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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는 국민의 가장 으뜸 권리 입니다.
▲ 투표 인증샷-투표 합시다! 투표는 국민의 가장 으뜸 권리 입니다.
ⓒ 울산동구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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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6시부터 대한민국 제 18대 대통령 선거 투표가 시작되었습니다. 투표는 오후 6시까지 한다고 합니다. 저는 투표야말로 국민이 가진 가장 으뜸의 권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투표는 꼭 하려고 노력합니다. 오래전 현대차 사내 하청에 다닐 땐 특근한다고 출근하기 바빠서 투표 하려고 해도 못한적도 있었습니다. 이번 대선 투표날엔 어떻게 변한게 있는지 궁금해서 저는 아침 6시 일어나 투표하러 갔습니다.

우리동네 투표장은 한 초등학교 체육관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입구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분들이 투표를 하려고 줄을 서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일찍 투표하러 오느냐고 현대중공업 작업복을 입은 한 분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오늘은 대통령 투표날이라 오전 10시까지만 출근하면 되는데 저는 일찍 투표하고 출근해서 좀 쉬려고요."

그는 현대중공업 사내 하청업체 노동자라 했습니다. 예전엔 투표날도 출근을 해서 논란이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노동자에게도 공민권 행사를 할수 있게 해달라는 노동계 민원이 받아들여 졌는지 투표 시간을 정규직,비정규직 모두에게 주어지고 있었습니다. 참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직장인이 투표하고 특근 출근하려고 줄을 서있었습니다.
▲ 6시-투표하는 직장인 직장인이 투표하고 특근 출근하려고 줄을 서있었습니다.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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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증을 제시하고 투표권을 확인 한 후 투표용지를 받았습니다. 투표용지를 하나밖에 주지 않아서 정당투표는 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대통령 선거에는 정당투표를 하지 않는다고 후보만 투표한다고 하네요. 투표 용지 받으면서 책상위를 보니 색다른 인쇄물이 눈에 띄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청각장애인을 위한 투표절차 안내문이었습니다. 투표관리자에게 기념으로 하나 가져가고 싶은데 가능하냐고 물으니 여러장 중 한장을 주었습니다.

저는 기표소에 들어가 한 후보에게 도장을 찍은 후 투표함에 넣었습니다. 밖으로 나오면서 인쇄물을 살펴보았습니다. '청각장애인 투표절차 안내를 위한 수화'라고 적혀 있었고 사진으로 수화 설명이 되어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신분증을 주세요-서명해 주세요-투표용지에 기표한 후 접어서 넣어 주세요-투표용지를 받아 주세요. 라는 순서로 여성의 수화 사진과 설명이 되어 있었습니다. 보니, 그것도 예전엔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진을 보니 보기 좋아 인증샷 사진을 찍었습니다.

저는 현대차에 지난 2000년 7월에 사내하청업체에 입사하여 10여년 다녔었습니다. 2010년 3월 중순, 정리해고 당하기 전까지 현대차 사내하청노동자로 지내면서 많은 투표를 하였습니다. 공민권 행사를 할때마다 집으로 투표하라는 내용물은 왔지만 뜯어보도 않고 쓰레기로 버리는 일이 많았습니다. 투표하는 날이면 의례 바쁘다는 이유로 특근을 시켜서 투표를 할수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대선이든,국회의원 선거든, 기타 지역 선거든 간에 후보가 누가 나왔는지 알 필요가 없었기에 선관위에서 두툼한 내용물이 와도 재활용 쓰레기에 툭 던져두면 그만이었습니다.

아는 현대차 하청노동자에게 전화를 하니 투표날 특근은 있는데 주간조는 출근하지 않고 야간조만 특근 출근한다 합니다. 그동안 노동자들은 노동자에게도 공민권 행사 할수 있도록 하라는 청원을 수도없이 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많이 변화된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나 저는 대기업만 알아 보았습니다. 아직도 중소기업이나 식당, 아파트 경비나 건설 일용직 같은 곳에 일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작업 때문에 투표를 할수 없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투표 못하는 노동자가 없는 세상이 되기를...
▲ 투표 못하는 노동자 투표 못하는 노동자가 없는 세상이 되기를...
ⓒ 현대차비정규직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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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현대차를 상대로 대법판결 이행하라며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문 쪽 철탑위에서 64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습니다. 그들은 투표 하고 싶어도 못합니다. 노동계에 따르면 전국의 5곳에나 철탑이나 다리위에 올라가 농성하는 노동자가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 6시까지 투표하고 종료됩니다. 다음날, 당선자가 나올 것이고 후보자 벽보는 역사속으로 사라질 것입니다.

내일부터 당선자 세상이 될 것입니다. 누가 당선되든간에 투표하고 싶어도 할수 없는 세상을 누구든지 자유로이 투표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이 투표할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현대차는 지난 12년 넘게 불법파견을 자행해오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2012년 2월 23일 대법원에서 "현대차는 불법파견 주식회사"라고 최종판결까지 내려진 상태입니다. 그 바람에 십수년간 수만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고통의 삶을 살아 왔습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간에 불법노동으로 고통스런 삶을 사는 대한민국 노동자 문제에 관심 좀 가져 주시기를 희망합니다.

투표합시다.
투표는 국민이 가진 권리중 가장 으뜸인 권리가 아닐지요.

하루 후면 그때부터 당선자 세상이 펼쳐지겠네요.
▲ 제 18대 대통령 후보들 역사속으로... 하루 후면 그때부터 당선자 세상이 펼쳐지겠네요.
ⓒ 변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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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변창기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제 18대 대선, #투표, #울산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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