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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접견실에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와 윤병세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 등 관계자들에게 북한의 3차 핵실험 관련 보고를 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접견실에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와 윤병세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 등 관계자들에게 북한의 3차 핵실험 관련 보고를 받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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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한 것과 관련,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큰 변화는 없지만, 역시 북한이 찬물을 끼얹고, 어깃장을 놓고, 이렇게 할 때는 이것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대북정책 구상이 변화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외교·국방·통일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 참석, 이 같이 말했다. 대선에서 밝힌 대북 정책 구상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북한의 도발도 염두에 둔 것이어서 크게 변하진 않을 거라고 전제했지만, 북한이 계속 이런 식이면 남한의 대북정책도 강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어제(13일) 북한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권고와 만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한반도에서 신뢰와 평화를 만들어 가는 길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북한이 핵보유국을 주장하면서 비핵화협상이 아니라 군축협상을 하겠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오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이어 "북한이 3차 핵실험이 아니라 4차, 5차 핵실험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북한의 협상력이 높아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려고 할 때만이 북한의 협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못박았다. 북한이 6자회담 같은 비핵화 논의를 비확산 논의로 치환시키면서 주변국들로부터 핵보유를 사실상 인정받게 되는 일에는 결코 찬성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

박 당선인은 "북한이 아무리 많은 핵실험으로 핵능력을 높인다고 하더라도 국제사회에서 외톨이 국가가 되고, 국민들을 궁핍하게 만들고, 그것으로 국력을 소모하게 된다면, 결국 스스로 무너지는 길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구 소련이 핵무기가 없어서 무너진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은 강력하게 응징하되 남북간 대화와 인도적 지원은 유지한다'는 박 당선인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적용될 수 없을 거란 시각에 대해 박 당선인은 "북한이 이렇게 나왔을 때의 상황도 상당 부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기 때문에 일정 부분 영향은 있겠지만, 큰 틀에서 변화될 것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박 당선인은 "우리나라 속담에 '손뼉도 마주 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며 "신뢰라는 것은 쌍방이 함께 노력할 때만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발에는 반드시 그만한 대가를 치르게 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고자 한다면 확실한 기회와 지원이 따를 것이라는, 이런 신뢰를 만드는 것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중요한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다시 "역시 북한이 찬물을 끼얹고, 어깃장을 놓고 이렇게 할 때는 이것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실행을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다는 점을 북한이 잘 인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실행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이다.

"헬싱키 프로세스 필요"... 동북아 국가가 공동으로 북한 압박

박 당선인은 이날 다시 한번 '동북아판 헬싱키 프로세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이렇게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환경이 불확실함에 따라서 동북아 국가들과의 신뢰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지금 동북아 국가들 간에 갈등이 많은데, 유럽에서의 헬싱키 프로세스와 같은 경험이 어느 정도 동북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북아 정세를 대상으로 한 말이지만, 사실상 '더 이상 지금의 6자회담으로는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고 동북아 국가들이 공동으로 인권문제와 민주주의문제 등으로 북한을 압박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냉전체제 하에서 진행된 헬싱키 프로세스는 동·서방의 상호불가침 내용도 담고 있었지만, 경제지원 등 많은 현안에 인권문제를 결부시켜 동유럽 사회주의 체제를 붕괴시켰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태그:#박근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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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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