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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18일 오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왼쪽 사진)와 문재인 통합민주당 대선후보는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18일 오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왼쪽 사진)와 문재인 통합민주당 대선후보는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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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치러지는 18대 대선에서는 범보수 대 범진보(자유주의+진보)의 진검 승부가 벌어지게 됐다. 1971년 대선에서 '박정희 대 김대중'의 양자대결 이후 41년 만에 보수 대 진보의 일대 일 구도가 정립된 것이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역대 대선에서는 다자대결이 이루어져 왔다. 1987년 대선은 김영삼-김대중의 분열로 4자 대결이었고, 1992년 대선에서는 보수 성향의 제3후보로 정주영 국민당 후보가 존재했다. 이때부터 진보 정당 후보들도 독자 노선을 견지하면서 1.2%에서 4% 가까이 득표해 왔다. 이회창 대 노무현이 맞붙었던 2002년 대선도 사실상 양자 대결이었지만 진보 진영의 제3후보로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막판까지 변수였다.

하지만 2012년 대선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중도 사퇴하면서 대통령 직선제 실시 이후 사상 첫 양자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범보수 진영은 박근혜-이인제-이회창-이재오 등 여권의 친박근혜계와 친이명박계는 물론 충청지역의 보수세력까지 모두 결집했고, 범진보 진영도 문재인-안철수-심상정에 재야 시민사회는 물로 일부 노동계까지 총결집한 상태다. 

"사실상 바늘 하나도 더 꽂을 곳이 없는 치열한 대선 국면"(문재인 후보 측 박용진 대변인)이라는 평가가 결코 과장이 아닌 셈이다.   

보수·진보 총결집... "50만 표 이내 접전 될 것"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1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고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씨 사진을 들어보이며 박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1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고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씨 사진을 들어보이며 박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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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가 총결집한 만큼 판세는 박빙의 혼전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판세분석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초박빙의 판세이긴 하지만 박 후보가 미세한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박 후보의 지지율은 추가 상승이나 하락 없이 정체돼 있는 반면 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면서 추격을 벌이고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안철수 전 후보의 적극 지원 이후 문 후보의 추격이 계속되고 있는 양상"이라며 "이번 대선은 투표함을 열어봐야 승패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초박빙 판세"라고 밝혔다.

국내 대기업의 전략기획을 담당하는 한 임원도 "젊은 층의 결집이 놀랍다는 현장보고가 올라온다"며 "이번 선거는 50만표 이내의 접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별 판세도 팽팽하다. 문 후보가 수도권의 우세를 기반으로 부산·경남(PK)에서 박 후보의 우세를 만회하고 있고, 대구·경북(TK) 및 강원에서 박 후보의 우세는 문 후보의 호남·제주 우세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지역적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 지역은 박 후보의 박빙 우세가 점쳐지기도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엎치락 뒤치락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혼전 속에 박근혜·문재인 후보 측 모두 지지층 결속과 투표 참여 이끌어 내기 위해 치열한 연막작전을 펼치고 있다.

박 후보 캠프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당 자체 조사에서 선거 시작 후 한 번도 박 후보의 우세가 역전된 적이 없다"며 "오히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안형환 대변인도 "민주당에서 초박빙이라고 하는 이유는 투표를 포기하는 지지자들이 나오지 않기 하기 위해서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문 후보 캠프의 우상호 공보단장은 "선거 초중반 경합 열세를 보이던 문 후보의 지지율이 마지막 주말을 거치면서 오차범위 내 우세로 전환됐다"며 "개표해 봐야 (결과를) 알 수 있는 초박빙이지만 상승 추세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 단장은 "문 후보 지지율은 하루에 0.1%씩 미미하게 자라는 것 같지만 20% 초반에서 시작한 지지율이 40% 중반까지 왔다, 하루하루 자라는 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어느날 갑자기 온 벽면을 담쟁이 넝쿨로 덮는 신화가 현실화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거티브 공방 영향력은 미미... 남은 변수는 세대별 투표율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광장 유세에서 환호하는 유권자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광장 유세에서 환호하는 유권자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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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강남역 M스테이지의 '싸이 말춤' 조형물 앞에서 투표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강남역 M스테이지의 '싸이 말춤' 조형물 앞에서 투표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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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후보 캠프 별로 믿음과 기대가 섞인 판세 분석이 이어지고 있지만 마지막 남은 변수는 세대별 투표율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전체 유권자의 7~8%로 추정되는 부동층 중 투표장에 나갈 유권자들은 3~4% 정도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들 유권자도 사실상 마음 속으로는 지지 후보를 이미 결정한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 후보가 보다 많은 실점을 한 것으로 평가 받는 3차 대선후보 TV토론도 부동층 일부에는 지지후보 결정에 변수가 될 수는 있지만 근본적 판세에 영향을 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토론회가 투표일을 3일 앞두고 열려 유권자들의 투표 의사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국정원의 여론조작 등 선거개입 의혹 사건, 북방한계선(NLL) 논란 등 막판 네거티브 공방은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면서 선거 판세에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투표율에 다소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는 있다.

때문에 결국 대선 투표일인 19일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의 지지자들 중 누가 더 많이 투표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역대 어느 대선보다 세대별 지지율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상황이라 세대별 투표율이 중요하게 됐다.

투표율이 승패 결정... "72% 넘어야 문 후보 역전 가능"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광화문 대첩' 유세에 안철수 전 후보가 '깜짝 등장'해 문 후보 지원유세를 펼치자, 안 전 후보와 문 후보의 지지자들이 '정권교체' 바람개비를 돌리며 환호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광화문 대첩' 유세에 안철수 전 후보가 '깜짝 등장'해 문 후보 지원유세를 펼치자, 안 전 후보와 문 후보의 지지자들이 '정권교체' 바람개비를 돌리며 환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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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의 역전 필요조건으로 꼽히는 부산·경남 지역 득표율 37%, 대구·경북 지역 득표율 20% 돌파 등 지역별 득표율 역시 문 후보가 절대 강세를 보이고 있는 20~30대의 투표율에 연동된 변수라고 볼 수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문 후보가 추격세를 역전승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필요한 투표율 마지노선을 최소 70%에서 최대 73%로 예측하고 있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도 "투표율이 70% 이하로 떨어지면 안된다, 어떤 상황에서든 투표율이 70%가 넘어야 문 후보의 상승세가 실제 우세로 확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후보 지지세가 압도적인 50대 이상 세대가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년 전 30%에서 40%로 늘었다는 점, 70.8%의 투표율을 기록했던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50대 득표율이 40.1%였지만 문 후보의 50대 지지율은 3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표율이 최소 72%는 돼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50대 이상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의 증가를 고려하면 문 후보로서는 투표율이 72%를 넘어야 역전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이번 대선은 문 후보의 추격이 만만치 않아 판세가 진짜 박빙"이라며 "이번 대선은 투표율이 결정한다, 투표율이 73% 이상은 돼야 문 후보가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숨은 표 있나... 가능성캐스팅 보트 40대의 선택도 주목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숨은 표'의 존재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세대별 지지율 양극화 속에 세대별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 40대의 선택도 주목된다. 이슈에 민감한 40대는 역대 대선에서도 전체 승부의 가늠자 역할을 해왔다.

지금의 40대는 10년 전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민주당 후보에게 59.3%,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게는 34.2%의 득표율을 안겼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대선에서는 문 후보가 5%포인트에서 10%포인트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윤희웅 실장은 "이번 대선은 결국 세대별 투표율이 승패를 결정할 것"이라며 "문 후보로서는 40대에서 박 후보와의 격차를 두 자리 수 이상으로 벌려야 50대 이상 세대에서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박근혜 , #문재인, #대선, #투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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