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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블루핸즈, 기아오토큐, SK스피드메이트, GS오토오아시스 등 대기업의 자동차 정비프랜차이즈 진출로 동네카센터들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시련을 겪고 있다. 하지만 새천년카클리닉에선 그런 위기감을 전혀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생동감과 희망이 넘친다.(왼쪽이 김용완 대표, 오른쪽은 아들 선호씨)
▲ 김용완 김선호 부자 현대블루핸즈, 기아오토큐, SK스피드메이트, GS오토오아시스 등 대기업의 자동차 정비프랜차이즈 진출로 동네카센터들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시련을 겪고 있다. 하지만 새천년카클리닉에선 그런 위기감을 전혀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생동감과 희망이 넘친다.(왼쪽이 김용완 대표, 오른쪽은 아들 선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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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카센터 너무 어려워, 동네 카센터 이제 희망이 없어..."

정비업 종사들이 최근 들어 쉽게 내뱉는 말이다. 그만큼 동네 카센터 운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대변해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재기의 발판으로 삼는 곳이 있다. 바로 대전 가양동 소재의 새천년카클리닉이다.

지난 2000년 문을 연 새천년카클리닉(대표 김용완)은 아들 선호씨의 합류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됐다. 선호씨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자동차공학과 재학 시절인 2011년 가을, 부친인 김 대표에게 합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으며, 부친 역시 흔쾌히 승낙했다. 김 대표는 개업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큰 변화가 없었기에 아들의 합류를 내심 바라고 있었지만, 선호씨의 꿈은 오직 하나였다. 정비와 부품 등 자동차 에프터마켓 시장에서 꼭 성공하겠다는 것이었다.

선호씨는 "자동차 정비업이 돈이 안 된다고 흔히들 얘기 하는데 틈새시장을 잘 들여다보면 성공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며 "특히 한국자동차경영컨설팅그룹 최성희 대표의 자동차 마케팅 관련 강의를 듣고서 그 가능성에 좀 더 확신을 갖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후 선호씨는 학업과 현장 업무를 병행하며 간판교체 등 리모델링 작업에 착수한다.

김 대표의 눈에는 아들의 그러한 모습이 영 탐탐치 않았지만 결국, 지난해 7월 최 대표의 전문 컨설팅을 받기로 결정한다. 이후 새천년카클리닉은 과거 10년과 전혀 다른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게 된다.

마인드를 바꾸다

선호씨가 홈플러스의 경품 음모권에서 착안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 고객들을 위한 스크래치식 경품 응모권 선호씨가 홈플러스의 경품 음모권에서 착안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 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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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에 대한 고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선호씨가 직접 만든 폐유오일 비교기샘플
▲ 사용이 불가능한 폐유오일 비교샘플 오일에 대한 고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선호씨가 직접 만든 폐유오일 비교기샘플
ⓒ 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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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컨설팅을 통해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이는 바로 김용완 대표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고객차량의 점검을 시작으로 수리가 끝나고 출고되는 전 과정을 고객과 함께 풀어간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며 "부품의 마모로 인한 부품 교체 시에도 사진전송을 통해 고객에게 직접 확인시켜주는 등의 변화된 모습에 고객들도 만족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점검의 가장 기본인 정비이력부터 수리되는 전 과정을 고객과 함께 공유함으로서, 지금은 '믿음과 신뢰'가 새천년카클리닉의 상징이 됐다"라고 덧붙였다.

선호씨의 마인드 역시 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했다. 선호씨는 "아무리 경기가 좋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분명 돈을 벌 것이며, 거리의 수많은 차들도 분명 어느 누군가의 카센터에서 수리를 할 것"이라며 "한 발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모여들고 또 어떻게 하면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마인드 하나만을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세배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매출 증대 보다는 10년 간 몸에 배인 고정관념과 습관을 본인 의지대로 고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더 감사하고 있다. 기아서비스센터 근무 시절 엔진 전문 기술자로서, 이후엔 서비스 상담실장으로서 수십년간 대기업에 몸담은 그였지만, 마인드 변화만큼은 난공불락의 요새나 다름없었다. 선호씨는 부친의 큰 변화를 포함한 모든 변화를 이 한마디로 대신했다. 예전과 달리 시스템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손님을 부르다

서비스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고객들에게 만원을 드린다는 알림판. 처음 만든 이후 3년이 지났지만 만원을 요구한 고객은 한 사람도 없다고 한다.
 서비스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고객들에게 만원을 드린다는 알림판. 처음 만든 이후 3년이 지났지만 만원을 요구한 고객은 한 사람도 없다고 한다.
ⓒ 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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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1칸 정도의 작은 공간이지만 정비프랜차이즈의 고객대기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방 1칸 정도의 작은 공간이지만 정비프랜차이즈의 고객대기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 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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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의 컨설팅 이후 약 3개월 동안 세배까지 올랐던 매출이 조금씩 하락하자, 선호씨는 원인분석을 통해 단발성으로 끝나버리는 이벤트에서 그 해답을 찾게 된다. 이벤트의 연속성 측면에서 연중, 계절별, 분기별로 행사를 다양하게 개발해 접목하자 떨어졌던 매출도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선호씨의 설명이다.

봄철 황사를 대비, 엔진오일 교환 시 연막살균 무료 서비스를 제공 중인 새천년카클리닉은  여름철 에어컨 무상점검 서비스까지 세워놓고 있다. 이밖에도 겨울철 부동액 관련 행사를 비롯해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향균필터 무료교환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최 대표의 권유로 시작한 엔진 유막형성제와 코팅제는 연중 판매되고 있으며, 지난해 2012년 11월 1일부터 일정 금액 이상 결제한 고객에게 배포되는 스크래치식 응모권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고객들에게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한 행사이지만, 지금은 고객들이 먼저 알고 찾을 정도다. 꽝이 없는 응모권에는 3천원부터 3만원까지의 경품이 제공되며, 차량 정비 시 현금처럼 사용된다. 

이 모든 것들이 선호씨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행사들이다. 선호씨는 또 올 하반기부터 헌열증을 가져오면 차량 정비 시 만원을 할인해주는 행사도 계획 중이다. 모아진 헌혈증은 분기별로 적십자에 기부한다는 것이 선호씨의 구상이다. 이밖에도 새천년카클릭닉은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고객 휴게실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정비 고객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무료로 운영되는 업무용 렌트카 차량 2대까지 준비해놓고 있다. 고객관의 커뮤니케이션 확대 차원에서 블로그(blog.naver.com/holytiger86)도 운영 중이다.

지금 행복하다

40년 이상의 긴 시간을 정비사로 일해 온 김 대표의 몸 구석구석은 성한 곳이 없다. 남들은 훈장으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김 대표에게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왼손 약지와 중지, 그리고 검지의 첫마디가 모두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는 김 대표의 눈자위가 금세 붉어졌다. 약 6개둴 동안 병원신세를 져야했지만 절단된 손가락의 접합은 불가능했다. 이후에도 김 대표는 어깨 힘줄 접할 수술 등 수차례 병원신세를 져야했다. 그의 양 무릎 연골도 거의 닳아 없어진 상태다.

김 대표는 "하지만 이제는 행복합니다. 든든한 아이디어 맨인 선호가 뒤에서 딱 버티고 있으니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정비업도 두렵지 않습니다, 이제는 또 선호와 함께 제2의 꿈을 또 다시 펼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고 웃음을 지었다.

새천년카클리닉에서 불과 5백 미터 거리에 기아자동차오토Q가 있으며, 약 1킬로미터 반경에는 10여 곳이 넘는 카센터가 위치해 있다. 여러 곳에서 일해 봤지만 새천년카클리닉처럼 청결하고 고객서비스가 뛰어난 매장은 접하지 못했다는 강길우 주임의 말은 동네 카센터가 향후 지향해야 될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월간 카포스 4월호에 게재됩니다.



태그:#카포스, #새천년카클리닉, #동네카센터, #자동차정비프랜차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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