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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 KDI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 KDI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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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마무리 된 박근혜 정부의 내각 및 청와대 주요 비서관 인선에선 '박정희 인맥'의 전진 배치가 눈에 띈다. 2세 정치인인 박근혜 당선인이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인사들을 중용하면서 인수위원 인선에서부터 아른거리던 '박정희 그림자'가 더 짙어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박 전 대통령 시절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입안한 실무자였던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박근혜 당선인 밑에서는 '경제 사령탑'에 올랐다. 

행정고시 14회에 합격해 1974년 공직 생활을 시작한 현 후보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개발독재 모델을 만든 경제기획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을 거쳤다. 두 곳 모두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설립된 기관이다. 1975년 경제기획국 소속이었던 현 후보자는 제4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만든 '75기획포럼' 멤버였다.

인혁당 사형집행 책임자 아들, 박근혜 정부에서 국토부 장관

서승환 국토해양부 장관 후보자의 인연은 더 특별하다. 서 후보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보다 육사 한 기수 선배인 고 서종철 전 국방부 장관(1973년 12월~1977년 12월 재임)의 아들이다. 서 전 장관은 5.16쿠데타 당시 6관구 사령관 신분으로 군사반란에 참여한 후 1972년 육군참모총장을 거쳐 청와대 안보특보로 기용됐다. 박 전 대통령 밑에서 군부 고위직을 거치면서 전두환·노태우 등 하나회 대표들과 인연을 맺고 이들을 적극 후원하기도 했다. 

서 전 장관은 특히 국방장관 재임 중인 1975년 인혁당 재건위 사건 당시 군법회의에서 도예종씨 등 8명이 사형판결을 받자 곧바로 사형집행명령서에 서명해 사형을 집행한 인물이다. 판결 후 18시간 만에 도씨 등 8명을 사형해 국제적으로도 사법사상 최악의 '암흑의 날'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서 전 장관은 지난 2006년 참여정부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계획에 반대하는 성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17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에 위치한 북한대학교대학원을 나서고 있다. (2013.2.17)
 박근혜 정부의 초대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류길재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17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에 위치한 북한대학교대학원을 나서고 있다. (2013.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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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재 통일부 장관 후보자도 '박정희 인맥'으로 꼽힌다. 류 후보자의 아버지 고 류형진 박사는 5·16 쿠데타 이후 제 3공화국 수립까지 국가 최고 기관의 역할을 했던 국가재건최고회의(의장 박정희) 고문을 맡았다. 5·16 쿠데타의 주축 세력이었던 셈이다. 류 박사는 지난 1994년 사실상 폐기된 '국민교육헌장'의 초안을 작성했다.

이밖에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박정희 전 대통령과 부인 육영수씨의 사진이 담긴 고리를 달고 다녀 구설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선거 때 어떤 모임에 갔더니 누군가 그 휴대전화 고리를 돌리더라. 그때부터 달고 다녔다"고 밝힌 바 있다. 황교안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저서에서 5·16 군사쿠데타를 혁명으로 미화한 '충성파'에 속한다.

청와대 비서관 인선에서도 박정희 그림자

청와대 비서실장에 내정된 허태열 전 의원. (2012.3.26)
 청와대 비서실장에 내정된 허태열 전 의원. (2012.3.26)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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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관 인선에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짙다. 청와대 비서실장에 내정된 허태열 전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74년 대통령 비서실 정무1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당시 박근혜 당선인은 퍼스트레이디 대행을 맡고 있었다. 허 전 의원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는다.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에 내정된 최성재 서울대 명예교수는 박 전 대통령과 부인 육영수씨의 이름을 따서 세운 서울대 기숙사 '정영사'(正英舍) 1기 출신이다. 최 교수는 인수위에서 고용·복지분과 간사를 맡았다. 헌법재판소장에 지명됐다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사실상 낙마한 이동흡 전 헌법재판관도 정영사 출신(3기)이었다.

이번 인선에서는 빠졌지만 잠재적 인재풀이라고 할 수 있는 안상훈 서울대 교수는 유신 헌법을 기초했던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다. 안 교수는 현재 인수위에서 고용복지분과 위원을 맡고 있다. 이른바 '부산 초원복국집' 사건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김기춘 전 장관은 정수장학회 출신 모임인 '삼청회' 회장을 지냈다.


태그:#박근혜,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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