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증여세 납부 기피의혹과 논문 이중게재 의혹등에 관해 의원들의 추궁을 받으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증여세 납부 기피의혹과 논문 이중게재 의혹등에 관해 의원들의 추궁을 받으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4일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방 후보자의 답변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고용·노동 현안과 관련해 방 후보자가 즉답을 피하거나 동문서답을 하면서 자신의 소신을 밝히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전문성이나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질타를 쏟아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는 최근 불거진 이마트 불법파견 문제를 중심으로 질의가 이어졌다. 지난 2월 28일 고용노동부가 이마트를 상대로 2차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이마트가 판매도급 분야 직원 1978명(23개 매장)에 대해 파견근로자보호법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방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린 당일 오전, 불볍파견 논란이 일었던 하도급 직원 1만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유통업계에 만연된 불법파견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자, 환노위원들은 이런 사실을 외면해온 고용노동부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방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내놓지 못했다. "장관에 취임하면 유통업계 전체를 대상으로 불법파견 실태를 조사해 불법적인 요소가 있는지 검토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뿐이었다.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이마트의 위법사항을 진작 발견하지 못했다는 지적에는 즉답을 피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1~2012년 대형유통업체 사내하도급 실태점검을 했지만, 당시 이마트에 대해서는 '법 위반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최근 조사결과와는 상반된 대목을 두고 고용노동부가 직무에 소홀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마트 불법파견·삼성 불산누출사고 등 현안에 "말할 수 없다" "듣지 못했다"

홍영표 민주통합당 의원은 "대기업의 불법고용이 있었음에도 지난 이명박 정부는 방치해왔다"며 "고용노동부가 1~3년 전 특별고용근로감독을 제대로 실시했어도 이런 문제는 일찍이 시정됐을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방 후보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의 노동정책이 노사 간 균형으로 이뤄 약한 부분은 지원하고 강한부분은 양보해야 한다"고 답했다. 질의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동문서답'을 한 것이다.

이에 홍 의원이 "고용노동부가 이마트 불법파견 문제와 관련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했는지 묻는데 왜 동문서답을 하나"라고 꼬집자, 방 후보자는 "직접 노동행정에 몸담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다"며 실태조사 등 감독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반복했다.

또한 방 후보자는 삼성·LG 등 대기업 산하 공장에서 불산 누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데 따른 구체적 대책도 밝히지 못했다.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은 "고용노동부 특별감독 결과 삼성전자 화성공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건수가 2000여 건이 발견됐다"며 "이런 문제가 삼성이란 대기업에서 발생한 것과 관련해 후보자의 생각을 말해달라"고 물었다.

방 후보자는 "정부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벌어진 일에 대해 우려스러운 마음이다, 대기업의 사회적 조치가 중요하므로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말하면서도 분명한 평가와 대책을 밝히지 않았다.

이에 김 의원이 "장관 후보자 집 앞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도 그리 쉽게 말할 것인가, 그 엄중한 조치가 뭔지 후보자의 의지를 묻고 싶다"라고 추궁하자, 방 후보자는 "당사자로서 (삼성전자 화성공장 특별감독 결과) 발표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듣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고용노동부 소관 업무인데도 정확히 파악 못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와 관련해서도 방 후보자는 "쌍용차 사태가 가진 노동적·사회적 측면이 있다"며 "장관으로서 피해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정리해고자나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명예퇴직자들을 고용안정이나 생활안정 차원에서 챙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 여부와 관련해서는 "사회 각계에서, 국회에서도 여야 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 쌍용차 국정조사와 관련해 여야 간 논의되는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이외에도 학교 비정규직 대량해고 사태·특수고용노동자 보호 방안·언론인 해고 문제 등의 질의가 이어졌지만, 방 후보자는 종종 매끄럽게 답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의원들이 질의하는 도중에 책상 위 종이를 뒤적였고, 종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답변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야 의원 "청문회 준비 자세 안 됐다" "업무파악 안 된 것 아니냐"

방 후보자의 이러한 답변 태도를 두고 여야 의원들은 적절치 않다고 성토했다. 인사청문회 앞서 제출한 서면답변서 내용 역시 부실하다는 불만도 나왔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은 "후보자의 비전과 소신을 검증해야하는데 무성의한 서면질의와 마찬가지로 청문회에서의 답변 역시 추상적"이라며 "그렇게 답변하니 장관 후보자로서의 자질을 문제 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도 "답변이 입에 발린 말이라 실망스럽다"며 "장관 후보자로서 청문회를 준비하는 자세가 안 됐다, 후보자로서의 생각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업무파악이 제대로 안 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방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전 불거진 증여세 납부 기피 의혹과 관련해 해명했다. 방 후보자는 2009년 12월22일 전남 해남에 있는 건물 지분 10분의 6(약 1억7300여만 원)을 증여받았지만 세금을 납부하지 않다 장관 후보자 발표가 난 후인 지난달 18일 증여세 2647만 3100원을 납부했다. 이를 두고 증여세를 기피하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방 후보자는 "공동 소유자로 등기돼 있는 사실을 후보자로 등록한 이후에 세금 관련 서류를 정리하면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쌍용차 국정조사' 패널 보더니... "굉장히 거슬린다"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이 4일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를 촉구하는 피켓을 내걸고 질의를 준비하고 있다.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이 4일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쌍용차 국정조사' 실시를 촉구하는 피켓을 내걸고 질의를 준비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4일 방하남 고용노동부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쌍용자동차 국정조사 실시하라'라는 구호가 적힌 패널을 가리키며 "거슬린다"고 지적해 논란이 일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가 시작되기에 앞서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이 가져온 패널을 보고 "장하나 의원께서 뭘 하나 걸쳐놓았는데 굉장히 거슬린다"며 패널을 철거해 줄 것을 신계륜 환노위원장에게 요구했다.

이에 장 의원은 "전날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차 천막농성장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는데도, 환노위 동료 의원이 패널 하나가 그저 '거슬린다'고 표현한 것에 제가 다 부끄럽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논란이 일자 이 의원은 오후 질의 시작 전 "쌍용차 문제가 거슬린다는 게 아니고 내 앞에 청문회와 관계없는 패널이 걸려 있어 거슬린다고 말한 것"이라며 "그렇다면 여당도 '정부조직법 빨리 (합의)해달라'는 패널을 붙여도 되는 건가 싶다"며 패널 철거를 재차 요구했다.

그러나 신계륜 위원장은 "장 의원의 소신이다, 강제로 (패널을) 내리게 할 수 없다"며 이 의원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태그:#방하남, #인사청문회, #박근혜 정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