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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도의회 통합진보당 안주용 의원(오른쪽)이 23일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박준영 전남도지사에게 물을 끼얹고 있다.
 전남도의회 통합진보당 안주용 의원(오른쪽)이 23일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박준영 전남도지사에게 물을 끼얹고 있다.
ⓒ 전남도의회 진보의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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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에서의 호남 몰표는 무겁지 못하고 충동적"이라고 발언해 반발을 샀던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23일 전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 통합진보당 안주용 의원에게 물세례를 받았다. 전남도는 "불법 폭력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고, 전남도의회는 도지사에게 물을 뿌린 안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키로 했다.

23일 오전 11시 20분께, 안 의원이 도정보고를 하고 있던 박 지사에게 종이컵에 든 물을 뿌렸다. "3선의 도정 책임자가 '호남 표심은 충동적'이라는 등 도민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고도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안 의원은 물을 뿌리기 전 박 지사의 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내겠다며 의사진행 발언과 5분 발언을 요구했지만 김재무(민주통합당) 의장에게 모두 거부당했다. 전남도의회는 박준영 지사가 속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안 의원은 통합진보당과 농민회 출신 등 의원으로 꾸린 교섭단체 '진보의정' 소속이다.

안 의원에 앞서 진보의정 소속 최경석(무소속), 이정민 의원(통합진보)이 "호남 여론 폄훼 발언에 대한 도민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했지만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진보의정 소속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과 5분 발언이 모두 거부된 뒤 박 지사가 도정보고를 시작했다. 발언을 거부당한 안 의원이 본회의장 밖으로 나가려다 정수기에서 목을 축인 후 생수컵에 든 물을 박 지사에게 뿌리며 "도민을 무시한 발언에 대해 책임 있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갑작스런 물세례를 받은 박 지사는 얼굴 등에 묻은 물을 닦아낸 뒤 다시 도정보고 원고를 했다. 박 지사의 도정보고가 끝나자 김재무 의장은 "불미스런 폭력사건이 발생했다"며 안 의원의 본회의장 출입을 통제했다.

안 의원이 박 지사에게 물을 뿌리는 일이 발생하자 전남도는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대화와 토론의 심장부인 의사당에서 일어난 불법 폭력을 용납할 수 없다"며 고 "도민의 대표인 도지사에게 폭력을 행사한 점에 대해 도민 앞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재선의 한 도의원은 "의회 내 폭력을 결코 좌시해선 안된다"며 안 의원에 대한 조치를 촉구하며 사임서를 냈고, 전남도의회는 도지사에게 물을 뿌린 안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키로 했다.

도지사에게 물을 뿌린 안 의원은 "(박준영 지사에 대한 사과여부는) 추후에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하지만 안 의원은 "도의회의 운영 절차와 과정이 있음에도 충동적으로 행동한 것에 대해서는 도의회와 의원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이 속한 교섭단체인 전남도의회 진보의정은 "유감스런 사태가 발생했다"면서도 "사태의 본질과 원인보다 행위가 부각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즉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도지사의 문제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진보의정 소속 도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과 5분발언 등을 원천봉쇄한 민주당 의회권력의 횡포가 사태 발생의 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도지사의 적절치 못한 발언과 소수 정당 도의원의 발언기회마저 봉쇄하며 같은 당 소속 도지사를 감싸는 의회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비민주적 의사진행. 그리고 도의원이 본회의장에서 도지사에게 물을 뿌리는 사태까지 지켜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박준영#통합진보당#전남도의회#호남#전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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