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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략쿠지 절의 대웅전에 해당되는 곤폰주도(根本中堂) 건물입니다. 안에는 중국에서 천태종을 전해올 때 지니고 온 불을 1200년간 이어 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 건물을 일본 국보이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엔략쿠지 절의 대웅전에 해당되는 곤폰주도(根本中堂) 건물입니다. 안에는 중국에서 천태종을 전해올 때 지니고 온 불을 1200년간 이어 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 건물을 일본 국보이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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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시가현과 교토시 사이에 있는 히에잔(比叡山) 산(해발 848 미터) 엔략쿠지(延曆寺) 절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헤이안 시대 이후 일본 불교의 발상지이기도 합니다. 일본의 유명한 스님들이 이곳에서 도를 닦고 새로운 종파를 엽니다. 일본에서 불교의 새로운 종파를 여는 것은 깊은 뜻을 지닙니다. 왜냐하면 일본 불교에서는 석가모니 부처님보다도 새로운 종파를 연 종조 스님을 귀하게 여기고 대웅전에도 부처님 상 옆에 종조 상을 모셔놓기 때문입니다.

나라 시대를 이어서 교토에 도읍지를 정하고 헤이안시대가 열립니다. 헤이안 시대 이후 일본 불교는 급속도로 커나갑니다. 이 때 불교는 국왕과 손을 잡고 귀족 불교를 이어가기 때문입니다. 오래전부터 일본의 불교 스님은 한자를 아는 식자층으로 정치와 깊숙이 관계를 이어갔으며, 왕의 친인척이나 왕 자신도 권좌에서 물러나면 스님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불교 세력이 강력하여 무사 세력과 충돌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엔략쿠지 절 곤폰주도 앞에 있는 문수루입니다. 건물 이층에 문수보살이 놓여있습니다. 문수보살은 중생의 지혜와 학문을 도와준다고 합니다. 이층에 올라가는 계단이 가파른 것은 학문의 어려움을 말하는 지도 모릅니다. 문수루는 1642년 다시 지어졌으며 곤포주로의 정문 역할을 합니다.
 엔략쿠지 절 곤폰주도 앞에 있는 문수루입니다. 건물 이층에 문수보살이 놓여있습니다. 문수보살은 중생의 지혜와 학문을 도와준다고 합니다. 이층에 올라가는 계단이 가파른 것은 학문의 어려움을 말하는 지도 모릅니다. 문수루는 1642년 다시 지어졌으며 곤포주로의 정문 역할을 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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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현 히에잔 산은 교토시와 시가현 경계에 있습니다. 산 동쪽은 시가현 비와코 호수와 이어있고, 서쪽은 교토시와 이어있습니다. 지금은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차로 물자를 운반하지만 옛날에는 비와코 호수를 이용하여 물자를 날라다가 이곳 히에잔 산을 넘어서 교토로 물자를 보냈습니다. 따라서 히에잔 산은 교통의 요지이자 물자가 모이는 시장의 기능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람과 돈이 모이는 곳에는 그 돈과 물자가 주는 편안함을 지속적으로 누리려는 소망이 종교로 향하게 됩니다. 돈을 가진 사람들은 절에 많은 시주를 하고, 자신의 영화가 영원히 지속되기를 기원합니다. 돈과 권력을 가진 절은 절의 권위를 내세우고,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 크고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는 큰 절을 짓습니다.

  엔략쿠지 절의 대웅전 건물 정면에서 본 곤폰주도입니다.
 엔략쿠지 절의 대웅전 건물 정면에서 본 곤폰주도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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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년 전 이곳 히에잔 산기슭에 지은 절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오래된 건물은 지금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국보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습니다. 특히 히에잔 산 엔략쿠지 절은 도도(東塔), 사이토(西塔), 요카와(橫川) 등 세 곳으로 나뉘어 수많은 절과 암자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도도에 곤폰주도라고 하는 대웅전 건물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곤폰주도는 산 속에 있으면서도 산이 아닌 듯 골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에 들어갈 때는 누구나 신발을 벗고 복도를 지나서 들어갑니다. 불상이 있는 곳과 참배자가 참배하는 곳은 떨어져 있고, 그 사이에 낮게 스님 자리가 있습니다. 이것은 부처와 중생이 귀하고 같은 등급이고 스님은 낮은 곳에서 부처와 중생을 섬겨야 한다는 일본 천태종의 기본 사상을 건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불교가 생활 불교로 일상생활 속에 깊게 자리 잡은 것은 불교가 가진 그러한 생각이 중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엔랴쿠지 절이 있는 히에잔 산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시가현 오츠시입니다. 시가현 한 가운데는  비와코 호수가 있습니다. 이 호수는 둘래 길이가 200 킬로미터가 넘습니다. 이 물은 교토, 오사카, 고베 등 천 만 명 이상이 수도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엔랴쿠지 절이 있는 히에잔 산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시가현 오츠시입니다. 시가현 한 가운데는 비와코 호수가 있습니다. 이 호수는 둘래 길이가 200 킬로미터가 넘습니다. 이 물은 교토, 오사카, 고베 등 천 만 명 이상이 수도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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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에잔(比叡山) 산 엔략쿠지(延曆寺) 절 가는 법> 교토역 앞이나 게이한 산조 역 앞에서 히에잔 엔략쿠지 절에 가는 버스를 타고 가거나 교토 게이한 산조 역에서 게이한 하마오츠 가는 전차를 타고 하마오츠에 간 다음 사카모토행 전차로 갈아타고 가서 다시 엔랴쿠지에 가는 케이블카를 타고 갑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시가현, #히에잔 산, #엔랴쿠지 절, #비와코 호수, #곤폰주도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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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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