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끝에 숨지며 14년 집권을 마감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장례식이 거행됐다.
9일(한국시각) 베네수엘라 국영방송으로 생중계된 차베스의 장례식은 수도 카라카스 군사학교 예배당에서 열렸으며 전 세계 50여 개국의 정상과 대표단과 약 2백만 명의 인파가 참석했다.
차베스와 각별한 사이였던 중남미 정상 대부분이 장례식을 함께했고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조문 사절단을 보냈다. 미국에서는 그레고리 믹스 민주당 하원의원, 윌리엄 델라헌트 전 공화당 하원의원이 참석했고 영화배우 숀 펜, 시민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도 함께했다.
차베스와 마지막 작별을 하기 위해 온 수많은 추모객은 베네수엘라 국기로 덮인 차베스의 관이 지나가자 눈물을 흘리며 "차베스 만세", "차베스 영원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차베스 시신 방부처리해 영구 전시베네수엘라 정부는 장례식이 끝난 뒤에도 7일 동안 더 군사학교 예배당에 차베스의 시신을 공개해 더 많은 추모객이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간이 끝나면 차베스의 시신은 영구 보존을 위한 방부처리 작업에 들어간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모든 국민이 차베스를 영원히 볼 수 있도록 블라디미르 레닌, 호찌민, 마오쩌둥처럼 시신을 방부 처리해 군사 박물관에 영구 전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장례식이 끝난 후 베네수엘라 국회에서는 차베스의 후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의 임시 대통령 취임식이 열렸다. 마두로 부통령은 차기 대선이 열릴 때까지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며 정부를 이끌게 된다.
베네수엘라 헌법에 따라 3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며 집권당인 베네수엘라통합사회당(PSUV)에서는 마두로 부통령이 직접 출마한다. 하지만 야권은 집권당이 권력을 이용해 선거를 유리하게 끌고 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