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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보험정보원 설립,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도중 전국사무금융노조연맹 조합원들이 보험정보원 설립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손보협회, 생보협회 등에 흩어진 민간보험 정보를 보험개발원에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을 빚고 있다.
 29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보험정보원 설립,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도중 전국사무금융노조연맹 조합원들이 보험정보원 설립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손보협회, 생보협회 등에 흩어진 민간보험 정보를 보험개발원에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해 논란을 빚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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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도 무서운데 보험정보원까지 만들면 영세한 정비업체는 다 죽으란 얘기냐."

'보험정보원(가칭)' 설립을 추진해온 금융위원회가 시민사회단체와 보험업계, 의료계는 물론 자동차정비업계에게까지 '뭇매'를 맞았다. 각 보험협회에 흩어진 민간의료보험 관련 정보를 한 데 모으는 것도 모자라 국민건강보험 정보까지 공유하는 '보험판 빅브라더' 탄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민간보험정보 통합, 공보험 정보 공유? '보험판 빅브라더' 우려

29일 오후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민병두 민주통합당 의원과 이학영 의원 주최로 열린 보험정보원 설립 관련 토론회는 말 그대로 '금융위 성토장'이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최병천 민병두 의원 정책보좌관은 지난 23일 폭로한 금융위 내부 문건 전문을 공개하고, 금융위가 법 개정 절차까지 무시한 채 보험정보원 설립을 추진해왔다고 거듭 지적했다(관련기사: 금융위, 국회 무시하고 '보험판 빅브라더' 강행?).

지난해 12월 26일 금융위에서 작성한 '보험정보 집중체계 개선방향'이란 제목의 문건에는 '실효성 있는 보험계약·보험금 지급심사와 보험사기 방지'를 위해 현재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보험개발원 등에 흩어진 민간보험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보험정보원이 필요하다며 구체적 추진 일정까지 담고 있다. 특히 공-사보험 정보 공유를 위해 보험정보원에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을 상대로 한 실손의료보험 심사위탁업무를 모두 대행하도록 해 '민간 심평원'이란 우려를 낳았다.

이에 이병래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보험정보 집중체계 개선 방안을 실무적으로 검토하면서 (보험정보원을 통한) 통합 관리에 중점을 두고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해당 문건은 실무 검토안을 금융위원들 비공식 간담회에서 논의한 자료일 뿐 위원장까지 협의, 보고돼 방향으로 결정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이 국장은 "보험정보 관리 관련 어떤 형태든 보험정보원과 같은 별도 기구 설립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면서 "앞으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거쳐 방향을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는 물론 보험업계-의료계-자동차정비업계까지 '반대'

 금융위원회에서 추진하는 보험정보원 설립 관련 토론회가 29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다.
 금융위원회에서 추진하는 보험정보원 설립 관련 토론회가 29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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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국장은 토론회 도중 자리를 떴지만 금융위 성토는 계속 이어졌다.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운동'을 펼쳐온 시민사회단체와 사회보험노조에선 보험정보원을 공보험 체계를 흔드는 의료 민영화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종명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건강보험하나로팀장은 "비급여는 원래 건강보험이 담당해야 하나 재정 여건 부족으로 한시적으로 급여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라면서 "비급여에 대한 통제를 실손의료보험이 담당하도록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건강보험 민영화로 가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간기관이 보험정보원을 통해 공공기관인 심평원이 확보한 국민 개인 건강 및 질병정보가 유출될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의료계나 자동차정비업계에선 보험금 집행을 감시하는 조직이 하나 더 생긴다는 점에서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박상근 대한병원협회 부회장 역시 "비급여 항목으 진료비와 비용을 심사하고 삭감하는 것은 진료를 위축시키고 가입자 선택권을 저해할 것"이라면서 "국민건강 보장을 위한 부족한 부분 역할을 하는 민영보험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보험협회를 통해 자신들이 직접 관리해온 보험 정보를 내놓을 처지에 놓인 민간보험업계에서도 보험정보원 설립을 꺼리긴 마찬가지다.

장기보험 보험지급 업무를 담당한다고 밝힌 한 방청객은 "연간 보험금 청구 건수가 2000만 건에 이르는데 그 절차가 너무 복잡하다"면서 "보험금을 쉽게 청구하고 빨리 받을 수 있게 하는 게 보험정보원 설립보다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미숙 보험소비자협회 회장 역시 "보험사기 방지를 위해 보험정보원을 만든다고 하는데 지난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보험사 상대 가입자 민원 역시 20여 만 건"이라면서 "금융위가 가입자 민원은 방치하고 보험사들 위해 보험 사기 방지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보험정보원#금융위#민병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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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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