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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웃집 깡패가 최신형 기관총을 구입했는데 돌멩이 하나로 집을 지키자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했으며, 원유철 의원은 "최소한의 자위책 마련에서 핵 폐기를 전제로 한 대한민국 핵무장 선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사 보강: 13일 오전 11시 12분]

"이웃집 깡패가 최신형 기관총을 구입했는데 돌멩이 하나로 집을 지키자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한 말이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을 계기로 남한 역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지난 12일 북한 전역을 사정권 안에 두는 미사일을 조기 배치하는 등 강경 대응 자세를 밝힌 가운데, 새누리당 내에서도 강경론이 득세하면서 남북 간의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체제유지를 위해 극단적인 모험주의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와 다른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상황에 와 있다"며 "과거와 같은 외교적 노력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장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는 우리 잘못도 있다"며 "'북핵은 그들의 자유'라는 주장, '북핵은 시간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는 주장, '북핵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핵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 등 세 가지 잘못된 주장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핵을 없애는데 소극적인 중국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미국의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북한이 핵무장을 하면 우리(남한)도 최소한의 자위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득해야 한다"면서 "전쟁을 예방해서 평화를 지키는 게 우리의 목적 아닌가, 그래서 핵 억지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갈 것인지, 어떠한 희생을 치르고라도 핵을 없앨 것인지 우리에게 결단의 시기가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은 '대한민국 핵무장 선언'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평화체제 구축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고 군비경쟁은 더욱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국가적 존망이 직결되는 사안으로 핵 불균형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며 핵무장을 주장했다.

원 의원은 이어, "최소한의 자위책 마련에서 핵 폐기를 전제로 한 대한민국 핵무장 선언이 필요하다"며 "미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전시작전권 전환 및 한미연합사 해체시기에 대한 재검토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심재철 "비핵화 정책 실패 입증, 박근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수정돼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인도적 지원과 경제교류, 대화를 통해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하고 한반도 평화공동체를 건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하고 있어 이번 3차 핵실험으로 첫 발을 떼기가 힘든 상황이 된 셈이다.

이와 관련, 심재철 최고위원은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한반도에서 핵을 없애겠다는 20년 간의 비핵화 정책은 실패했고 기존 정책으로는 북한의 핵도발을 제어할 수 없음이 입증된 것"이라며 "박 당선인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등 대북정책에 대한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핵이란 비대칭 무기를 갖고 군사적 균형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앞으로 모든 주도권을 쥐고자 할 것"이라며 "한국의 방어체계 구축 등 모든 면에서 근본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 미국은 핵보유국으로서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북한이 끝내 핵실험을 강행했는데 이는 20대 후반의 어린 지도자가 이끄는 체제의 무모함과 모험주의의 결과"라면서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연평도 포격부대에 목선 한척을 타고 경호 없이 들어가는 객기와 호전성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만일 전쟁이 발발하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국민은 핵전쟁이나 북한의 미사일 공격 등이 실제로 발생했을 경우 전시대피 요령을 잘 모르는데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우여 당대표 역시 "단순히 대화에만 매달릴 수 없다"며 강경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무엇보다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균형이 중요하게 됐다"며 "대화를 하더라도 북한에 오판할 기회를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비공개 회의에서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조하는 얘기도 나왔다. 이병석 의원은 "국가안보전략을 상시 논의할 수 있는 당내 통로가 필요하다"며 "외교적 노력으로 북핵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제 의원 역시 "박근혜 정부가 강조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기반해 문제를 풀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로) 동북아지역의 분쟁을 해결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북핵 문제 등 안보전략을 주도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당내 가칭 '북핵안보전략특위'를 구성하고 조만간 위원장 및 위원들을 인선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