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권을 얻었으면, 그걸 외지사람에게 팔아넘기면 안 되죠..."'화천 산천어축제 공식 먹거리 장터'에 들어서자 어느 상인이 볼멘소리를 한다.
입점권을 따냈다, 그런데 맨 끝자리... 화천 산천어축제장 입구에는 '축제 공식 먹거리 장터'라는 곳이 있다. 지역음식점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곳에 입점만 하면 그야말로 대박은 아니어도 상당한 수익은 보장 받는다. 그렇다보니 입점을 위한 경쟁 또한 치열하다.
150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는 산천어축제장의 입점. 당연히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보인다. 화천에 있는 음식점수가 수백 개에 이르니 맞는 표현이겠다.
이곳 입점기준은 두 가지로 나뉜다. 축제 전 음식 콘테스트에서 입상한 업소나 제비뽑기를 통해 입점권을 획득한 업소이다.
또 입점권을 획득한 업소에 대해 한 번 더 제비뽑기를 한다. 위치를 결정하기 위한 뽑기이다. 입점권을 획득한 상인들 모두는 출입구 쪽이 뽑히기를 원한다. 왜냐면 관광객들이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곳이 첫 번째부터 중간까지의 위치이기 때문이다.
맨 끝을 뽑은 업소주인은 울상이다. 다른 집들은 손님이 넘치는데, 늘 한산하다가 앞에 위치한 음식점에 자리가 없을 때 관광객들이 마지못해 그곳으로 오기 때문이다.
올해 입점업소는 12개. 업주들은 조그만 산골마을 사람들이라 서로 아는 사이다. 그런데 어느 집은 분명히 간판은 지역의 업소인데 주인은 모르는 사람인 거다. 확인이 필요했다.
상도덕이란 것도 있는 겁니다
"이럴 수도 있단 말입니까!"입주 상인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입점권을 획득한 2개소에서 입점권을 획득한 후 그것을 고가로 외지상인에게 팔아넘기고, 본인의 가게에서 평상시와 같이 영업을 하고 있는 거다.
입점권을 산 외지상인들은 지불한 금액을 생각해 소위 전문 삐끼까지 동원해 호객행위를 하는 등 상거래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바가지요금 이야기도 등장한다. 다음해에 또 화천에 올 일이 없기 때문이다.
"우린 서로 호객행위 하지 말고 오시는 손님만 친절하게 맞이하기로 했어요. 근데 저게 뭡니까! 저 사람들로 인해 지역 이미지만 망가뜨리는 거 아닌 가요"이건 상도덕 상 도대체 말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관광객들도 있는데 싸울 수도 없고..." 입점업소의 어느 상인은 하소연에 가까운 소리를 한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어떤 조치가 필요할 것 같았다. 나라축제 조직위원회(본부장 장석범) 관계자의 대답을 들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날 줄 사실 몰랐습니다. 지역상인들 모두 선량하고 양심적이라 믿은 게 실수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실 여부를 확인했는데, 친척이 못 살기 때문에 입점권을 공짜로 넘긴 거라는 등 변명을 하는데 물증을 확보하는 대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계획입니다. 또한 그 확인되는 대로 업소명을 공개하고, 내년부터는 업주가 직접 나서지 않는 업소에 대해서는 입점권을 주지 않을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