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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 2년째를 맞는 3월 11일, 삼척 시청 앞 삼척 핵발전소 반대 집회.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 2년째를 맞는 3월 11일, 삼척 시청 앞 삼척 핵발전소 반대 집회. ⓒ 성낙선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가 일어난 지 2년째가 되는 11일 강원도 삼척시에서는 그 사고로 희생을 당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삼척시 근덕면에 건설될 예정인 삼척 핵발전소를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는 "후쿠시마를 기억하고, 이 세상 어디에도 안전한 핵발전소는 없다"는 것을 알리는 한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2주년을 맞아 핵 없는 세상, 핵 없는 삼척을 위한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내려는 목적으로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집회에서 삼척시와 삼척시의회에 핵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주민들의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음 선거에서 삼척시와 시의회 심판할 것"을 경고했다.

삼척 핵발전소 반대 시민들이 이날 다시 삼척시 등에 주민투표를 요구한 데는, 박근혜 정부가 오는 8월 '핵 발전 고시 확정 정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주민투표를 통해 핵발전소를 결사반대하는 삼척 시민들의 뜻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그 뜻을 정부에 확실히 전달해야 한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집회는 삼척시청 앞 광장에서 '핵없는 세상을 위한 2013년 생명평화 미사'를 봉헌하고 나서, 삼척시청 앞에서 삼척우체국까지 '핵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삼척시민 3보1배 대행진'을 진행하는 순서로 거행됐다.

미사는 '천주교 원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서 주관했으며, 3보1배 대행진은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에서 주관했다. 이날 집회에는 300여 명의 삼척시민을 비롯해 김양호 강원도 도의원, 정진권 삼척시 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단체로는 근덕면원전반대투쟁위원회, 삼척환경시민연대, 진보신당, 민주통합당 등이 참석했다.

 삼척 시청 앞, 핵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삼척시민 3보1배 대행진을 준비하는 시민들.
삼척 시청 앞, 핵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삼척시민 3보1배 대행진을 준비하는 시민들. ⓒ 성낙선

"신재생에너지에 의존하는 에너지 절약형 사회 만들어야"

이날 집회에서 정의평화위원회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동시에,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에서도 보았듯이 "핵발전소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재앙"으로서 "다가올 미래는 지속가능한 신재생에너지에 의존하는, 아이들이 안전한 태양과 바람의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의평화위원회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 이후, 수십만 명의 피난민이 발생하고 일본 전 국토의 11.6%가 오염되는 등 후쿠시마는 아직도 진행 중인 사건"으로, "핵은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에너지이자 후세에 (핵 처리) 비용을 떠넘기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에너지"로 규정했다.

그리고 "핵발전소는 그 자체가 핵무기로 핵무기 이상의 위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북한의 핵실험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한심한 일"이라며,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핵발전소에 우리의 미래를 맡기지 말고, 신재생 에너지, 안전한 에너지에 의존하는 에너지 절약형 사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상임대표 박홍표 신부)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삼척시장과 삼척시의회는 '주민투표' 약속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박근혜 정부가 8월경 수립될 제2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에서 핵 발전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조속히 삼척시와 삼척시의회가 주민투표를 발의"해 삼척시민들의 뜻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는 주민투표를 실시하자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김대수 삼척시장을 비롯해 지역 정치인들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경고"하고, "우리의 염원을 저버린다면 이제는 물리적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삼척시민환경연대 김승호 대표(강원대 삼척캠퍼스 환경공학과 교수)는 핵발전소를 유치하는 데 앞장서 온 김대수 삼척시장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전국 240여 개의 지자체 중에서 지자체장이 직접 나서서 죽기 살기로 핵발전소를 유치한 사람은 삼척시장뿐"이라며 "삼척 핵발전소가 백지화될 때까지 결사적으로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양호 강원도 도의원은 "핵 없는 세상을 위해 싸워온 삼척 시민"들에 감사의 말을 전한 뒤 "삼척 원전으로부터 삼척을 끝까지 지켜내자"고 말했다. 정진권 삼척시 시의원은 "주민투표는 삼척 시민의 권리"로 "주민투표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결사적으로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보 1배는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질서 있게 진행됐다. 3보 1배를 마친 참가자들은 삼척우체국 앞에서, "핵발전소 건설 구역 지정 고시 해제" "주민투표 실시" "핵발전소 결사반대" 등의 구호를 외친 뒤 집회를 마무리했다.

 삼척 시청 앞, 핵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3보 1배 대행진.
삼척 시청 앞, 핵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3보 1배 대행진. ⓒ 성낙선

 삼척시 척주로를 지나는 핵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삼척시민 3보 1배 대행진.
삼척시 척주로를 지나는 핵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삼척시민 3보 1배 대행진. ⓒ 성낙선

 핵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삼척시민 3보 1배 대행진.
핵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삼척시민 3보 1배 대행진. ⓒ 성낙선



#삼척 원전#후쿠시마#핵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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