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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위는 14일 지난해 파업사태를 빚은 언론사 노조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언론사 사장 문제와 관련해 "정부 실세와 친분을 과시하며 호가호위하는 행위는 새로운 정부의 시대정신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15일로 예정된 연합뉴스 사장 선임을 놓고 새 정부가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김경재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은 "새 정부는 MB 정권과 같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와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KBS·MBC·YTN·연합뉴스 노조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 창성동 대통합위 사무실에서 만나 언론계 현안 문제를 논의했다. 국민대통합위는 한광옥 위원장과 김경재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해 윤주경 부위원장, 하태경 총괄간사, 김준용 위원, 한경남 위원이 참석했다.

양측은 가장 뜨거운 현안인 언론계 해고자 및 징계자 구제에 대해 향후 실무 창구를 정해 논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명박 정권 하에서 발생한 피해 언론인은 해고자 17명을 포함해 449명에 달한다.

언론노조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한광옥 위원장은 "공정한 보도를 위한 일임에도 그간 발생한 문제들은 매우 불행한 일이며 하루빨리 해소돼야 한다"면서 "먼저 신뢰가 회복돼야 공정한 보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재 수석부위원장은 "새 정부는 MB 정권과 같지 않다, 앞으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소통의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은 인수위 대통합위에서 전날 오전 언론노조에 요청해 이루어졌다. 참석자들은 주로 노조 지도부가 현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대통합위는 경청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조 지도부는 ▲해고자 복직 등 피해 언론인 원상회복 ▲부적격 낙하산 인사 퇴출 ▲언론 정상화를 위한 제도 개선책 마련 ▲정부조직개편 시 방송의 공공성 및 독립성 보장 등 '언론계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4대 요구사항'을 대통합위에 전달했다. 대통합위는 "당선인이 현재 언론의 문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오늘 논의를 충실하게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동을 마치고 나오는 노조 지도부를 현관 밖까지 배웅나온 하태경 총괄간사는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과 악수하며 "잘 얘기하면 뭔가 나올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참석한 노조위원장들, 대체로 긍정적 평가

김종욱 YTN노조위원장, 김현석 KBS새노조 위원장,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이성주 MBC노조위원장, 고일환 연합뉴스 노조위원장이 14일 오후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위원장 한광옥)측과 언론사 파업 사태와 해고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서울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 도착하고 있다.
 김종욱 YTN노조위원장, 김현석 KBS새노조 위원장,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이성주 MBC노조위원장, 고일환 연합뉴스 노조위원장이 14일 오후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위원장 한광옥)측과 언론사 파업 사태와 해고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서울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 도착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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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원장은 이번 회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전향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최소한의 발판, 최소한의 계기를 마련하지 않았나 판단한다"면서 "많은 부분 서로 소통이 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성주 MBC 노조위원장은 "새 정부는 MB 정권과 같지 않다는 김경재 부위원장의 발언은 회의 마지막에 나온 말"이라며 "박근혜 정부가 현 정부와 선을 긋고 같지 않다고 말하는 부분이나, 지금 무엇인가를 들으려고 하는 부분은 굉장히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고자 징계자 문제 등에 확실한 해결책이 나오지는 않아 아직 미흡하지만, 대통합위에서 진심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면서 "중요한 첫 걸음을 디뎠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일환 연합뉴스 노조위원장은 "언론사 사장 선임에 대해 '정부 실세와 친분을 과시하며 호가호위하는 행위는 새로운 정부의 시대정신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우리가 연합뉴스의 사장 선임을 둘러싼 잡음에 대해 이야기 하자 그에 대한 화답으로 저쪽에서 했던 말"이라며 "이런 자세에 대해 평가하며, 향후 연합 사장 선임이 박근혜 정부의 언론정책을 보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KBS 새노조위원장은 "미래창조과학부를 만든다는데, 창조를 한다면서 언론의 자율성이 위축될 우려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쉬운 점도 있지만 소통하려는 자세는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태그:#인수위, #대통합위, #언론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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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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