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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일인 지난해 12월 19일 오후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투표를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하여 출국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일인 지난해 12월 19일 오후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가 투표를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하여 출국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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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정치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대선 이후 정치적 겨울이 시작됐지만, 4·24 재보궐 선거가 지나가는 정치의 계절을 붙잡았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직후 벌어지는 이번 재보선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장악력을 가늠할 무대가 될 정도로, 판이 커졌다.

현재까지 서울 노원병, 부산 영도, 충남 부여·청양 등 3곳에서 재보궐 선거가 확정됐다. 향후 선거지역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새누리당이 패할 경우 국회 과반 의석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여당은 총력을 기울일 모양새다. '개국 공신'인 김무성 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부산 영도에 출마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 역시 재보선에서 패할 경우, 야권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물러설 수 없다.

현재 재보선에 대한 관심은 대선 이후 모습을 감췄던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의 귀환에 맞춰져 있다. 안 전 후보는 지난해 '안철수 현상'을 일으키며 대선 때 강력한 제3후보로 군림했다. 그의 복귀는 재보선 판을 흔들고, 야권 정계개편의 태풍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3월 복귀가 유력하다. '왕의 귀환'인 셈이다.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의 재보선 출마 역시 큰 관심사다. 이 전 후보는 안 전 후보와는 반대로, 재보선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당의 외연을 넓히기보다 당 정상화에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안철수] 귀국일은 3월 중순 유력... '왕의 귀환'

안철수 전 후보는 출국 3개월만인 내달 중순에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의 핵심 측근은 "비자만료일 3월 18일 이전에 귀국 할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비자를 연장하기 위해 캐나다라도 나갔다 오지 않겠느냐고 하는데, 말이 안 된다, 언론에 보도되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냐, 안 전 후보가 도망자는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귀국의 표면적인 이유는 비자만료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재보선에 직간접적으로 나서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직업 정치인의 길을 가겠다고 밝힌 안 전 후보 입장에서는 이번 재보선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유의미한 성과를 낼 경우, 안 전 후보 세력은 앞으로 신당 창당 등 본격적인 정치세력화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안 정치세력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야권 정계개편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민주당은 5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노 주류와 비주류 간의 당권 경쟁이 치열하다. 대선 패배 후 반성과 성찰이 없는 모습에 국민의 실망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 전 후보의 존재감을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재보선에서 승리할 경우, 야권 정계개편을 주도할 힘이 생기는 것이다.

안 전 후보의 또 다른 핵심 측근은 "안 전 후보가 재보선에 직접 뛸지, 측근을 내보내고 측면지원을 할지 논의 중"이라며 "만약 안 전 후보가 직접 나가서 배지를 달고 국회에 들어가면 민주당이 요동칠 것이다, 민주당에서 10여 명 정도 넘어오게 되면 신당을 만들 수 있고, 그럼 국회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10월 재보선이나 내년 지방선거는 너무 먼 얘기다, 그 때까지 '안철수 현상'이 계속 유지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전 후보의 재보선 참여에 대한 민주당의 우려가 크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만약 안 전 후보나 그 측근이 재보선에서 한두 석이라도 가져간다면, 민주당이 힘들어질 것 같다, 10월 재보선도 있고, 특히 내년 지방선거에서 급속하게 야권 성향 민심이 안철수 신당으로 기울어질 것"이라며 "민주당의 상당수 국회의원들도 민심을 따라 안철수 신당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전했다.

안 전 후보가 직접 재보선에 출마할 경우, 가장 유력한 곳은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이다. 재보선이 확정된 곳 중 유일한 수도권 지역이다. 민심의 풍향계인 수도권 지역에 출마할 경우, 다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야권 성향 선거구이기 때문에, 안 전 후보가 직접 나설 경우 어렵지 않게 승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의 부산 영도 출마를 점치는 이도 있다. 이곳 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전 본부장과의 한판 승부에서 이길 경우, 민주당을 제치고 박근혜 대통령의 대항마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산이 전통적인 새누리당의 텃밭이란 점과 부산에서의 김무성 전 본부장의 무게감을 감안하면, 아무리 안 전 후보라도 승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발 빼는 이정희] 당 재건에 주력... 내년 지방선거에 집중할 듯

지난 15일 경북 경산농업인회관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동시당직선거 유세전에 참석한 이정희 대표
 지난 15일 경북 경산농업인회관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동시당직선거 유세전에 참석한 이정희 대표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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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전 후보의 재보선 출마도 관심거리다. 지난해 12월 대선 후보 TV토론 당시 이 전 후보는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려 나왔다"고 말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다카키 마사오"라고 부르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확실한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이 전 후보가 22일 통합진보당 대표로 선출되자, 대립각을 부각시키기 위해 재보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한 재보선에서 야권연대가 중요한 의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유의미한 득표가 보장되는 중량감 있는 대중 정치인이 출마해 지분을 얻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통합진보당에서는 이 전 후보를 제외하고, 재보선에서 유의미한 득표를 올릴 후보군이 보이지 않는 점에서 이 전 후보의 출마를 점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 전 후보가 재보선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통합진보당 핵심 관계자는 "중앙당 차원에서는 재보선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특히, 이정희 전 후보는 1일 대표에 취임한 후 '정중동'의 행보를 통해 무너진 당의 지역 기반을 재건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회는 28일 마지막 회의에서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자 결정을 중앙당이 아닌 정태흥 서울시당 위원장에게 맡기기로 했다. 비대위는 정태흥 위원장을 비롯해 유선희 최고위원, 조현실 김재연 의원실 보좌관 등이 서울 노원병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당이 위기인 상황에서 이 전 후보의 당면 목표는 당 정상화가 돼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선동·김미희 의원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고, 오병윤·이석기 의원 역시 재판에 연루되는 등 6명의 의원 중 4명이 제대로 된 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통합진보당이 재보선에 역량을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전 후보는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민중 속으로'를 외치며 대표단의 전국 순회를 최우선 공약을 내걸었다. 당 대표로서 당의 외연을 넓히기보다 무너진 당 조직을 재건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는 것이다. 이 전 후보는 지난 17일 당대표 경선 유세에서 "(대표) 1년차에 지역에 가겠다는 판단을 내린 건 대단히 이례적인 약속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재보궐선거가 아닌 내년 지방선거에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전 후보는 "1년을 지역에 투자한다면 지방선거에서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각계각층의 민중 속에 뿌리박고 새로운 사람을 올라올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상반기 내에 조직을 정상화하고 정책당대회에서 한 번 모아내고 하반기엔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태그:#안철수 복귀 유력, #발빼는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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