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군포문화예술회관
군포문화예술회관 ⓒ 유혜준

'군포문화재단 정관 제정 동의안'이 통과되기 전날, 기자와 만난 군포시민단체 관계자는 "군포시가 시민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군포문화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부실한 용역 등을 통해 보면 군포문화재단은 군포시시설관리공단처럼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2월 14일, 군포시의회는 군포시가 상정한 '군포문화재단 정관 제정 동의안'을 통과시켰고, 이로써 군포문화재단은 가시화되어 2013년 3월 출범할 예정이다. 하지만 군포문화재단 설립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다. 또한 무리수를 두면서 재단 설립을 강행한 김윤주 군포시장에 대한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군포문화재단 설립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여·야 의원 모두 재단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거세게 반대했고, 여기에 시민단체도 가세했다. 하지만 군포시는 뚝심있게(?) 군포문화재단 설립을 밀어붙였고, 결국 조례안과 예산, 정관까지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이학영 국회의원이 김윤주 시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반대하던 민주통합당 일부 시의원들이 찬성으로 돌아섰다. 때문에 군포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이학영 의원을 찾아가 거센 항의를 하기도 했다.

김윤주 시장이 시의회와 시민단체 그리고 관련 단체 등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군포문화재단 설립을 밀어붙인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갖가지 의혹과 함께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김 시장이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측근의 '자리'를 챙겨주기를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과 '낙하산 인사'를 단행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낙하산 인사'는 단순히 우려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 이미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지난 12월 14일, 최종적으로 군포시의회에서 '군포문화재단 정관 제정 동의안'이 통과되면서 군포문화재단 설립이 가시화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군포문화재단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상임이사에 군포시 고위직 공무원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군포문화재단은 3개의 본부(예술진흥본부, 청소년활동본부, 문화교육본부) 체제로 운영될 예정인데 이들 본부장에도 김 시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들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2008년 군포시설관리공단이 설립되는 과정을 보면 '낙하산 인사'가 단순한 '우려'만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군포시는 2008년, 군포시시설관리공단을 설립하면서 군포시 부시장을 초대이사장으로 발탁한 바 있으며, 현 이정남 이사장 역시 군포시 부시장을 역임했다. 군포시 시설관리공단 본부장은 전 군포시의원 출신이다. 이들에 대해 일부에서는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 인사의 전형'"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군포시 공보실 관계자는 "떠도는 소문일 뿐, 상임대표는 공모를 통해서 선정할 예정"이라며 "거론되고 있는 그 분(군포시 고위직 공무원)도 공모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상임대표가 전문가여야 하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좋은 분으로 여러 가지를 감안해서 선정할 것"이라면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군포문화재단 상임대표가 군포의 고위직 공무원이 내정되었다는 주장에 대해 군포시의회 관계자는 "군포시의회에서 퇴직 공무원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군포문화재단 설립을 승인한 것이 아니다"라며 "군포시의회에서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군포문화재단 3명의 본부장 역시 전문가로 채용해야 시의회가 문화재단 설립을 승인한 명분이 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가만히 보고 있지만 않겠다"고 말했다.

군포시민단체 관계자는 "기왕에 군포문화재단이 설립된다면 군포의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전문가가 상임이사가 되어야 한다"며 "퇴직 공무원의 자리 만들기나 시장 측근 인사를 '낙하산'으로 앉혀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군포문화재단 역시 군포시시설관리공단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임이사에 군포시 고위직 공무원이 거론되는 것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그 때문이다.

군포시 시설관리공단과 이번에 새롭게 출범할 예정인 군포문화재단에 대해 기자가 만난 이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필요하지 않은 조직,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만든 조직, '옥상옥'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던 것. 때문에 김 시장이 군포시 고위직 공무원을 군포문화재단 상임이사로 내정했다는 주장에 대해 별로 놀랍지도 않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어떤 이는 "이런 조직으로 안 나가도 되는 예산이 줄줄 새나가기 때문에 정작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복지 관련 예산 등이 부족한 것"이라면서 "내가 만일 시장이라면 이런 조직은 전부 없앨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군포문화재단은 군포문화예술회관 만으로 재단을 만들기에는 부족, 군포시의 여성회관과 청소년수련관, 청소년문화의집 등을 포함시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계속 제기된 바 있다. 청소년수련관이나 청소년 문화의 집은 문화가 아닌 교육을 중심으로 한 기관으로 문화재단에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

일부에서는 군포문화재단 설립을 서두르지 말고 공청회 등을 거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에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군포시에서 군포문화재단 설립 근거자료로 활용한 용역보고서의 부실 문제 또한 지적되었다. 하지만 이런 의견들은 전부 묵살되었다.

김윤주 군포시장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군포문화재단 설립을 강행하는 것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던 이들은 이번에는 김 시장이 누구를 상임이사로, 본부장으로 기용하는지 지켜보고 있다.

김 시장은 군포문화재단의 설립취지에 맞게 '낙하산 인사' 의혹을 불식시키고 공정한 공모과정을 통해 군포시의 문화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을 군포문화재단 상임이사로 선정해 군포시민들의 불신을 씻어내야 할 것이다.


#군포문화재단#김윤주#군포시장#군포시시설관리공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