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씩 작은 정성이 쌓이고 쌓여 지난 한 해 약 1000만원에 가까운 돈이 모였다. 이 돈은 사천 관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이웃과 풀뿌리단체 등에 지원돼 지역사회 나눔의 의미를 더했다. 사천서 2009년부터 시작된 '참고마운가게' 이야기다.
'참고마운가게'는 물건을 구입한 고객들이 계산을 할 때 가게에서 100원을 할인해 주면 손님이 직접 계산대에 설치된 저금통에 그 100원을 넣도록 해 기부와 나눔을 직접 실천하는 가게를 말한다.
사천네트워크는 지난 2009년 7월 30일 사천읍에 위치한 사천농협 하나로 마트(1호점)을 시작으로 '참고마운가게'사업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12월말을 기준으로 122호점까지 늘었다. 음식점, 슈퍼마켓, 미용실, 옷가게, 약국, 서점, 제과점, 중소기업, 학원 등 지역중소상공인들이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다. 2009년 사천읍을 중심으로 시작된 나눔의 물결은 3년 사이 동지역까지 퍼졌다.
사천네트워크는 지난해 총 983만3351원을 모금, 관내 저소득층, 차상위계층, 사회복지시설 등을 지원했다. 사천네트워크는 영유아, 아동청소년, 중장년, 노인, 여성, 장애인 6개 분과 50개 사회복지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협의체로, 다양한 지역 내 사회복지 연계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네트워크는 매분기 나눔위원회를 열어, 지원대상을 선정한다. 나눔위원회에는 참여업체 대표 2명과 관계공무원 1명, 사천네트워크 직원 2명 등 모두 5명이 참여하고 있다.
4분기 지원된 금액은 부모의 이혼으로 사실상 홀로 살고 있는 10대 소녀의 생활비, 암투병 중인 30대 여성가장의 병원비, 장기간 당뇨를 앓아 실명상태에 있는 40대 남성의 간병비, 장애 청소년의 의료비 등으로 다양하게 쓰였다. 지역아동센터 연합회에는 소외계층 아동들을 위한 문화예술사업비 일부를 전달했다. 2012년 1분기에는 단체 2곳과 개인 7명, 2분기에는 개인 9명, 3분기에는 단체 1곳과 개인 8명을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1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복지·봉사단체, 사천시와 연계해 복지사각계층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다. 하지만 나눔의 주체인 지역 중소상공인들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불황으로 참여를 접는 업체도 늘어났다. 지난 1년 동안 참고마운 가게 신규 참가업체는 20여 곳이 늘어난 반면, 폐업으로 참여를 중단한 곳은 30여 곳. 대부분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폐업이 집중돼 침체 상태에 있는 지역경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사천네트워크 김기석 사무국장은 "경기한파 속에서도 지역 중소상공인들의 작은 정성이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참여 업체가 늘어 나눔과 기부 문화가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고마운가게'에 참여하기 위한 특별한 조건은 없다. 자영업자, 중소기업, 병원, 학원 등 가게를 운영하는 업체면 어느 곳이나 참여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사천(www.news4000.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