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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의 자랑의 아니라 수치'라는 지적을 받는 이은상(호 노산, 1903~1982) 시비가 세워지자마자 철거 시비에 휘말렸다. 봉사단체가 마산역 광장에 이은상의 <가고파> 시비를 세웠는데, 시민단체들은 즉각 철거를 요구했다.

시비 제막식은 시비가 페인트로 훼손된 채 진행되었다. 제막식이 열리기 전인 6일 오전 누군가 비시 뒷면에 파란색 페인트로 훼손했는데, 주최측은 물로 씻어내는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비 뒷면과 바닥에는 페인트 흔적이 남아 있었다.

'국제로타리3720지구'가 6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을 열기 직전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와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등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은상은 마산의 자랑이 아니라 수치다. 시비 즉각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국제로타리3720지구'가 6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을 열기 직전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와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등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은상은 마산의 자랑이 아니라 수치다. 시비 즉각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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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로타리3720지구'는 6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을 가졌다.
 '국제로타리3720지구'는 6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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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 뒷면 "평생을 문학과 민족정신 고취에 진력했다"

시비는 마산역 광장에 세워졌는데, 출입문 정면에 위치하고 있다. 받침석과 시비석으로 이뤄져 있고 화강암으로 만들어졌다. 앞면에는 <가고파> 시가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김복근씨가 정리한 이은상의 약력이 새겨져 있다. 글씨는 서예가 김종원(호 소천)씨가 썼다.

국제로타리3720지구(총재 송시준)는 6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을 가졌다. 제막식은 내빈소개와 송시준 총재의 인사말에 이어 성악가 김태모 창신대 교수가 가곡 <가고파>를 부른 뒤 감싸 놓았던 천조각을 거둬내는 것으로 끝났다.

당초 행사자료에는 국민의례와 경과보고, 약력 소개, 시비 디자인·서체 설명에 이어 박완수 창원시장과 안홍준 국회의원, 김오영 경남도의회 의장, 김병수 경남문인협회 회장의 격려사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생략되었다. 박 시장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는 조우성·황태수·임경숙 경남도의원과 한철수 창원상공회의소 마산지회장, 조민규 합포문학동인회 이사장, 최무걸 회장, 이광석 경남문인협회 고문 등이 참석했다.

행사자료를 통해, 박완수 시장은 "이 비를 마주할 방문객들의 입가에 지어지는 잔잔한 미소가 보이는 듯하다"고 썼다. 안홍준 의원은 "<가고파>의 아름다운 노랫말이 대한민국 전역에 널리 퍼질 수 있도록"이라고, 김오영 의장은 "이은상 선생은 마산문학의 자존심"이라고 밝혔다.

'국제로타리3720지구'가 6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을 열었다. 사진은 이날 행사를 주관한 남마산로타리클럽 김봉호 회장이 사회를 보고 있는 모습.
 '국제로타리3720지구'가 6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을 열었다. 사진은 이날 행사를 주관한 남마산로타리클럽 김봉호 회장이 사회를 보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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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로타리3720지구'는 마산역 광장에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를 세웠다. 시민단체들은 '마산의 수치'라며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국제로타리3720지구'는 마산역 광장에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를 세웠다. 시민단체들은 '마산의 수치'라며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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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시비는 허인수 마산역장이 지난해 9월 '마산을 대표하는 조형물 설치'를 발의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는 남마산로타리클럽이 제안해서 국제로타리3720지구 가입 단체들이 돈을 모았던 것이다. 시비 뒷면의 이은상 약력을 보면, "평생을 문학과 민족정신 고취에 진력했다"고 설명해 놓았다.

윤동식(국제로타리클럽 회원)씨는 "이은상 선생 하면 다 알고, <가고파>는 좋아하는 시다. 우리는 봉사한다 생각하고 진행했는데, 잘못했다고 하니 억울하다"며 "철거는 있을 수 없다. 시민들 여론조사를 해보면 알 거 아니냐"고 말했다.

"3·15의거를 '무모한 흥분'이라고... 놀라움과 분노"

하지만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는 제막식이 열리기 전 기자회견을 열어 시비 철거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은상에 대한 마산시민과 마산시의 공식적인 평가는 오랜 찬반 논쟁 끝에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많은 인물로 결론이 났다. 벌써 8년 전에 끝난 일"이라며 "그런데 느닷없이 마산역 광장이라는 공공장소에 이은상을 일방적으로 찬양하는 시비가 세워진데 대해 놀라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은상에 대해, 이들은 "3·15의거의 계기가 된 1960년 3월 15일, 정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박종화·김말봉 등과 문인유세단을 조직하여 전국 순회강연을 하면서 당시 시국을 임진란에 비교하면서 '이순신 장군 같은 분이라야 민족을 구하리라, 그리고 그 같은 분은 오직 이대통령이시다'고 외치고 다녔다"며 "이는 당시 마산시민의 반독재 정서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언행이었다"고 설명했다.

'국제로타리3720지구'가 6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을 열기 직전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와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등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은상은 마산의 자랑이 아니라 수치다. 시비 즉각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은 김의곤 열린사회희망연대 공동대표가 회견문을 낭독하는 모습.
 '국제로타리3720지구'가 6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을 열기 직전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와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등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은상은 마산의 자랑이 아니라 수치다. 시비 즉각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은 김의곤 열린사회희망연대 공동대표가 회견문을 낭독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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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로타리3720지구'가 6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을 열었는데, 이날 오전 누군가 시비 뒷면에 파란색 페인트로 훼손해 놓았다. 이날 제막식은 페인트를 씻어내는 작업을 거친 뒤에 이루어졌는데, 벽면과 바닥에 페인트 자국이 남아 있었다.
 '국제로타리3720지구'가 6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을 열었는데, 이날 오전 누군가 시비 뒷면에 파란색 페인트로 훼손해 놓았다. 이날 제막식은 페인트를 씻어내는 작업을 거친 뒤에 이루어졌는데, 벽면과 바닥에 페인트 자국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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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아니나 다를까 그는 3․15의거 직후 수많은 시민들이 독재의 총칼에 피 흘리며 희생된 상황을 외면한 채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무모한 흥분'으로, '지성을 잃어버린 데모'로 마산시민을 비난하고 '불합리, 불합법이 빚어낸 불상사'라고 모독하면서 시위가 확대되는 것을 '마산사람으로서 염려하며 마산시민들에게 자중하기를 바란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금 3·15 관련단체들은 3·15의거와 4·11민주항쟁 53주년 기념일을 불과 한 달여 남겨놓고 각종행사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는 실정"이라며 "이런 가운데 느닷없이 반3·15의 상징적 인물인 이은상의 거대한 시비가 마산의 관문인 마산역광장에 세워진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움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마산역 광장에 시비를 건립한 것에 대해, 이들은 "마산역은 마산시민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공공장소이며 외지에서 마산을 찾아온 손님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마산의 얼굴"이라며 "마산역 출구에서 눈길을 피하려야 피할 수도 없는 절묘한 장소에 세워진 이은상의 <가고파> 시비를 보는 순간 마치 이은상이 마산시민 모두가 존경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위대한 인물이라고 착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비 철거하지 않으면 마산역장실 점거농성할 것"

옛 마산시는 '이은상문학관'을 건립하려다가 시민사회의 반발을 산 뒤 '마산문학관'으로 바꾸었다. 이와 관련해 이들은 "2005년 5월 20일, 마산시의회는 마산문학관 운영조례안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찬반토론을 거친 후 표결에 붙여 가결시킴으로서 지난 6년 동안 우리지역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은상(노산) 논쟁은 공식적으로 완전무결하게 끝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8년이나 지난 지금, 단 한 번도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이은상 시비가 마치 도둑처럼 마산역광장에 나타나 오늘 이렇게 점령군처럼 버티고 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어처구니없는 사건을 저지른 주역이 한국철도공사의 허인수 마산역장이며, 그가  앞장서서 상부에 허락을 받고 국제로터리클럽에 시비건립을 권유하는 등 모든 주선을 다 했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참으로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국제로타리3720지구'가 6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을 연 가운데,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와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등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은상은 마산의 자랑이 아니라 수치다. 시비 즉각 철거하라"고 촉구했으며, 이어 마산역장실을 찾아 항의했다.
 '국제로타리3720지구'가 6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을 연 가운데,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와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등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은상은 마산의 자랑이 아니라 수치다. 시비 즉각 철거하라"고 촉구했으며, 이어 마산역장실을 찾아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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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로타리3720지구'가 6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을 연 가운데,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와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등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은상은 마산의 자랑이 아니라 수치다. 시비 즉각 철거하라"고 촉구했으며, 이어 마산역장실을 찾아 항의했다.
 '국제로타리3720지구'가 6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을 연 가운데, '3.15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와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등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은상은 마산의 자랑이 아니라 수치다. 시비 즉각 철거하라"고 촉구했으며, 이어 마산역장실을 찾아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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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지금 마산시민들은 허인수 역장 때문에 억장이 무너지고 있다"며 "한국철도공사는 마산역 광장에 세운 이은상 시비를 즉각 철거할 것"과 "한국철도공사는 그 책임을 물어 허인수 마산역장을 즉각 해임할 것"을 촉구했다.

시민단체 대표들은 이날 마산역장실을 찾아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허인수 역장은 안전점검을 위해 출장 중이었고, 서정길 부역장은 "대답할 위치에 있지 않다. 역장한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만 마산민주공원건립추진위 위원장은 "마산역이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숨어서 시비 건립을 추진했다"며 "반드시 철거해야 하고, 철거하지 않을 경우 마산역장실 점거농성뿐만 아니라 코레일 본부에도 철거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악가 김태모(테너) 창신대 교수가 7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열린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에서 가곡 <가고파>를 부르고 있다.
 성악가 김태모(테너) 창신대 교수가 7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열린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에서 가곡 <가고파>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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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은상, #가고파, #마산역, #열린사회희망연대, #국제로타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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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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