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내 마련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열린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장애인 권리 보장을 요구하며 박근혜 당선인에게 쓴 편지가 붙여져 있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내 마련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열린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장애인 권리 보장을 요구하며 박근혜 당선인에게 쓴 편지가 붙여져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회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내 마련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해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회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내 마련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해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제가 지금 60살인데 장애인으로 산 지 58년째가 지났어도 변한 게 별로 없습니다. 집 밖으로 나오면 어떻게 다녀야 할지 항상 겁부터 납니다. 장애인인 것이 죄입니까?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합니까?"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하는 박명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의 목소리가 떨렸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 전국 각지에서 온 장애인 50여 명이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주장했다. 이들은 "어제(16일)도 의정부시에 살던 지체장애인 한 명이 혼자서 죽은 채로 발견됐다"며 "박근혜 정부는 더 이상 같은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장애등급제 폐지'와 '중증장애인 활동지원 24시간 보장' 공약을 실천하라"고 촉구했다.

장애등급제는 신체장애에 따라 등급을 매긴 뒤 복지 혜택을 주는 제도다. 하지만 장애인들의 사회적 환경이나 소득을 고려하지 않아 행정 편의적 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부양의무자(혈족 또는 배우자)가 돈을 벌면 기초생활수급을 받을 수 없는 부양의무제도의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 때문에 빈곤율이 높은 장애인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경상남도 거제시에서 부양의무 기준으로 기초수급에 탈락한 70대 할머니가 음독자살하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이후 10월 26일에는 뇌병변장애인 고 김주영씨가 활동보조인이 퇴근한 시간에 발생한 화재로 불을 피하지 못해 질식사했다.

김정하 장애등급제 및 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 집행위원은 "박근혜 정부는 보여주기 식으로 공약을 내놓았을 뿐 아직까지 구체적인 시행방법이나 사항은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국민 행복 시대를 열겠다"며 '장애인 활동보조 지원제 확대(현행 최대 6시간→24시간)와 '장애등급제 개선'을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공약은 나오지 않았다.

진행을 맡은 남병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도 "박근혜 당선인이 약속한 '장애등급제 개선'은 등급 폐지가 아니라 오히려 등급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 비판하며 "구시대적인 행정 편의 제도를 없애지 않는데 어떻게 장애인 복지가 나아지겠느냐"며 장애등급제 완전 폐지를 주장했다.

이들은 인수위 정문 앞에서 100여 명의 전경에게 둘러싸인 채 박근혜 당선인에게 쓴 엽서를 읽은 뒤 장구 등 준비한 북을 치며 함께 노래를 불렀다. 3시경부터 한 시간 반 동안 집회를 연 장애인들은 이후 광화문 농성장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회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내 마련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문고를 두드리며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 장애인단체, "박근혜 당선인에게 할말 있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회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내 마련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문고를 두드리며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회원들이 인수위원회 앞에서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회원들이 인수위원회 앞에서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유성애 기자는 <오마이뉴스> 17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장애인,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폐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