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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이하 비정규직지회)와 한국지엠이 해고자 복직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는 가운데,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이하 한국지엠지부)가 지난해 개최한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비정규직 지회를 지부에 편입하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한국지엠지부는 지난해 11월 26일 34차 정기대의원대회를 열어 지엠의 군산공장 신형 크루즈 생산 중단 결정과 한국지엠의 사무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자 모집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또한 이날 대의원대회에서는 오토 미션을 생산하는 보령 지회와 비정규직 지회를 한국지엠 지부에 편입하는 안건이 발의돼 논의됐다. 이는 전국금속노조의 '1사 1노조' 방침에 관련한 것이다. '1사1 노조' 방침에 따라 앞서 사무지회가 한국지엠지부에 편입돼 임금·단체협약 투쟁을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현재 노사가 사무직 임금체계개선위원회를 구성해 사무직의 차별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는 사무직과 비정규직이 전국금속노조 기아차지부에 편입돼 함께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대의원대회에서 무기명 비밀 투표를 진행한 결과, 보령지회와 비정규직지회의 지부 편입은 무산됐다. 투표한 대의원 162명 중 찬성은 72명에 그쳤다.

이 때문에 한국지엠 하청업체에서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 복직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만약 비정규직지회가 한국지엠지부로 편입됐다면 이들의 복직문제는 노사 간 대화로 좀 더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비정규직지회 소속 해고 노동자들은 2010년 12월 1일부터 혹한에도 64일 동안 한국지엠 부평공장 정문 앞 아치 위와 거리에서 복직과 한국지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농성했다. 시민사회 등의 지지와 연대에 힘입어 비정규직지회와 한국지엠 협력업체들은 2011년 2월 2일 해고자 복직 등에 합의했다. 이 합의에 따르면, 해고 노동자 중 9명이 올 1월 말까지 먼저 복직하고, 징계 해고자 6명은 올 7월 말까지 복직한다.

하지만 복직할 9명 중 4명이 해고된 사업장인 아닌 인천 청라 케이디(KD·조립) 공장으로 복직하는 것으로 논의되고 있어, 비정규직지회가 반발하고 있다. 비정규직지회는 복직자들을 분산 배치해 노조 활동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1사 1노조로 통합됐다면, 복직문제는 쉽게 풀렸을 것이다. 또한 현장 활동에서도 많은 힘을 얻었을 텐데 안타깝다"며 "만약 KD로 4명이 가고, 부평공장에 5명이 복직하면, 노무 담당은 쉽게 감독할 수 있게 되고, 조직률이 낮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합 가입도 어렵게 된다"고 걱정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지엠지부 관계자는 "지부에서는 부평공장으로 복직을 위해 노력 중이고 해결 방도를 모색 중"이라며 "올해는 1사 1노조로 통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논의 없는 분리 복직은 조합원 분리해 통제하겠다는 의도"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는 지난 17일 한국지엠 부평공장 정문에서 부평공장으로 복직을 주장했다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는 지난 17일 한국지엠 부평공장 정문에서 부평공장으로 복직을 주장했다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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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비정규직지회와 금속노조 인천지부, 한국지엠지부 간부 50여 명은 17일 한국지엠 부평공장 정문에서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부평공장 복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부평공장에서 해고된 만큼 부평공장으로 복직하는 것이 합의정신에 맞다, 해고자들의 경우 수년 동안 부평공장에서 일하다가 노조 활동을 한다는 이유 등으로 해고됐다"며 "제대로 된 논의도 없는 분리 복직은 조합원을 분리해 통제하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채규전 금속노조 인천지부장은 "정규직도 아닌 비정규직 노동자의 복직을 한국지엠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KD로 분리 복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진보정의당 정수영 시의원도 "2년 전 혹한에도 해고 노동자들이 농성하고 단식해 인천지역 시민사회뿐 아니라 시의회도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며 "복직 합의는 해고 노동자뿐 아니라 인천시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이들을 원직으로 복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종 한국지엠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노동자는 하나이기 때문에 끝까지 지부에서 함께 하겠다"고 했다.

비정규직지회와 한국지엠지부는 1월 23일 지역 노동계 등과 연대해 '일방적 복직 방안 철회와 부평공장으로 복직 이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국지엠,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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