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당시 국가정보원(원장 남재준) 소속의 이 아무개씨가 인터넷에서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씨는 작년 대선 당시 인터넷 댓글 공작 의혹을 받고 현재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김 아무개씨와는 다른 국정원 직원으로 알려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6일 국정원 소속 직원인 40대 초반의 남성 이 아무개씨를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오유)에 국내정치 현안 등과 관련한 댓글을 단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국정원은 지난 2011년 말 3차장 산하의 심리정보단을 심리정보국으로 확대 개편, 70여 명 4개 팀을 가동해 인터넷 댓글 공작을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사실상의 정치개입을 지시하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원장님 지시·말씀' 25건을 공개하면서 문제의 인터넷 댓글들이 원 전 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혐의가 더욱 짙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불법댓글 문제와 관련해 김씨외에 또 다른 국정원 직원이 경찰 수사를 통해 등장한 것이다.
"국정원 심리정보국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징후"
국회 정보위 소속 김현 민주당 의원은 "그동안 국정원은 보도자료나 국회 정보위 현안 보고를 통해 조직적인 차원의 인터넷 댓글 달기는 없었다고 주장해왔다"며 "하지만 또 다른 국정원 직원이 김씨와 같은 혐의로 입건된 것은 (그동안 민주당에서 주장해온 것처럼) 국정원의 심리정보국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증거가 드러나기 시작한 징후"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오유 대표가 경찰에 제보한 50개 아이디에서 나온 글과 오유 등에 올린 김씨의 글을 비교 분석하다가 이씨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조만간 이씨를 불러 국정원 직원 신분을 최종 확인한 뒤 국내정치 현안 등과 관련해 댓글을 단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현재 경찰에서 수사하고 있는 사람이 국정원 직원인지 알 수 없다"며 "경찰에서 수사 중이라면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