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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태어나 8살까지 살았던 경남 합천에는 생가와 아호를 딴 일해(日海)공원이 있는데, 지금 어떤 모습일까? 전 전 대통령이 합천을 방문해 심었다는 '기념식수'는 잘 자라고 있을까?

25일 새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전직 대통령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은 속에, 기자는 지난 21일 합천지역의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기념물들을 살펴보았다. 25일 취임하는 새 대통령은 '제18대 대통령'인데, 전두환 전 대통령은 '제12대 대통령'이었다.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 안내판.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 안내판.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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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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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전 대통령의 생가 하루 방문객은 파악하기조차 부끄러울 정도로 적었다. 지금은 국민 세금을 들여 관리하고 있는 생가를 개인이나 문중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또 '일해공원' 이름도 원래 명칭인 '새천년생명의숲'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생가는 합천군청 소유 ... 하루 방문객 거의 없어

생가는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 있다. 대지면적 631㎡에 목조 초가 4개동이 있는데, 안채와 헛간, 곳간, 대문이다. 생가는 현재 합천군청 재산이고, 군청에서 관리를 맡고 있다.

생가는 1993년 합천군 소유가 되었다. 경남도가 1982~1983년 사이 6100여만 원을 들여 매입했다가 합천군청 소유로 돌린 것이다. 경남도가 매입할 때는 전 전 대통령이 재직하고 있을 때였다.

합천군은 생가를 유지․관리하는데 한 해 2000만 원 가량의 예산을 쓰고 있다. 가을에 볏짚을 갈아 덮는 작업 등에 들어가는 유지관리비와 관리인 인건비가 대부분이다.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 사진은 생가에 있는 방명록.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 사진은 생가에 있는 방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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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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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 앞에 있는 안내판에는 여러 경력을 적어 놓았는데 "국가의 총체적 위기를 수습하는데 지도적 역량을 발휘했다"거나 "획기적인 물가 안정과 사상 최초의 국제수지흑자 전환으로 경제도약의 토대를 쌓았다"는 설명이 있다.

또 "퇴임하자마자 정치적 공격을 받아 모두 4년 넘게 유폐생활과 옥고를 치렀으나, 평화적 정권이양의 전통을 세워나가기 위한 전통으로 여겨 모든 어려움을 감내했다"고 안내판에서 설명해 놓았다. 또 "합천군은 전두환 대통령이 태어난 이 곳을 문화유산으로 길이 보존하기 위해 옛 모습대로 복원했다"고 해놓았다.

방문객은 얼마나 올까. 생가 안채 마루에는 방명록이 있었는데, 살펴보니 하루에 적은 숫자는 10명 안팎이었다. 21일 생가 앞에서 만난 한 주민은 "방문객이 많지는 않지만 더러 온다"고 말했다.

합천군청은 생가 방문객 숫자를 파악하지 않고 있다. 합천군청 재무과와 율곡면사무소 관계자는 "방문객 숫자는 파악하지 않고 있다"며 "유원지처럼 많이 오지는 않지만 근처에 왔던 사람들이 방문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황강변 '일해공원' ... 한때 반대운동 거세게 일어

합천읍 황강 옆에 '일해공원'이 있다. 공원 중앙 위치에 큰 돌에 글자가 새겨져 있다. 그 뒤에는 합천의 3․1운동을 기념하는 탑이 세워져 있다.

이 공원은 당초 합천군이 밀레니엄 사업으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총 100억 원을 들여 황강변에 '새천년생명의숲'을 조성했던 것이다. 당시 공원 입구에는 '새천년생명의숲'이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기도 했다.

경남 합천군은 황강변에 '새천년생명의숲'을 조성했다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일해)를 붙여 '일해공원'으로 이름을 바꾸었으며, 공원 중앙에 돌에 새겨 놓았다.
 경남 합천군은 황강변에 '새천년생명의숲'을 조성했다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일해)를 붙여 '일해공원'으로 이름을 바꾸었으며, 공원 중앙에 돌에 새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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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군청은 2004~2005년 사이 설문조사 등 과정을 거쳐 명칭을 '일해공원'으로 바꾸었다. 당시 합천군수는 한나라당 소속 심의조 전 군수였다. '일해공원' 반대 운동이 합천은 물론, 경남과 호남지역에서도 일어나기도 했다.

원폭피해자복지회관 기념식수, 나무 말라 죽어

전두환 전 대통령이 합천을 방문하고 심었던 나무가 죽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화단에 보면, '기념식수, 제12대 대통령 전두환, 2000. 4. 26"이라고 새겨진 표지석이 있다.

그런데 지금 나무는 없다. 심었던 나무가 말라 죽었기 때문이다. 다른 나무로 다시 심었는데 또 말라 죽었다는 것. 처음에 심었던 수종은 '상수리나무'였는데, 말라 죽자 다른 '상수리나무'를 구해 심었지만 역시 죽었던 것이다.

2000년 4월 26일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을 방문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기념식수를 했는데 지금은 나무가 없이 기념표석만 놓여 있다.
 2000년 4월 26일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을 방문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기념식수를 했는데 지금은 나무가 없이 기념표석만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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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회관 관계자는 "상수리나무가 이쪽 지방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 모양이다. 처음에 심었던 나무가 말라 죽어 다시 심었는데, 지난해 이상기온 탓도 있고 해서 그런지 다시 죽었다"며 "오는 봄에 식목 시기에 맞춰 새로운 나무로 심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생가 관리비 국민혈세 쓰는 것은 웃기는 일"

생가 관리를 개인이나 문중에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강선희 전 '일해공원 반대 대책위' 위원장은 "군비도 국민 세금 아니냐. 생가 관리비로 국민혈세를 쓴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며 "개인이나 집안에서 관리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부에서는 돈을 더 들여 생가를 거창하게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절대 반대다"며 "만약에 그렇게 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영 합천군의원(통합진보당)은 "개인 입장에서, 생가를 현재 상황으로 보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이전에 '일해공원 반대운동'을 했던 활동가들이 지금은 엎드려 있는 상황인데, 언젠가는 다시 불씨가 되어 살아날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부정축재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 원을 선고받았다. 현행 규정상 전직 대통령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확정될 경우 각종 예우와 연금지급 등이 박탈되는데, 전 전 대통령이 해당되는 것이다.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 안내판.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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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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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 안내판.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생가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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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전두환, #합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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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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