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 위주의 이기적인 세태 속에서도 묵묵히 진정 사람 사는 세상의 자유를 위하여, 사람 사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위하여 애쓰는 활동가들이야말로 보석과도 같은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작지만 소중한 정성과 따뜻한 마음을 담아 드립니다."언제나 사회의 낮은 곳에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생활하면서도, 때론 자기 앞가림조차 못하는 사람들로 취급받기도 하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모처럼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각별한 덕담과 함께 40㎏ 쌀 포대까지 선물로 받은 것.
불교 NGO단체인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법일)는 13일 오전 10시 사무실에서 제6회 광주전남지역 시민 사회단체 활동가 자비의 쌀 나누기 행사를 가졌다.
농부들의 땀방울이 배인 소중한 먹거리인 쌀의 의미를 되새기고, 통일, 평화, 인권, 노동, 다문화, 생명평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을 격려하자는 취지다.
6년째, 해고노동자, 시민단체활동가 등에 총 1만300㎏ 쌀 전달자비의 쌀 나누기 행사는 지난 2008년 시민사회단체의 추천을 받아 총23개 단체 활동가 및 로케트전기 해고노동자에게 쌀 1000㎏을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6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올해 자비의 쌀 나누기 행사에는 전남 완도 신흥사에서 쌀 160㎏를 내 놓는 등 광주전남 14개 사찰에서 십시일반 참여했는데, 반가운 것은 2008년 제1회 행사를 가진 이래 조금씩 그 양이 늘어간다는 것.
지난해에는 총39단체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에게 1560㎏의 쌀을 전달했으며, 6회째인 올해는 총 41개 단체 활동가들에게 개인당 40㎏씩의 쌀 1640㎏의 쌀을 전달했다. 광주전남불교환경운동연대가 지금까지 쌀 나누기 행사를 통해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기부한 쌀은 총 1만300㎏, 현금은 392만 원에 이른다.
궁금한 것은, 주위에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왜 유독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눈을 돌리게 됐는가 하는 것.
상임대표인 법일스님은 인사말에서 "새 정권이 출범했지만 남북 간에 긴장 국면이 조성되는 등 여러 상황들이 간단치 않아 보인다"며 "이럴수록 각 분야에서 어렵게 일하는 분들이 서로 연대하고 소통해서, 우리 사회를 위해 더 맑고 건강한 목소리를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야 말로 우리 사회를 밝히는 근간이 되고 있지만 이들 활동가들이 감내해야 할 조건과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아요."이해모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집행위원장은, 단체에 전달할 수도 있지만 특별히 그 안에서 활동하는 개인 활동가에게 쌀을 전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생각지 않은 선물을 받은 활동가들은 이날 활짝 웃었다. 이날 10㎏의 쌀 4포대를 선물로 받은 윤혜영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총무부장은 "시민단체 활동가는 당연히 남을 챙겨야 한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오늘 뜻하지 않는 감동을 받았다"며 "사찰에서 부처님 전에 청정한 마음으로 올리는 쌀을 모아 우리한테 전했다고 생각하니 남다른 대접을 받은 느낌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