전교조위원장 출신 이수호 후보하고 함께 손잡았다, 전교조는 학교현장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한 발언에 대해 후폭풍이 불고 있다. 박 후보 발언이 잠잠하던 서울시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주요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민주진보 단일 후보로 나선 이수호 후보는 17일 오전 서울시선관위에 박 후보를 고발하는 한편, 비슷한 시각 전교조도 박 후보의 사과를 촉구하는 논평을 냈다.
이 후보 쪽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고발 기자회견에서 "박 후보가 전교조를 편향적인 시각으로 비판하면서 이 후보를 부정적으로 언급해 당락에 영향을 끼쳤다"면서 "이는 지방교육자치법 46조 2항과 공직선거법 251조(후보자비방죄)를 위반한 것이며, 중대한 선거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전교조도 이날 오후 12시 40분 발표한 논평에서 "박 후보가 '이념교육, 시국선언, 민노당 불법 가입 등으로 전교조가 학교현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한 것은 명백한 사실왜곡이며 흑색선전"이라면서 "박 후보가 대한민국의 법률에 의거하여 설립된 합법단체인 전교조를 불온시하며 케케묵은 색깔공세와 이념적 대결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충모 전교조 대변인은 "시국선언은 이명박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 공교육 파탄에 맞서 시민으로서 정당한 의사와 주장을 표현한 것이며 민노당 불법가입 운운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면서 "온 국민이 지켜보는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명예를 훼손한 박 후보는 즉각 사과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 후보 쪽 관계자는 "대선 이슈에 묻혀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진보단일 후보가 이수호 후보인지 모르는 국민이 많았다"면서 "박 후보의 발언은 결과적으로 이 후보의 존재를 알려줘 우리로선 나쁘지만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후보는 16일 밤 토론회에서 문 후보에게 "이번에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출마한 전교조 위원장 출신 이수호 후보하고 지난 8일에 광화문 광장에서 함께 손잡고 지지도 호소하셨다"면서 "이념교육, 또 시국선언, 또 민노당 불법가입 등으로 학교현장을 혼란에 빠뜨려온 전교조와 유대를 계속 강화하시는 것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느냐)"면서 "전교조가 그동안에 이념교육이라든가 학교현장을 혼란에 빠뜨려온 그런 전교조로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지금 전교조와 관계가 무슨 특별한 문제가 되느냐, 오히려 지금 박 후보의 질문 취지를 보면 뭔가 전교조는 함께 해서는 안 될 세력, 뭔가 불순한 세력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박 후보가) 그야말로 교육을 이념적으로 편 가르기 하시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