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빛이 감도는 저녁 6시, 빌라가 모여 있는 동네 한 곳이 들썩거린다. 한겨울 추위도 아랑곳없다. '경청과 환대'의 문에는 따뜻한 불빛이 유난히 반짝인다. 대전 대덕구 송촌동에 위치한 '가정형 Wee센터'는 경청과 환대의 집, 또는 경청과 환대학교라고 부른다. 상대방이 말하려는 것을 잘 귀담아 듣고 잘 맞이하는 것이 경청과 환대의 기초를 두고 있다.
가정형 Wee센터(센터장 유낙준 성공회신부)는 교육청의 위탁사업으로 지난 2010년 12월,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학교부적응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문을 열었다. 가정폭력이나 학교에서의 어려움 등으로 학교생활을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에게 상담과 진단을 통해 입소할 수 있는 Wee센터는 학부모의 동의를 얻어 이뤄지며 학교와 연계해 출석이 인정된다. 이곳에서는 특성화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생들 각자의 소질에 따라 동아리수업으로 자기 재능을 키우기도 한다.
연말 가까운 지점에서 Wee센터 학생과 선생님들은 그동안의 활동과 작품들을 발표한다. 학생들은 가을에 제주도에서 10여일 동안의 로드스쿨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센터로 들어서는 경청과 환대의 문을 통과하니 각 층마다 마련해놓은 메뉴들이 아기자기 하다. 갖가지 풍선들이 화려함을 더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축제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었다. 2층에는 커피를 마실 수 있게 준비되었고 학생들 활동사진과 결과물들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게 해놓았다.
"여기 legend of wee party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준비한 게 부족하지만 저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승진 학생의 인사말로 전설의 축제(파티)는 6시부터 9시까지 세 시간 동안 이어졌다. 그런데 왜 '전설의 파티'일까? 전설은 오래전부터 전해져 이어오는 얘기인데, 그렇다면 이곳의 아이들이 경청과 환대의 '전설적인' 인물들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축제에 빠질 수 없는 음식은 3층으로 올라가야 한다. 뷔페식으로 먹고 마실 수 있도록 식탁에는 샌드위치, 닭꼬치, 앙증맞은 주먹밥, 과일 등이 풍성했다. 학부모들은 그동안 아이들의 활동을 찬찬이 돌아보며 감회에 젖었다.
기타와 피아노 연주를 준비한 자원봉사 선생님은 '처음에 아이들을 만났을 때는 걱정이 앞섰어요.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음악 밖에 없는데 어떻게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을까 싶었죠. 이젠 멋진 모습으로 달라지는 아이들의 5년후, 10년후를 기대해요.' 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입을 모아 합창을 하고 사람들은 박수로 환호했다.
Wee센터의 이름 속에는 We(우리들)와 education(교육), emotion(감성)이 들어있다. 대안학교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Wee센터는 올해 10월부터 3년차 사업에 들어갔고, 같은 달 중리동에서는 여학생 가정형 Wee센터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센터는 계속적인 논의와 검증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운영은 성공회유지재단에서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