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5177표.
12·19 경상남도지사 보궐선거에서 나온 무효표 숫자다. 같은 날 치러진 대통령 선거의 전국 무효표(12만6838표)와 맞먹는 수치다.
경남지역 대선 무효표는 1만3912표뿐이었는데, 경남지사 무효표는 그것에 비해 10배 가까이 많다. 경남지사 보선 무효표는 18개 시·군마다 골고루 많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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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19일 대통령선거와 경남도지사 보궐선거가 치러진 가운데, 경남의 한 투표소에 사퇴했던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 후보와 이병하 경남지사 보선 후보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
ⓒ 윤성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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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1만3801표, 마산 1만1158표, 진해 4700표, 진주 1만133표, 통영 3769표, 고성 1839표, 사천 3350표, 김해 1만9796표, 밀양 3776표, 거제 7372표, 의령 1109표, 함안 2013표, 창녕 1916표, 양산 1만855표, 하동 2211표, 남해 1713표, 함양 1367표, 산청 1227표, 거창 1990표, 합천 1902표 등이다.
이 무효표 대부분은 선거운동 도중에 사퇴했던 통합진보당 이병하(51) 전 후보를 찍었던 표다. 이병하 전 후보는 부재자투표(12월 13~14일)를 앞둔 13일 사퇴했다.
이번 경남지사 보선은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와 무소속 권영길 후보의 대결로 치러졌던 것이다. 홍 후보는 전체 투표자 199만9770명(선거인수 260만3893명) 가운데 119만1904표(62.91%)를 얻어 70만2689표(37.08%)를 얻었던 권영길 후보를 눌렀다.
권영길 후보가 얻은 표와 무효표를 합치더라도 홍준표 지사를 이길 수는 없었다. 하지만 무효표가 의외로 많이 나온 것이다.
선관위는 이병하 전 후보가 투표용지 인쇄 뒤 사퇴했기에, 투표용지는 바꿀 수 없었다. 대신에 투표소마다 안내문을 붙였던 것이다. 지난 17일 사퇴했던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후보도 안내문을 붙였다. 후보 사퇴 안내문을 붙였지만, 투표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이병하 전 후보는 이정희 전 후보보다 나흘이나 앞서 사퇴했다. 그런데 무효표는 이병하 전 후보한테 찍은 표가 더 많이 나온 것이다. 이는 이병하 전 후보 지지자들이 이 전 후보를 그대로 찍었거나 사퇴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남선관위 관계자는 "경남지사 보선에서 무효표 대부분은 이병하 전 후보한테 투표한 것"이라며 "통합진보당 후보가 사퇴했더라도 선택한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투표소에 사퇴 안내문을 많이 붙여놓았지만, 날씨가 추운 탓에 안내문을 잘 보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현재 제일 좋은 방법은 언론에서 후보 사퇴를 많이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효표를 줄이기 위해서는 투표소의 안내문 부착 이외에 후보 사퇴 사실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