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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철환 변협 회장.
 위철환 변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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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변호사들의 성공시대'가 열릴까? '보통변호사'라는 말에 눈길이 쏠린다. 앞으로 2년 동안 전국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대한변호사협회를 이끌 제47대 변협회장으로 취임한 위철환 회장의 슬로건이다.

대한변호사협회 창립 61년 역사상 최초로 전국 변호사들이 직접 선거에 참여해 선출된 초대 직선제 변협회장인 위철환 회장은 2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가진 취임식에서 자신을 '보통변호사'라고 강조하며 "보통변호사들의 성공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위철환 회장은 "변호사들은 법률시장 개방과 법조인 대량 배출이라는 신(新)법조시대를 맞아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맨 몸으로 서 있다"며 "이러한 중차대한 상황에서 저에게 대한변호사협회의 초대 직선제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긴 이유는 보통변호사인 위철환이 변협의 선장이 돼 이러한 변화를 선도해 가라는 엄중한 명령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위 회장은 특히 "회원들이 저에게 한국 변호사들을 대표해 변화를 만들고 미래를 창조하라는 임무를 부여했다"며 "맡겨진 2년의 임기 동안 저는 전국 회원들의 성스러운 부름에 응답해 보통변호사들의 성공시대를 열기 위해 혼신을 다해 일할 것을 엄숙히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그는 "저는 직선제를 통해 담보된 민주적 정당성을 기반으로 취임식을 하는 오늘부터 제 특유의 황소 같은 뚝심과 투지로서 약속한 개혁 정책을 철저히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 회장은 "전국의 보통변호사 여러분들께 한 가지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 여건이 어렵더라도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원칙을 지켜 정도를 가는 변호사가 돼 달라"며 "제가 선장이 돼 여러분과 함께 풍랑을 헤치고 노를 저어 가겠다. 변협이 등대가 돼 보통변호사들의 희망이 되겠다"고 보통변호사를 거듭 언급하며 변협을 이끄는 선장 역할을 확실히 할 것을 다짐했다.

그는 아울러 "국민이 변호사에게 부여한 사명은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이라며 "대한민국 어느 직역전문가를 규율하는 법에도 이런 사명을 부여하지 않았고, 오직 변호사에게만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에 복무하라는 사명을 부여했다. 우리가 하는 일이 공익을 위한 일이며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일이므로 전국 회원들은 변호사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원칙과 정도를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변협은 그런 길을 묵묵히 가는 변호사가 인정받고 성공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열정을 다 바쳐 헌신하겠다"며 "위철환은 이를 증명하기 위해 2년간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약속했다.

위철환 회장은 왜 자신을 '보통변호사'라고 부를까?

위철환 변협회장은 왜 '보통변호사'라는 화두를 던졌을까. 그 이유를 들여다봤다. 그동안 대한변협회장은 각 지방변호사회의 회원에 비례하는 대의원들이 선출하는 간선제 방식이어서 대의원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서울지방변호사회의 후보가 무조건 변협회장으로 당선돼 왔다.

그렇기에 변협회장 선출이 '비민주적'이라는 비판은 물론 '하나마나 한 선거'라는 지적으로 전국 변호사 회원들이 참여하는 직선제 도입에 대한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위철환 변호사는 대한변협 부회장으로 4년 동안 활동하면서 직선제 도입을 관철시켜 회칙을 개정했다.

이것은 정말 큰 성과다. 대한변협이 1952년 창립 이후 60년 만에 직선제가 도입됐기 때문에, 위철환 회장 스스로도 1987년 우리나라 대통령 직선제가 이뤄진 것과 같은 의미로 평가한다.

그런데 이번 제47대 변협회장 선거에 오욱환(사법연수원 14기)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과 김현(연수원 17기)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그리고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의 양삼승(연수원 4기)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 등 쟁쟁한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경기중앙변호사회 회장인 위철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선거 당시를 기준(2012년 12월)으로 전국 개인회원 변호사는 1만2513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이 무려 9103명이나 된다. 반면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소속은 635명에 불과했다. 서울회 소속 후보 3명의 표가 분산되고 다른 지방변호사회들의 '위철환 몰아주기' 전폭적인 지지가 있더라도 자신이 소속된 회를 밀어주는 변호사들의 그동안의 관행을 보면 산술적으로는 누가 봐도 위철환 후보는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그런데 지난달 14일 치러진 직선제 선거에서 위철환 후보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파란을 일으켰다. 이날 투표 결과 김현 후보가 2140표, 위철환 후보가 1923표로 1, 2위를 기록한 것이다. 믿기지 않는 결과였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3분의 1 이상을 득표하지 못해 21일 결선투표로 승자를 가리게 됐다.

돌풍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위철환 후보는 또 한 번 전국 변호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달 21일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서울회가 아닌 지방변호사회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출신 김현 후보를 꺾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지방에서 활동한 소위 '변방변호사'가 전국변호사단체를 대표하는 수장으로 우뚝 선 것이다. 후보로 나왔던 양삼승 변호사가 지지를 선언하고, 변협 부회장으로 4년간 활동한 점이 크게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위철환 회장이 '보통변호사들의 성공시대를 열겠다'고 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번 선거에서 위철환 후보는 첫째 당선이 유력한 서울변호사회 소속이 아닌 지방변호사회 소속이고, 둘째 서울법대 출신이 아닌 성균관대 법대 출신이며, 셋째 판검사 출신의 전관 경력이 없는 사법연수원(38기) 수료 후 1989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해 온 순수 변호사 출신 등 이른바 '3비(非) 변호사' 출신 때문이다.

때문에 위철환 회장은 자신을 보통변호사라고 부르는 것이고, 자신과 같은 성공 신화를 다른 회원 변호사들도 이룰 수 있도록 변협회장으로서 헌신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말한 보통변호사들의 성공시대는 열릴까? 일단 자신이 증명함으로써 신호탄은 됐다. 향후 2년의 행보를 지켜볼 일이다.

위철환 변협회장은 1958년 전남 장흥 출신으로 중동고와 서울교대를 나와 다시 성균관대 법학과를 나왔다.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9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후 수원지방변호사회 회장,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회장, 언론중재위원회 감사 등을 역임하고 이번에 제47대 대한변호사협회장으로 취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위철환, #변협회장, #대한변호사협회, #보통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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