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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 그룹 이마트의 직원 사찰과 노조탄압 문제를  폭로했던 노웅래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번 이마트의 도급사원 9100명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노동운동사에서 중요한 사건"이라며 "이것을 시작으로 다른 곳으로 확산돼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세계 그룹 이마트의 직원 사찰과 노조탄압 문제를 폭로했던 노웅래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번 이마트의 도급사원 9100명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노동운동사에서 중요한 사건"이라며 "이것을 시작으로 다른 곳으로 확산돼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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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경영진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를 노사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건다면 그건 판을 깨자는 이야기입니다."

신세계 그룹 이마트의 직원 사찰과 노조탄압 문제를  폭로했던 노웅래 민주통합당 의원은  노사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 "아직 믿음과 신뢰가 구축돼 있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라며 "고소고발 취하는 노사가 새출발의 의미로 합의 할 수 있지만, 협상의 전제조건이 된다면 법대로 하자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마트 노사 양측은 최근 해고자 복직, 노조 인정 등 핵심 사안에 상당 부분 합의했지만, 경영진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 문제가 제기 되며 협상이 무산됐다.

지난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노웅래 의원은 이번 이마트의 도급사원 9100명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노동운동사에서 중요한 사건"이라며 "이것을 시작으로 다른 곳으로 확산돼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을 비롯한 '무노조 경영'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며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무노조 경영이 21세기 우리에게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노 의원은 지난 1월 16일 같은 당 장하나 의원과 함께 이마트 내부문건에 드러난 직원 사찰과 노조탄압 사실을 폭로했다. 이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과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와 불법파견 문제를 고용노동부와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세 차례 압수수색을 비롯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이 실시됐고 23개 점포에서 1900여 명의 불법파견이 적발됐다. 현재 이와 관련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정규직화와 노사협상, 이마트가 베푼 시혜 아닌 노동자의 권리"

사실 이 문제를 노 의원이 폭로 한다고 했을 때, 의외의 행보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다. 그는 노동과 관련 없는 상임위(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었고,  MBC 기자 출신으로 노조위원장과 언론노조 부위원장까지 했지만 '삼성장학생'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경제부 기자를 하면서 삼성을 출입한 이력 때문이다.

노 의원은 이와 관련해 "초선 때는 내 분야만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침해받는 노동자의 권리를 되찾는 일은 사회적으로 정말 중요한 일"이라며 "특히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사회의 핵심 문제다, 동일임금 동일노동의 가치를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장학생' 논란에는 "낙선했을 당시 삼성출입기자모임에 한 번 나간 게 오해가 됐다"며 "삼성에 적대감은 없지만 삼성이 가진 사회적 책임을 생각했을 때 무노조 경영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노사가 성숙한 관계를 맺는 단계에 이를 때까지 정치권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리 사회는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임에도 마치 기업이 베풀고 있다는, 시혜적인 느낌을 갖는다, 이마트가 정규직화 하고 노사협상을 한 게 이마트가 뭔가를 베푼 게 아닌 노동자의 권리를 찾은 모습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노동문제를 "잠자는 노동자의 권리"라며 "잠자는 권리는 보호받지 못한다, 깨워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노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이마트의 정규직 전환이 시행됐다. 어떻게 평가하나?
"사실 처음 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기대반 의심반이었다. 여태까지 고용노동부가 제대로 된 근로감독을 시행한 적도 없었고, 기본적으로 대기업과 유착관계도 있기 때문에 마땅한 처분이 내려질지 걱정이 됐다. 하지만 폭로 내용이 구체적이기 때문에 제대로만 대응하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무엇보다 우리 의원실과 장하나 의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민변이 공동대책위를 구성한 게 중요하게 작용했다. 정치권, 노동계, 법조계가 감정적이지 않고 냉정하고 합리적으로 대응하면서 차근차근 일을 진행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9100명 정규직 전환은 큰 성과이고 노동운동사에도 중요한 사건이다. 이제 시작이다. 민간 기업에서 가장 많은 규모의 정규직 전환이 이뤄졌지만 이것을 시작으로 다른 곳으로 확산돼 나가야 한다. 특히 삼성을 비롯한 '무노조 경영'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무노조 경영이 21세기 우리에게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또 이마트도 정규직화는 이뤄졌지만 노조활동이 자유롭게 보장되는 단계는 아직 아니다. 이번에 정규직화 된 노동자들의 처우 문제, 근로조건이나 근로시간의 문제를 비롯해 노사가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단계까지 차근차근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 당초 정규직 전환과 함께 노사협상도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안에 합의를 하고도 회사 경영진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 문제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가 협상을 타결하고 새로운 관계로 시작할 때는 상호 간의 고소고발도 취하하는 게 관행적인 일이다. 지금 이마트 노사 양측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무르익었지만 막판 사인을 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일종의 뜸 들이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믿음과 신뢰가 구축돼 있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다.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회사가 고소고발 취하 문제 때문에 합의를 하지 못하겠다고 나온다면, 이 협상이 무산되는 것에 책임은 회사에 있다. 이 문제를 협상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운다면 결국 판을 깨자는 얘기다. 고소고발도 이마트를 망하게 하자고 한 게 아니다. 부당노동행위나 불법파견을 되풀이 하지 않고 노사가 상생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기 전까지 필요한 부분이다. 만약 정용진 부회장, 허인철 사장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가 노사협상의 전제조건이 된다면 이쪽에서도 법대로 하자고 할 수밖에 없다. 그건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드는 행동이다."

- 이마트 노사 간의 교착상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협상 결과는 어때야 한다고 생각하나?
"우선 회사가 모든 걸 털어 놓아야 한다. 정규직화 된 지원들의 처우를 높이고 노조활동도 보장하겠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노조도 적대적으로만 대할 게 아니다. 지금은 조금씩 서로를 의심하고 있는 상태다. 서로 마음은 가까이 왔다. 회사가 협상의 전제조건을 달거나 하는 식의 일방적인 방식으로 하지 않는다면, 노조도 대화의 여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마트, 사회적 책임지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노 의원은 이마트 노사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 "아직 믿음과 신뢰가 구축돼 있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라며 "고소고발 취하는 노사가 새출발의 의미로 합의 할 수 있지만, 협상의 전제조건이 된다면 법대로 하자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이마트 노사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 "아직 믿음과 신뢰가 구축돼 있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라며 "고소고발 취하는 노사가 새출발의 의미로 합의 할 수 있지만, 협상의 전제조건이 된다면 법대로 하자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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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직 전환 시행 이후 정규직 처우문제와 이마트의 대국민사과를 요구하는 논평을 냈다. 이마트가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마트는 업계 최고의 기업이다.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가장 좋은 회사이고 그렇게 이미지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니 노동자들이 탄압받고 차별받고 있었다. 사회적 책임을 가진 기업으로 그런 부분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사실 우리 사회는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잘 모른다. 당연한 권리임에도 마치 기업이 베풀고 있다는, 시혜적인 느낌을 갖는다. 민주시민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라도 이마트가 사회적 책임을 다 한다는 차원에서 사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마트가 정규직화하고 노사협상을 한 게 이마트가 뭔가를 베푼 게 아닌 노동자의 권리를 찾은 모습이 돼야 한다. 잠자는 노동자의 권리를 깨워내야 한다."

- 정규직 전환된 이마트 직원들의 처우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오히려 도급직원일 때보다 처우가 더 나빠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문제에는 앞으로 국회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도 정치권의 역할이 있었다. 고용노동부를 움직이고 불법파견을 밝혀내는 부분은 노동계와 정치권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 정규직이 된 직원들의 처우 문제에도 정치권이 관심을 끊지 말고 계속 지켜봐야 한다. 문제가 있다면 고용노동부과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하게 만들 수 있다. 노사가 성숙한 관계를 맺는 단계에 이를 때까지 정치권의 노력이 필요하다."

-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다. 지난번 해고노동자들을 지원하는 희망식당 일일호스트 활동부터 상임위와 관계없는 노동 사안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초선일 때는 상임위에 국한돼서 활동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주로 할 수 있는 분야가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제 분야 말고도 어떤 이야기든 할 수 있었다. 다만 상임위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일을 하면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장하나 의원과 함께 하게 된 것이다. 침해받는 노동자의 권리를 되찾는 일은 사회적으로 정말 중요한 일이다. 특히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사회 핵심 문제다. 더 많은 정규직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동일임금, 동일노동의 가치를 구현해야 한다.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차별은 사라져야 한다."

- 이마트의 내부문서를 폭로하는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공무원 유착문제다.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경찰, 검찰에 선물 이상의 금품을 돌린 사실을 보며 정말 썩었다는 생각을 했다. 공무원들이 해야 하는 역할의 반대 역할을 하고 있더라. 감독하고 규제해야 하는 역할을 가진 자들이 거꾸로 봐주고 코치를 했다. 정말 비정상적인 부분이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이런 부정적인 요인 하나하나를 제거해 나가야 한다. 이런 부분을 억제할 수 있는 입법 활동,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복지를 증진할 수 있는 노동 분야 입법 활동에 정치권이 노력해야 한다.

또 자료 제보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남아 있다. 제보자 문제는 우리가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불안에 떨고 있을 거다. 피해를 받지 않도록 어떤 식으로든 보호를 하려고 한다. 회사 쪽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피해를 봤으니까 흠집을 내고 싶겠지만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 제보자가 보호 받아야 또 다른 곳에서 이렇게 잘못을 바로 잡는 일이 다시 일어 날 수 있다."

- 이마트 자료를 입수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국회의원이라는 역할 밖에서 느끼는 지점도 있었을 것 같다.
"이마트 직원들은 사찰 받으면서 자신들이 사찰 받는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것 자체가 소름끼치는 일이다. 자신의 권리가 침해받아도 침해받는 줄 모른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노동자들의 잠자고 있는 권리다. 이렇게 잘못된 일을 바로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잠자는 권리를 깨어 내는 게 정말 중요하다. 그런 노력을 해보고 싶다. 잠자는 권리는 보호받지 못한다. 이제 재선 의원이다. 몸 사리지 않고 주위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과감하게 하고 싶다. 일을 벌이지만 않고 결과로 매듭짓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정치권 노사문제 개입 기준 있어야, 삼성 무노조경영 철회가 최고 목표"

- 당내 분위기는 어떤가? 사실 민주통합당이 최근에 이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낸 적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당에서도 목표를 가지고 이 문제에 집중해야 하지 않나?
"당에서는 노동문제를 다루는 특위가 구성돼 있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이 문제를 적극 제기했다. 노사문제에 정치권이 개입할 때는 적절한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무데뽀로 좌지우지 하려고 하면 문제를 더 키울 수가 있다. 이번처럼 공대위를 구성해 합리적이고 어느 쪽 하고도 적대적이지 않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최종적으로는 삼성이 무노조 경영을 포기하게 만들어야 한다. 삼성에 노조가 합법적으로 노조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다른 곳도 쉽게 될 수 있다. 삼성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 할 때 노사가 건강하게 '윈윈'할 수 있다. 그게 최고의 목표다."

- 삼성의 문제를 강조한다. 하지만 지난 총선 경선 당시 일명 '삼성장학생'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이마트 폭로도 의외의 행보라는 시선도 있었다.
"(웃음)제가 삼성과 무슨 관계가 있다고 하던가. 18대 총선에서 낙선했을 때, 예전 삼성출입기자모임에 딱 한 번 나갔다. 그 자리가 보도되면서 '삼성장학생'이라는 말이 붙었다. 이번 경선 때 그 문제가 나왔지만 대응할 수 없었다. 말이 다른 말을 낳는다. 삼성에 적대감은 없다. 하지만 삼성이 가진 사회적 책임을 생각했을 때 무노조 경영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 지역구인 마포에도 이마트가 있다. 내부 문서 폭로 이후 가 본 적이 있나?
"공덕로터리에 있는 이마트에 선거운동을 하러 몇 번 가봤다. 주로 인사하러 갔다. 이번 사건 이후에 다시 가보려고 했는데, 아직 못 가봤다. 거기 일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지역 주민이니 꼭 한 번 가볼 생각이다. 가서 두들겨 맞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웃음)"


#노웅래#이마트#신세계#정용진#민주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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