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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역 이은상 시비 철거대책위원회’는 13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 세워진 '이은상 가고파 시비' 위에 철거를 촉구하는 펼침막을 내걸었다.
 ‘마산역 이은상 시비 철거대책위원회’는 13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 세워진 '이은상 가고파 시비' 위에 철거를 촉구하는 펼침막을 내걸었다.
ⓒ 김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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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독재부역, 불세출의 기회주의자. 이은상은 마산의 자랑이 아니라 수치다. 마산역 이은상 시비 즉각 철거하라."

마산역 광장에 세워진 이은상(노산, 1903~1982) 시비 위에 펼침막이 내걸렸다. '마산역 이은상 시비 철거대책위원회'는 13일 오후 시비 위에 대형 펼침막을 내걸었다. 지난 6일 오전에도 시비 뒷면을 누군가가 파란색 페인트로 훼손했다. 시비 제막식 전에 페인트를 씻어내는 작업을 벌이기는 했지만 아직 흔적이 남아 있다.

'마산역 이은상 시비 철거대책위'는 열린사회희망연대, 경남진보연합 등 20개 단체로 구성돼 있다. 대책위는 시비 철거를 위해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먼저 마산역 항의방문을 했다. 김영만 마산민주공원건립추진위 위원장, 이경희 전 경남진보연합 상임대표, 김종연·강정철·김지란·김의곤 열린사회희망연대 공동대표는 이날 펼침막을 설치한 뒤 마산역장실을 찾았다.

마침 허인수 마산관리역장은 철도공사 부산경남본부 회의 참석차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이들은 마산역 직원들한테 펼침막을 철거하지 말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영만 위원장은 "역장은 출타 중이라 만나지 못했다. 직원들에게 펼침막을 철거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니까 철거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며 "시비가 철거될 때까지 다양한 활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마산역 광장에는 '가고파 노산 이은상 시비'가 세워져 있다. 허인수 역장이 제안하고, 국제로타리3720지구가 재정을 부담해 세웠다. 시비 앞면에는 시 "가고파"가 새겨져 있으며, 뒷면에는 김복근씨가 정리한 '이은상 약력' 등이 새겨져 있다.

시민단체들은 "이은상에 대한 마산시민과 마산시의 공식적인 평가는 오랜 찬반 논쟁 끝에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많은 걸로 결론이 났다"며 "그런데 공공장소에 이은상을 일방적으로 찬양하는 시비가 세워진데 대해 놀라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이은상은 3․15의거의 계기가 된 1960년 3월 15일 정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박종화·김말봉 등과 문인유세단을 조직해 전국을 순회강연하면서 이승만 대통령을 이순신 장군 같은 분이라 했다"며 "3․15의거 직후 수많은 시민들이 독재의 총칼에 피 흘리며 희생된 상황을 외면한 채, '무모한 흥분' 내지 '지성을 잃어버린 데모'라며 시민들을 비난했다"고 덧붙였다.

옛 마산시는 1999년부터 '이은상 문학관'을 지으려고 하다 반발에 부닥쳤고, 논란 끝에 2005년 마산시의회는 '노산 문학관'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마산 문학관'으로 하는 조례를 만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마산에 다시 이은상 관련 기념물이 세워져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국제로타리3720지구'가 6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을 열었다. 이날 오전 누군가 시비 뒷면을 파란색 페인트로 훼손해 놓았다. 이날 제막식은 페인트를 씻어내는 작업을 거친 뒤에 이루어졌는데 벽면과 바닥에 페인트 자국이 남아 있다.
 '국제로타리3720지구'가 6일 오후 마산역 광장에서 '노산 이은상 가고파 시비 제막식'을 열었다. 이날 오전 누군가 시비 뒷면을 파란색 페인트로 훼손해 놓았다. 이날 제막식은 페인트를 씻어내는 작업을 거친 뒤에 이루어졌는데 벽면과 바닥에 페인트 자국이 남아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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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은상, #마산역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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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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