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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상 '가고파 시비'가 페인트와 계란·밀가루로 뒤범벅이 됐다. 3·15의거를 폄훼하고 독재정권에 부역했던 이은상이 쓴 시 <가고파>를 새긴 마산역 광장의 시비를 철거하지 않자 '수모'를 당한 것이다.

22개 단체로 구성된 '마산역광장 이은상시비 철거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14일 오후 6시 마산역광장 시비 앞에서 '철거 촉구와 시비 응징 행사'를 열었다. 3·15의거 53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두고 열린 것이다.

마산역광장에 세워진 '이은상 가고파 시비'가 폐인트와 계란, 밀가루로 훼손되어 있다. '마산역광장 이은상시비 철거대책위'는 이은상이 친독재 경력이 있고, 3.15의거를 폄훼했다며 시비 철거를 촉구하고 있다.
 마산역광장에 세워진 '이은상 가고파 시비'가 폐인트와 계란, 밀가루로 훼손되어 있다. '마산역광장 이은상시비 철거대책위'는 이은상이 친독재 경력이 있고, 3.15의거를 폄훼했다며 시비 철거를 촉구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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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역광장 이은상 시비 철거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3.15의거 53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6시 마산역 광장 '이은상 가고파 시비' 앞에서 철거 촉구와 시비 응징 행사를 가졌다. 사진은 참가자들이 계란을 투척하고 있는 모습.
 '마산역광장 이은상 시비 철거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3.15의거 53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6시 마산역 광장 '이은상 가고파 시비' 앞에서 철거 촉구와 시비 응징 행사를 가졌다. 사진은 참가자들이 계란을 투척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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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는 집회가 끝난 뒤 계란과 밀가루를 시비에 투척했다. 앞서 누군가가 이날 새벽 시비 앞면에 페인트로 훼손했으며, 제막식이 있었던 지난 2월 6일에도 시비 뒷면에 페인트로 훼손했다.

대책위는 "마산의 민주성지로서 자긍심을 짓밟았던 이은상을 미화하는 시비가 공공장소인 마산역 광장에 들어섰다"며 "이은상 미화를 규탄하고, 시비 철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제막식 뒤 계속해서 기자회견과 집회·마산역장 면담 등을 통해 3월 15일 이전까지 시비를 철거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허인수 마산역장은 시비 철거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책위는 "3월 15일 오후 3시 15분까지 기다려 보고, 그래도 철거하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3월 15일 오후 3시 15분까지 철거하라"

이날 집회에는 송순호·문순규 창원시의원과 김유철 창원민예총 회장,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안승욱 전 경남대 교수, 박유호 통합진보당 창원지역위원장, 김종연 열린사회희망연대 공동대표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사회를 본 김의곤 열린사회희망연대 공동대표는 "옛날부터 '글값'과 '몸값'은 같다고 했다, 글이 치욕스러우면 불살랐다"며 "저 돌덩어리는 마산으로 들어오는 3·15 의거 영령들의 길을 막고 서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남해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마산) 회장은 "지금 남원에 있는 김주열 열사 묘역에 참배하고 오는 길이다, 3·15와 관련한 이은상의 당시 발언은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힘을 가졌다, 공적 기록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는 3·15를 폭도라 했고, 김주열 열사를 폭도로 몰아 그 정신을 죽이려 했다, 이은상은 역사에서 지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산역광장 이은상 시비 철거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3.15의거 53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6시 마산역 광장 '이은상 가고파 시비' 앞에서 철거 촉구와 시비 응징 행사를 가졌다. 사진은 참가자들이 밀가루를 투척하고 있는 모습.
 '마산역광장 이은상 시비 철거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3.15의거 53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6시 마산역 광장 '이은상 가고파 시비' 앞에서 철거 촉구와 시비 응징 행사를 가졌다. 사진은 참가자들이 밀가루를 투척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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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역광장 이은상 시비 철거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3.15의거 53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6시 마산역 광장 '이은상 가고파 시비' 앞에서 철거 촉구와 시비 응징 행사를 가졌다.
 '마산역광장 이은상 시비 철거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3.15의거 53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6시 마산역 광장 '이은상 가고파 시비' 앞에서 철거 촉구와 시비 응징 행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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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3·15의거정신계승시민연대 대표는 "문인들은 그 시대의 정의를 가르치고 시대를 밝히는 글을 써서 올곧게 걸어가도록 인도해야 한다"며 "이은상의 미화는 마산시민의 자존심을 완전히 짓밟은 것이며, 이 나라에서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우려는 사람들을 모독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순규 의원은 "박완수 창원시장과 안홍준(마산회원)·이주영(마산합포) 국회의원, 시·도 의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그래서 3·15정신 계승에 있어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야 한다, 이 문제는 누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가름 내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명 본부장은 "노동자들은 일하느라 모르는 일들이 많지만 안다면 실천에 옮긴다, 시비가 없어지도록 힘을 모으겠다"며 "철도노조에 공식 요청하고, 시비가 없어지는 그날까지 이은상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왜 시비가 없어져야 하는지 제대로 알려내고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야권 창원시의원 "이은상 시비 당장 철거하라"

창원시의회 야권 의원들은 시비 철거를 촉구했다.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소속 13명의 의원들은 14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2005년 5월 옛 마산시의회에서 이은상에 대한 시민 평가가 부정적이라는 사실을 의회 의결을 통해 확인했기 때문에 이은상 관련 논란은 당시 종지부를 찍었다"며 "1999년 옛 마산시가 이은상 문학관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이은상이 독재에 부역한 반민주 인사라는 주장과 문학적 업적이 크다는 주장이 6년간 맞서다가 결국 의회에서 문학관 이름을 마산문학관으로 지어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고 밝혔다.

'마산역광장 이은상 시비 철거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3.15의거 53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6시 마산역 광장 '이은상 가고파 시비' 앞에서 철거 촉구와 시비 응징 행사를 가졌다.
 '마산역광장 이은상 시비 철거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3.15의거 53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6시 마산역 광장 '이은상 가고파 시비' 앞에서 철거 촉구와 시비 응징 행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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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역광장에 세워진 '이은상 가고파 시비'가 페인트로 훼손된 가운데, 14일 오후 시민들이 훼손된 시비를 바라보고 있다.
 마산역광장에 세워진 '이은상 가고파 시비'가 페인트로 훼손된 가운데, 14일 오후 시민들이 훼손된 시비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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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옛 마산시의회에서 종지부를 찍은 이은상 문제가 또다시 지역사회의 논쟁거리가 되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라며 "이은상 시비가 공공장소이면서 마산의 관문인 마산역에 세워진 것을 보고 마산시민 모두가 이은상을 존경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인물로 여기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공공장소인 마산역에 세워진 이은상 시비를 당장 철거할 것"을 촉구했다.

'이은상 가고파 시비'는 허인수 마산관리역장이 제안해 국제로타리클럽(3720지구)이 3000만 원을 들여 지난 2월 6일 세웠다. 시비 앞면에는 이은상이 쓴 <가고파>가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김복근씨가 쓴 약력이 새겨져 있다.

3.5의거를 폄훼했던 이은상이 쓴 <가고파> 시비가 마산역광장에 세워져 있는데, 14일 누군가 시비 앞면에 페인트로 훼손해 놓았다. 페인트는 계란에 넣어 던져져으며, 바닥과 시비 앞면에 계란이 붙어 있었다.
 3.5의거를 폄훼했던 이은상이 쓴 <가고파> 시비가 마산역광장에 세워져 있는데, 14일 누군가 시비 앞면에 페인트로 훼손해 놓았다. 페인트는 계란에 넣어 던져져으며, 바닥과 시비 앞면에 계란이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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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은상, #마산역광장, #3.15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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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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