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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대 청소노동자들이 학교측과 임금인상과 처우개선 등의 합의안을 도출하며 파업 45일, 본관점거농성 32일만에 파업을 접는다. 사진은 이들의 본관 로비 점거 농성 장면.
 동의대 청소노동자들이 학교측과 임금인상과 처우개선 등의 합의안을 도출하며 파업 45일, 본관점거농성 32일만에 파업을 접는다. 사진은 이들의 본관 로비 점거 농성 장면.
ⓒ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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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 청소 아줌마와 급식실 아줌마, '보따리장사'로 불리는 비정규직 교수들의 긴 투쟁이 결실을 보고 있다. 부산대 비정규직교수 노조가 학교와 합의를 이룬 데 이어 학교비정규직노조와 동의대학교 청소노동자들도 파업을 끝내고 농성을 풀었다.

11일 민주노총 부산지역일반노조에 따르면 학교 측과 45일간 싸움을 벌였던 동의대 청소노동자들이 싸움에 마침표를 찍었다. 동의대 청소노동자들은 공휴일과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하는 열악한 근무환경에 반발하며 처음으로 파업을 벌인 바 있다.

그동안 학교 측은 이들의 파업에 별다른 관심을 쏟지 않고 하청업체와의 관계에 초점을 두면서 화를 자초해 왔다. 분노한 청소노동자들은 지난달 10일부터 본관 로비에서 무기한 철야농성을 벌이고 학생들을 상대로 선전전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더불어 국가인권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는 등 학교 측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여나갔다.

19차례나 계속된 교섭에서 학교 측은 청소아줌마들의 노조가 와해될 것이란 기대를 품었지만 먼저 무너진 쪽은 학교였다. 학교 측은 10일 저녁 노조와의 직접 교섭을 통해 최대 쟁점 사안이었던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이날 대학과 일반 노조는 용역금액 14.3%, 임금 19.6%(18만 원~20만 원) 인상안을 도출했다.

막판 진통도 있었다. 3개사로 나누어져 있던 용역업체를 1개로 재선정하는 안이 검토되자 기존 용역업체들이 거부의사를 드러내며 반발했다. 때문에 지난 8일 타결에 임박했던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고 용역업체를 배제한 채 노조와 학교 측이 직접 협상을 벌이며 사태는 정리됐다. 

농성 벌여오던 학교비정규직노조·비정교직교수노조도 합의안 도출

천막농성을 벌여오던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부산지부는 지난 3일 부산시교육청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가기도 했다. 노조는 교육청과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 등을 놓고 갈등을 빚다 협의가 거듭 빗나가자 수위를 높여 이 같이 농성을 결정했다. 부산교육청은 이들이 단식농성에 들어가자 진전된 협상안을 내놓으며 교섭에 응했다.
 천막농성을 벌여오던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부산지부는 지난 3일 부산시교육청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가기도 했다. 노조는 교육청과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 등을 놓고 갈등을 빚다 협의가 거듭 빗나가자 수위를 높여 이 같이 농성을 결정했다. 부산교육청은 이들이 단식농성에 들어가자 진전된 협상안을 내놓으며 교섭에 응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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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학교 측은 주5일 근로와 근로시간 단축, 오는 3월 신규 업체 선정 시에도 합의내용 반영 및 고용승계를 책임지기로 했다. 학교 측은 파업기간이었던 지난해 12월과 올 1월의 임금도 전액 지급하기로 했고 타결 격려금을 1인당 20만 원씩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일반노조 측은 "함께한 지역동지들과 일반노조 조합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노조는 새로운 용역업자 선정과정과 이에 따른 교섭에서 완전한 마무리가 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여오던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부산지부도 10일 농성을 풀었다. 그동안 교육청과 노조는 무기계약직 전환 등을 포함한 처우개선을 두고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 4일에는 교육청과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가 교육청 로비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렇게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자 교육청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결국 교육청이 무기계약직 전환 등의 요구를 담은 공문을 일선 학교에 발송하기로 하면서 노조도 파업을 철회했다.

대학교 시간강사 등으로 구성된 학교비정규직교수노동조합 부산대분회도 8일 부산대와의 단체협상에서 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안은 교양강좌 폐강 기준 완화, 단독 강좌개설권 획득, 논문 관련 비용 및 강의료 인상, 세미나실 마련, 분회사무실 이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계기로 학교 내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여전히 부산 지역에는 풍산마이크로텍과 한진중공업 등의 장기농성 사업장이 남아있다. 두 사업장은 각각 400일과 200일 넘게 투쟁을 벌여오고 있다.


태그:#비정규직,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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