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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교사들의 명예퇴직을 희망이 늘고 있다. 건강, 업무에 대한 피로도와 부적응, 교권 추락과 관료적인 교육체계 대한 회의 등 이유는 다양하다. 이 가운데 업무에 대한 부적응과 교권 추락과 관료적인 교육체계 대한 회의 등은 교육당국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개선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들어 교사들의 명예퇴직을 희망이 늘고 있다. 건강, 업무에 대한 피로도와 부적응, 교권 추락과 관료적인 교육체계 대한 회의 등 이유는 다양하다. 이 가운데 업무에 대한 부적응과 교권 추락과 관료적인 교육체계 대한 회의 등은 교육당국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개선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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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명예퇴직으로 교단을 떠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학교를 떠난, 이른바 명예퇴직한 교원 수가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4738명에 이른다.

명예퇴직을 선택한 교원은 2009년 2776명, 2010년 3548명, 2011년 3818명으로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2년 전에 비해 70% 이상 늘어났다. 명퇴 대상은 근무 연수 20년 이상, 정년 1년 이상 남겨둔 교원이다.

명퇴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명퇴자 평균 교직 경력은 28년, 나이는 53~54세로 보고되고 있다. 이른바 40대 신청자가 늘고 있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다.

이러다보니 명퇴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 교사 이아무개씨는 일찍이 교편을 잡고 퇴직했지만 기간제 교사로 뛰고 있다. 그는 70세를 앞두고 있지만, 영어과목 교사인지라 여전히 자리가 생긴다. 또 명퇴한 뒤에 경제적인 이유로 기간제 교사를 택하기도 한다. 연금을 받으면서 월 수입은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교육청이 발표한 '2013년도 2월말 명예퇴직 대상자 명단'을 살펴보면 초등 27명, 중등 147명으로 모두 174명에 달했다. 2012년도 2월에 발표한 명예퇴직 대상자가 초등 50명, 중등 58명 모두 88명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긍지 느낄 수 없는 교단

건강과 업무에 대한 피로도와 부적응, 교권 추락과 관료적인 교육체계 대한 회의 등 저마다 퇴직 이유는 다양했다.

충북 충주의 A고등학교에서 근무했던 김아무개(58·남) 교사는 지난해 8월 교육청에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교단에 몸담은 지 30년 만에 교편을 놓은 김 교사는 "요즘의 학교가 옛날보다 지내기가 어렵다, 업무가 전산화되면서 업무의 양이 날이 갈수록 많아졌다"며 "수시입학이라든지 다양한 입학제도로 생활기록부 작성하는 것도 힘들어지고 데이터처리 양이 많아졌다, 나이든 교사들은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기도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청원 B고등학교에서 근무했던 조아무개(54·남) 교사도 김 교사와 비슷한 이유로 올해 2월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정년이 10여 년 가량 남았지만 더 이상 학교에 남아 있으면 힘들 것 같다는 이유였다.

조 교사는 "전공이 전자 분야다, 이전에는 학교에서 전자과 하나로 되어 있었는데, 특성화가 되면서 교육과정이 상당히 많이 변했다"며 "B고에서 특성화고로 바뀌면서 몇몇 과정은  어디서 배워 본 적도 없고 교사들을 가르치는 곳도 없어 이런 저런 어려움 때문에 결국 회의감이 들어 그만두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영·수 과목은 거의 변하지 않고 그것만 가르쳐 주면 되지 않나, 하지만 이공계통의 수업은 급변하는 시대에 따라 조금씩 매번 바뀌었다"면서 "시대는 나날이 바뀌는데 그동안 지내면서 해박한 지식을 갖추지 못했었다, 기자재는 새로운 것이 들어오고 수업 들어갔다 나오면 제대로 가르쳤나 싶어 뒤통수가 뜨끔 뜨끔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들이 원할 때 언제 어디서든 수업과 관련된 연수를 받고 정말로 자신감 있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게 도교육청에서 교사 교육연수에 대폭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닥까지 떨어진 교권도 씁쓸하게 들렸다. 김 교사는 "또 수업만 하면 괜찮은데, 학생과의 관계도 문제가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요즘에는 교사와 학생이 소통이 안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어떨 때는 적대적인 관계까지 만들어지기도 한다"며 "학부형들도 힘들게 한다, 학생들이 잘못한 것을 교사 입장에서 봐야 하는데 앞 뒤 가리지 않고 무조건 자식을 옹호하며 교사를 비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조 교사는 "현재 교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교육청과 교원단체도 마찬가지"라며 "정신적으로 상담을 받는 등 정말로 도움을 받아야 할 교사들이 상당히 많다"고 주장했다.

조 교사의 경우를 들어보면 더욱 서글퍼진다. 그는 "과거에 비해서 요즘 학생 생활지도 문제가 상당히 심하다, 나이를 먹다 보니까 아이들을 오히려 (나를) 피한다"면서 "아이들 사이에서 폭력적인 장면이 눈에 띄는데도 못 본 척하고 다닌다, 자칫하다가 오히려 다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도교육청 차원에서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해 제도적 지원을 해주고 교권을 보호해 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선 치르며 명퇴자 급증... 의혹도 제기 돼

관리자들의 관료주의도 이들이 학교를 떠나게 만드는 데 한 몫 한다. 김 교사는 "대표적인 관료주의자 이기용 교육감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모두 마찬가지다"라며 "권위적이고 관료적인 교육체계는 수십 년간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에는 더욱 심해진 것 같다"고 비판했다.

조 교사도 ""한동안은 좀 시들어졌나 싶었는데 최선 관리자들의 권위주의가 부각되는 모습이 보였다"며 "나도 나이가 웬만큼 먹은 상태인데 학교 관료들로부터 치욕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교사들 사이에서 명퇴 수당 제도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지난 2월 퇴직을 신청한 교사들이 많았다고 한다. 김 교사는 "나는 7개월 전에 학교를 나왔는데 올해 2월에 퇴직하신 분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 이유는 대통령 선거 전에 정년을 연장한다는 얘기가 돌면서부터다"라며 "현재 국회 계류 중이지만 정년 연장하면 명예퇴직 수당을 주겠느냐며 명퇴 수당 제도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런 불리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하니까 가뜩이나 학교생활이 힘든데 적당히 접어야 한다는 여론이 교사들 사이에 퍼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직 교사들도 마음은 벌써부터 '콩밭(?)'에 가 있다. 교사 박아무개씨는 교권침해를 받을 때나 교장으로부터 잔소리를 들을 때면 즐겨찾기를 해놓은 연금관리공단에 들어간다. 교직생활 17년째인 그는 몇 년 만 더 참으면 명예퇴직 대상이 된다. 그는 20년을 채우면 명예퇴직을 신청할 계획이다. 더 일하면 좋겠지만 교사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느끼는 A씨는 명예퇴직 수당 및 연금을 받는다면 덜 벌어도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지역시사주간지 <충청리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교사, #명예퇴직, #교권 추락, #충청리뷰, #충북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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