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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회사협의회(대표 이정용)가 88일간 '철탑 고공농성'을 벌였던 강병재(50)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의장과 했던 채용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강병재 의장은 대우조선 사내하청업체 소속으로 있다가 그가 소속되었던 업체가 폐업하면서 해고되었다. 강 의장은 '위장폐업'이라 주장했고, '원직 복직'을 요구하며 2011년 3월 7일부터 6월 2일까지 88일간 대우조선 송전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다.

강 의장은 15만4000v 전류가 흐르는 송전철탑(45m 높이)의 18m 높이에서 농성을 벌였다. 강 의장이 고공농성에 들어가자 정규직인 대우조선노동조합과 금속노조 경남지부 등이 나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회사협의회 강장규 대표와 강병재 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의장이  2011년 5월 '철탑 고공농성 해제'로 확약서에 서명했지만, 2012년 12월까지 채용하기로 했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사진 왼쪽은 강병재 의장, 오른쪽은 철탑 농성 때 모습.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회사협의회 강장규 대표와 강병재 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의장이 2011년 5월 '철탑 고공농성 해제'로 확약서에 서명했지만, 2012년 12월까지 채용하기로 했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사진 왼쪽은 강병재 의장, 오른쪽은 철탑 농성 때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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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강병재 의장은 대우조선 사내협력회사협의회(당시 대표 강장규, 현 대표 이정용)와 '확약서'에 서명하면서 농성을 해제했다. 양측은 확약서에서 "신의 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확약사항을 이행한다"고 했다.

양측은 "2012년 12월 이내에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업체(해고 전 수행업무)로 채용하도록 한다, 단 본인이 원하면 사외 취업을 알선한다"고 약속했다.

또 양측은 "채용시기 등은 업체의 사정을 고려해서 하며, 채용 당사자의 의견을 존중하여 협의회에서 결정한다"며 "채용 당사자는 회사 업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채용업체는 채용 이후 불이익한 대우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강병재 의장은 2012년 12월 안으로 대우조선 사내하청업체에 채용될 것으로 보았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강 의장은 대우조선 북문 앞에서 '복직 합의이행' 등을 촉구하며 올해부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우조선 사내협력회사협의회 전·현 대표들은 '확약서'를 지킬 수 없다는 입장이고, 원청인 대우조선은 당사자가 아니기에 확약서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회사협의회 강장규 대표와 강병재 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의장이  2011년 5월 '철탑 고공농성 해제'로 서명했던 확약서다.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회사협의회 강장규 대표와 강병재 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의장이 2011년 5월 '철탑 고공농성 해제'로 서명했던 확약서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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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장규 전 대표는 "당시 확약은 고공철탑을 풀기 위한 명분상의 절차였다, 협의회에서 두 차례 각 업체별로 구직 요청을 했는데 응하는 업체가 없었다"면서 "강병재씨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고생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정용 대표는 "강병재씨한테 내용증명을 보내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강씨가 처음에 근무했던 업체는 폐업하고 없다, 원직복직을 원하는데, 없어진 회사를 새로 설립할 수도 없는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채용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강병재 의장은 "확약서를 작성할 때는 사내협력업체협의회 대표와 했지만 그것은 형식적인 것이었고, 당시 원청업체가 관여했던 것으로 안다"며 "지금와서 원청이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 협력업체가 무슨 힘이 있겠나. 원청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저 혼자 싸우다시피 한다. 간혹 막노동을 하기도 하는데, 생활이 힘들다. 고등학교 1학년인 딸과 같이 아파트에 전세를 얻어 살다가 지금은 '투룸'(방 2개)으로 옮겼다"며 "복직을 확약했던 만큼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강병재, #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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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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