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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회 대표실에서 새로 선임된 비대위원들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하기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박홍근-문병호-설훈 비대위원, 문희상 비대위원장, 박기춘 원내대표, 김동철-이용득-배재정-오중기 비대위원.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회 대표실에서 새로 선임된 비대위원들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하기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박홍근-문병호-설훈 비대위원, 문희상 비대위원장, 박기춘 원내대표, 김동철-이용득-배재정-오중기 비대위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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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13일 오후 3시 23분] 

"우리는 박근혜식 비상대권위원회가 아니다. 정치평론가 얘기를 들어보니깐 몽땅 바꾸라고 하시던데 그렇게 할 수 없다. 우리는 비상대책위원회로서 혁신할 것이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혁신비대위'를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민주당은 이날 대선 패배 25일 만에 차기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비상대책위원 인선을 발표했다. 문 위원장은 비대위원에 설훈·김동철·문병호·박홍근·배재정 의원 등 원내 인사 5인과 이용득 전 최고위원, 오중기 경북도당위원장 등 원외 인사 2인을 비대위원으로 인선했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외부인사 영입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를 거쳐 추가 선임키로 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문 위원장은 "우리를 혁신비대위라 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공통 관심은 민주당의 혁신이고, 여기 계신 분들은 특히 강하게 혁신을 주장했던 분들"이라고 말했다. '관리형 비대위'를 넘어 차기 지도부가 추진할 혁신의 틀거리를 마련하겠다는 포부였다.

다만 현 비대위의 한계도 솔직하게 밝혔다. 문 위원장은 이를 "박근혜식 비상대권위원회가 아니다"는 말로 정리했다. 박근혜 당선인이 지난해 4월 총선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사실상 전권을 위임받아 당명과 정강·정책 등을 손봤던 것과 현 민주당 비대위의 상황이 똑같지 않단 얘기다. 그는 "(비대위는) 혁신의 틀을 만들고, 방향을 제시하고, 평가를 엄혹하게 하고, 우리는 발동만 걸 뿐"이라며 "도깨비 방망이도, 알라딘의 램프도 아니고, 기적을 만드는 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 위원장은 "(비대위는) 몸을 낮춰서 국민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죽기살기의 각오가 돼 있는 진정성"이라며 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강조했다.

문희상 "우린 '비상대권위원회'는 아니다... '비상대책위원회'로서 혁신할 것"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새로 선임된 비대위원들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하기 위해 박기춘 원내대표와 함께 국회 대표실에 들어서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새로 선임된 비대위원들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하기 위해 박기춘 원내대표와 함께 국회 대표실에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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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원 인선 원칙으로는 혁신성과 균형감, 지역과 세대 등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호 수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비대위원 인선 과정에서) 무엇보다 당내에서 가장 쇄신의지가 강한 분을 우선으로 검토했으며, 이 분들 중 균형적 시각을 갖춘 인사로서, 출신지역과 세대가 치우치지 않도록 고루 안배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설훈(부천 원미을)·문병호(인천 부평갑)·박홍근(서울 중랑을) 비대위원은 수도권, 김동철(광주 광산갑) 의원은 광주가 지역구이고, 배재정(비례대표) 의원은 부산 출신이다. 경북도당위원장인 오중기 비대위원은 4월 총선 당시 포항 북구에서 출마한 바 있다.

정 대변인은 세대별로는 설훈 위원을 수도권 50~60대 목소리를 대변할 인사로, 전 KYC 공동대표와 당 전국청년위원장을 지낸 박홍근 위원은 20~30대 목소리를 대변할 인사로 꼽았다. 이용득 위원은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노동계 목소리를 대변할 것으로 보인다.

문 위원장은 "지역과 계파를 떠나 혁신을 위해 희생을 각오하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또 "혁신성과 극단적이지 않고 치우치지 않은 균형감각"이라며 "대선평가와 전대준비에 공정성을 기하고 선당후사·환골탈태의 각오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당을 위해 헌신한 분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무엇보다 대선패배에 대한 반성과 그에 따른 혁신을 거듭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대선 패배의 원인과 전략상 실수를 철저히 분석, 다시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 100년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수권정당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 뜻을 받들어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 수준으로 당 혁신을 실현하겠다"며 "오늘부터 비대위는 하루를 한달 삼아 열심히 뛰겠다, 더 깊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 가장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철 비대위원 "민주당은 현실에 발을 딛고 조화를 추구해야"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회 대표실에서 새로 선임된 비대위원들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하기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왼쪽부터 박홍근-문병호-설훈 비대위원, 문희상 비대위원장, 박기춘 원내대표, 김동철-이용득-배재정-오중기 비대위원.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회 대표실에서 새로 선임된 비대위원들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하기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왼쪽부터 박홍근-문병호-설훈 비대위원, 문희상 비대위원장, 박기춘 원내대표, 김동철-이용득-배재정-오중기 비대위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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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비대위원들도 입을 모아 당 혁신에 복무하겠다고 밝혔다. 설훈 비대위원은 "새롭게 태어나는 민주당이 되어야 한다"며 "이번 대선에서 패배 평가를 처절하게 해서 다시는 이런 패배가 없도록 기초를 다지는 일을 비대위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병호 비대위원 역시 "비대위의 중심적인 일은 대선의 엄중한 평가라고 생각한다"며 "당을 재창당 한다는 각오를 가지고 근본적인 면부터 다시 살펴보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는 정당시스템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동철 비대위원은 "민주당은 운동권이나 시민사회단체가 아니다"면서 "운동권·시민사회단체는 이상과 진실을 추구하지만, 민주당은 현실에 발을 딛고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은 극단적이고 무리한 주장으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주고 불안을 주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 현실을 직시하면서 한 가지 정책목표만을 위한 극단적 주장이 아니라 다양한 정책을 통한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며 "원칙을 타협하는 것은 야합이지만 타협의 원칙을 견지하는 게 민주주의다, 그랬을 때 민주당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용득 비대위원은 "민주당은 많이 부족하고 잘못했다, 총선에서 실패했음에도 실패한지 모르고, 대선과정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음에도 마치 이긴 것처럼 행동했다"며 "민주당의 과거 민주화 세력들도 이미 기득권측 권위주의에 빠져 있다고 50대가 등을 돌린 것"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또 "앞으로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은 중도층이 중심이 돼야 한다"며 "다수의 노동자, 서민, 대중을 눈높이에 두는 그런 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우선 대선평가위원회·정치혁신위원회·전당대회준비위원회 등 3개 위원회를 가동할 예정이다. 이 중 대선평가위원회에 외부인사를 영입해 평가의 객관성을 담보하겠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앞서 영입 과정에서 일부 인사들이 고사하고 나서 비대위 인선 완료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문 위원장은 차기 전당대회와 관련, 쟁점사안이 된 차기 지도부의 임기 문제에 대해서는 잔여임기로 할지, 2년 임기로 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비대위가 본격 출범하면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취지였다.

"현 비대위가 당내 계파 갈등 구도가 여전한 가운데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는 지적에 대해서 "다윗이 골리앗을 기운으로 이겼는가"라며 "마음을 비운 자들이 진짜 힘이 있는 자들이다, 앞으로 나서고 지도자를 한다고 힘이 센 게 아니다"고 말했다.

여전히 안갯속인 '문재인 역할론'

문재인 전 대선후보의 역할에 대해서는 "(문 전 후보가) 당장 직책을 맡는 문제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하며,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문 전 후보가 응할지는 미지수"라며 "시간을 두고 간곡히 원한다면 그 분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문재인 전 후보 '힐링버스'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잘못된 보도라고 반박했다. 앞서 <문화일보>는 지난 10일 "문 위원장이 <문화일보>와 한 전화통화에서 '문재인 전 후보가 '힐링버스'를 타고 전국을 누비며 사람들을 만나며 (대선 패배에 대해) 사과하고 다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문재인 역할론'에 대해 시기상조 논란이 불거졌다.

문 위원장은 이에 대해 "진실을 왜곡하면 안된다, 그 분이 당장 나와서 해달라고 종용했다는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비대위원들은 당의 지도부를 맡은 이상 나서서 할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 책임이 있는 분들에게도 참여해달라고 요청할 것이고 요청한 적도 있지만, 그건 그 분들의 판단이 결부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확실한 것은 문재인 개인의 중요성이 아니라 문재인과 안철수로 상징되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농축돼 있다"며 "그 긍정적 에너지를 민주당의 앞날에 배제하는 것이 아쉽다, 이를 이용해야 한다, 아마 1~2년 안에 그런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비대위는 오는 14일 오전 동작동 국립 현충원을 참배하면서 첫 일정을 시작한다. 현충원 참배와 1차 비대위 회의 뒤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을 예방하고 4·19 민주묘지도 참배할 예정이다. 오는 15일에는 국립 5·18 묘역 참배와 광주 양동시장, 담양 마을회관 등 광주전남 지역을 방문하고 16일에는 김해 봉하마을과 부산 민주공원 참배를 비롯하여 부산경남 지역의 민생 현장을 다닐 예정이다.


태그:#문희상,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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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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