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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부터 22일 오전까지 강원 산간에는 40cm가 넘는 폭설이 내렸다.
 21일부터 22일 오전까지 강원 산간에는 40cm가 넘는 폭설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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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은 추위도 추위려니와 눈도 잦다. 기상청 관측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월 서울에 눈이 내린 날은 총 10일이었다. 3일에 한 번꼴로 눈이 내린 셈. 광주는 11일, 춘천은 8일을 기록했다. 최근 10년 우리나라의 12월 적설일 수 평균이 6.9일인 것을 감안하면 올겨울 눈이 유난히 잦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리는 눈의 양은 일반적으로 강수량처럼 정확하게 측정하기가 곤란하다. 내리는 대로 녹거나 쌓이면서 부피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때문에 내린 눈을 측정할 때는 적설량(積雪量), 즉 얼마나 많은 눈이 쌓였는지 높이를 잰다. 한편 눈·싸락눈·우박 등과 같은 고체성 강수는 내린 눈을 녹인 물의 양으로 측정하며 그것을 '강설량(降雪量)'이라고도 표현한다. 즉, '강우량(降雨量)'은 비의 양, '적설량'은 쌓인 눈의 양, '강수량(降水量)'은 비나 눈 등 하늘에서 내린 물의 양 모두를 가리킬 때 쓰는 용어다.

이처럼 강설량은 눈을 녹인 물로 측정된다. 꼭 그렇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적설 1cm의 강설량은 그 10분의 1인 1mm로 계산된다. 반면 적설량은 강설량과 달리 내린 눈의 깊이를 직접 관측하는 것으로 기상청에서는 눈을 관측할 때 적설량을 활용하고 있다. 적설량은 눈의 깊이를 재기 때문에 강수량(mm)과 달리 cm 단위를 쓴다.

또한 현재 기상청은 강우량과 강설량을 합쳐 말할 때 통상 강수량이란 말을 사용한다. 따라서 울릉도의 연 강수량이 1500mm라고 할 경우 여름철에는 강우량을, 겨울철에는 강설량을 관측해 합친 값을 의미한다.

대기 중 얼음입자 낙하 → 지표 부근 기온 영하권 → 눈

눈이란 대기 중의 구름으로부터 생성돼 지상으로 떨어져 내리는 얼음 결정을 말한다. 눈이 오는 도중에 기온이 높아져 녹으면 물방울로 바뀌어 비로 내리기도 한다.

구름은 상승기류에 의해 계속 공급되는 수증기 때문에 떠있는 것처럼 보인다. 강한 상승기류를 타고 수증기가 높이 올라가게 되면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 구름 속의 수증기는 과냉각 물방울(0℃ 이하의 온도에서도 얼지 않고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물방울)이 된다. 여기서 기온이 더 내려가면 과냉각 물방울이 얼기 시작해 작은 얼음 입자(빙정·氷晶)가 된다. 이후 얼음 입자는 주위의 수증기를 흡수(승화·昇華)해 일정한 크기 이상 커지고 무거워진다. 점점 무거워진 입자가 상승기류를 이기게 되면 아래로 떨어진다. 바로 이때 지표면의 기온이 영하권일 경우 눈(snow)의 형태가 돼 내리게 된다.

한편 눈은 영하의 온도에서 만들어지지만 온도가 너무 떨어지면 오히려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기 중에 포함돼 있는 수증기의 양이 추위로 인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눈의 결정은 판모양·각기둥모양·바늘모양·불규칙한 모양 등 여러 가지 형태를 나타나며 대개 육각형으로 크기는 2mm 정도다. 눈 결정이 여러 개 합쳐지면 눈송이가 만들어진다. 이게 바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눈이다. 보통 눈은 크기가 1cm 정도 된다. 하지만 대기 중에 낙하하면서 수천 개의 결정이 서로 엉겨 붙어 수 cm의 눈송이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얼음 결정인 눈은 그 형태가 무척 다양하며 형태별로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가루눈과 싸라기눈, 이런 차이 있다

싸라기눈
 싸라기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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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루눈(powder snow) : 잘 뭉쳐지지 않는 건조한 가루 모양의 눈을 말한다. 함박눈에 비해 미세한 얼음 결정이며 대체로 기온이 낮을 때 내린다.

▲ 싸라기눈(snow pellets and ice pellets) 혹은 싸락눈(graupel) : 불안정한 대기층에서 내리는 눈으로 백색의 불투명한 얼음 알갱이 형태를 하고 있다. 싸락눈(graupel)이라고도 한다. 얼음 알갱이는 지름 약 2~5mm의 둥근 모양 또는 원뿔 모양으로 부서지기 쉽다. 단단한 지표면에 떨어지면 튀어 올라 쪼개지는 경우도 있다. 싸라기눈은 눈의 결정에 미세한 얼음 알갱이가 붙어서 생긴 것이다. 따라서 원래의 결정형을 찾아내긴 힘들다. 싸라기눈이 대기 중으로 낙하하는 사이 표면이 녹아서 다시 얼거나 0℃ 이하인 과냉각 물방울과 충돌해 얼음층에 둘러싸이게 되면 작은 우박(snow hail)이 만들어진다.

▲ 함박눈(snow flake) : 함박눈은 작은 눈들이 서로 엉겨 붙어 커다란 눈송이가 돼 내리는 것을 가리킨다. 극히 드문 일이지만 지름이 10cm 정도 되는 커다란 눈송이가 내리기도 한다. 기온이 그리 낮지 않은 포근한 날, 비교적 따뜻한 지역에서 자주 내린다. 통상 기온이 -5℃ 이상으로 유지돼야 하기 때문인데 만약 기온이 -5℃보다 낮은 추운 날에는 엉김 현상이 덜 일어나 가루눈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함박눈은 습기가 많은 습설 중 하나로 눈 결정 모양은 대개 육각형이다.

▲ 진눈깨비(sleet) : 눈과 비가 섞여서 내리는 현상이다. 진눈깨비는 눈이 내릴 때 지면 부근의 기온이 0℃ 이상으로 지면 가까이에서 눈의 일부가 녹기 때문에 나타난다.

습설과 건설, 어느 게 더 무거울까

한편 눈은 습기를 포함한 정도에 따라 '습설(濕雪)'과 '건설(乾雪)'로 구분한다. 습설은 대개 -1~1℃ 사이일 때 나타난다. '함박눈'과 '날린눈'이 대표적으로 여기에 속한다. 반면 건설은 건조한 대기 상태에서 -10℃ 아래로 떨어질 때 나타난다. 가루 형태로 잘 뭉쳐지지 않으며 '싸락눈'과 '가루눈'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눈송이 하나는 작고 매우 가벼워 무게를 느낄 수 없다. 하지만 눈이 계속 쌓이게 되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무거워진다. 폭설로 비닐하우스가 붕괴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습설은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기 때문에 건설에 비해 중량이 무겁다. 따라서 습설이 내릴 때는 다른 때보다 더욱 주의해야 한다.

최근 강원 산간과 동해안에 내린 눈은 '습설'이다.
 최근 강원 산간과 동해안에 내린 눈은 '습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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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정연화 기자(lotusflower@onkweather.com)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날씨 뉴스 전문 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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