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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오후 여수시 여서동 <여수넷통>강의실에서 엄길수 강사가 ‘19금 낭만이 흐르는 에로티시즘 2013 봄맞이 인문학 강좌’를 열고 있다.
21일 오후 여수시 여서동 <여수넷통>강의실에서 엄길수 강사가 ‘19금 낭만이 흐르는 에로티시즘 2013 봄맞이 인문학 강좌’를 열고 있다. ⓒ 심명남

자신의 별장에 정부 고위층을 비롯해 사회 각계 인사들을 불러들여 성 접대한 의혹을 받고 있는 한 건설업자의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러한 성 접대는 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한 단면이다.

오늘날 성에 대한 인식은 저속한 것, 부끄러운 것, 즐기기 위한 것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는 성(性)이 향락적 상품화로 왜곡, 성범죄로 얼룩져 있는 현대인의 성 풍속도를 방증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성을 표현한 유물은 1908년 오스트리아에서 출토된 '뵐렌도르프의 비너스'라 불리는 여체 조각상이다. 이 조각상은 아이를 낳는데 중요한 엉덩이와 가슴이 강조되어 있다. 여성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는 것을 강조한다.

조선 춘화에 담긴 옛사람의 성

 1908년 오스트리아에서 출토된 ‘뵐렌도르프의 비너스’라 불리는 여체 조각상(좌)과 혜원 신윤복의 춘화(우상단) 그리고 조선후기 춘화별전에 세계진 체위의 한 장면(우하단)이다.
1908년 오스트리아에서 출토된 ‘뵐렌도르프의 비너스’라 불리는 여체 조각상(좌)과 혜원 신윤복의 춘화(우상단) 그리고 조선후기 춘화별전에 세계진 체위의 한 장면(우하단)이다. ⓒ

쾌락만을 추구하며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키는 성(性)이 아닌 좀 해학적인 성은 없을까?

21일 오후 여수시 여서동 <여수넷통> 강의실에서 열린 '19금 낭만이 흐르는 에로티시즘 2013 봄맞이 인문학 강좌'를 통해 우리조상들의 해학적인 성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강좌는 지역언론 <여수넷통>이 마련한 세 번째 인문학강좌다. 첫 시간은 '미술로 본 옛사람들의 삶과 풍류'가 주제다. 22일에는 '조선춘화에 담긴 옛사람들의 性'이 이어진다. 이날 지역의 많은 시민들이 강의를 듣고 우리 선조들의 에로티시즘을 통해 웃음을 만끽했다.

 21일 오후 여수시 여서동 <여수넷통>강의실에서 열린 ‘19금 낭만이 흐르는 에로티시즘 2013 봄맞이 인문학 강좌’중 시민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21일 오후 여수시 여서동 <여수넷통>강의실에서 열린 ‘19금 낭만이 흐르는 에로티시즘 2013 봄맞이 인문학 강좌’중 시민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 심명남

춘화[春畵]의 사전적 의미는 남녀 간에 성교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오후 7부터 2시간 동안 '조선 춘화에 담긴 옛사람의 性'에 대한 강의를 펼친 이는 조각가이면서 미술사가로 알려진 엄길수씨다.

엄길수는 누구?
조각가면서 미술가다. 여수지역 고교에서 30년 동안 교편을 잡았다. 마지막 여수충무고에서 명예 퇴직했다. 그는 전남대 사범대 조각가로 활동하며 같은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다. 전통문화 연구강좌를 해오며 현재는 여수넷통에서 문화사업단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시절 성은 권력유지의 한 수단이었다"며 이에 대해 비판했다.

"신라에 대해 화랑의 애국충절로만 애기하는데 박정희 정권 이후 신라는 너무 미화 되었다, 유물로 통해 보면 <MBC>드라마 선덕여왕에 나오는 미실은 색공지신(色供之臣)가문 출신이다, 이는 성을 왕에게 제공해서 집안이 유지되는 격이다, 거짓된 허위의식의 이중단면이다."

여수 성 해학의 상징...남정중, 화정려

 여수의 성(性) 해학의 상징인 남정중(男正重)과 화정려(火正黎)의 비석
여수의 성(性) 해학의 상징인 남정중(男正重)과 화정려(火正黎)의 비석 ⓒ

여수지역의 성에 대한 유물과 해학도 소개했다. 여수에 남정중(男正重)과 화정려(火正黎)가 있다. 남정중은 코가 아주 컸다. 그런데 남아있는 것을 보면 코가 없다. 이유인즉 전쟁에 남편을 잃은 과수댁이 밤마다 해변에 나와 남정중의 코에 자기 하체를 대고 문질러 댔다. 그 모습이 하도 딱해서 시어머니가 코를 잘라 며느리 방에 넣어줬다는 이야기다.

또 전라좌수영 병사들은 외로울 땐 밤마다 화정려를 붙들고 밤을 새웠다. 병사들이 화정녀의 머리에 앉아 초병을 서서 머리가 납작하게 닿아버렸다. 이 여인석은 외로운 병사를 달래 주려다 머리가 다 빠지고 몸을 맡기는 바람에 귀가 사라졌다는 얘기다.

그럼 우리나라 대표적인 풍속화는 뭐가 있을까? 국보 285호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남성의 성기는 힘과 능력을 상징한 반면 여성의 성기는 다산과 풍요를 상징한다. 또 통일신라시대는 왕족의 풍류공간이었던 안압지에서 목제 남근이 4점이나 출토되었다. 그는 "이것의 용도는 후궁들이 사용했던 자위행위의 도구인지 아들을 바라는 신앙적 도구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것 역시 상류층의 이중적인 성생활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조선시대는 유교가 성행해 남녀의 성을 금기로 삼았다. 하지만 조선후기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를 통해 그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당시 중국과 일본의 문화교류로 성행위를 묘사한 '춘화별전'도 생겨났다. 각 나라마다 춘화의 특성도 비교된다. 중국의 춘화는 혼교가 많고 화사한 반면 일본은 성행위의 감정을 극대화 시켰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은근한 관능미와 소란스럽지 않은 성 풍습을 담고 있다.

 ‘19금 낭만이 흐르는 에로티시즘 2013 봄맞이 인문학 강좌’에 조선시대 김홍도의 운우도첩과 신윤복의 건곤일회첩 춘화가 전시되었다.
‘19금 낭만이 흐르는 에로티시즘 2013 봄맞이 인문학 강좌’에 조선시대 김홍도의 운우도첩과 신윤복의 건곤일회첩 춘화가 전시되었다. ⓒ 심명남

이처럼 우리나라의 성문화는 세계 어느 지역의 에로티시즘 미술 못지않게 뛰어난 회화성과 예술미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시대 춘화의 공개는 아직까지 폐쇄적인 공권력에 의해 제약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는 "우리 춘화를 소개하는 서적이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되어 국내에 역수입되는 한심한 실정이다"며 이렇게 말한다.

"유럽의 성(性)대가 피카소의 그림이 550억에 팔렸다. 우리나라 최고 개혁 군주로 알려진 정조가 성을 금기한 문체반정으로 이런 책을 불태우지 않았다면 미국 땅을 전부 다 사고도 남았을텐데..."

여수넷통 한창진 대표는 "우리말에 '동네무당 용한지 모른다'는 말이 있다"며 "흔히 비싼 돈을 주고 서울에서 유명한 강사를 모셔와야 좋은 강의, 훌륭한 강의인줄 아는데 이제 동네사람 소중한 줄 알자, 여수넷통은 우리지역의 더 많은 사람들을 강사로 초청해 더 유익한 행사를 진행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인문학강좌#여수넷통#엄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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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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