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노동자와 다문화 이웃들의 대부로 불리는 김해성(53) 목사가 제20회 한신상을 수상했다.
한신대학교(총장 채수일)는 12일 경기도 오산캠퍼스 교회당회에서 진행된 개교 73주년 기념식에서 한신대 신학과 79학번인 김해성 목사와 같은 학과 82학번인 윤미향(49)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에게 스무 번째 한신상을 수여했다.
유원규(KNCC 통일위원회 부위원장) 한신상 심사위원장은 "김해성 목사는 소외되고 고통 받는 도시빈민·외국인 노동자·중국 동포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운동을 33년간 계속했다"며 "김 목사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고충 해결사'로서 외국인노동자들과 중국 동포·다문화가정의 복지와 인권향상에 앞장,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민간외교 활동에 크게 기여해 제20회 한신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선정 경위를 이날 밝혔다.
김해성 목사는 수상 소감을 통해 "신학과 친구인 유동운 열사가 5·18 항쟁 당시 전남도청을 사수하다 숨질 때, 저는 검거령을 피해 달아났던 비겁한 사람이었다"라며 "그 빚을 갚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고, 이주민과 중국 동포·다문화 이웃들의 피눈물과 함께하게 됐다, 버려진 돌처럼 보잘 것 없는 저를 세워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해성 목사는 1986년 경기도 성남에서 노동상담소 '희망의전화' 창립으로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과 함께 민주화 및 인권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다 1996년 필리핀 출신 외국인노동자의 산재 피해를 돕다가 '외국인노동자의 집/중국동포의 집' '(사)지구촌사랑나눔' '한국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 등을 만들었다. 2011년에는 국내 최초로 인가 받은 다문화 대안초등학교 '지구촌학교'를 설립하면서 왕따 따돌림 받는 다문화 어린이들을 위한 대안 교육에 시동을 걸었다.
1993년 제정된 한신상은 한신대의 민주화 전통과 뜻에 부합한 인물 중에서 한신대와 사회발전에 크게 공헌한 인물을 선정해 상을 주고 있다. 역대 수상자로는 1회 장준하 선생, 3회 문익환 목사, 11회 문동환 박사, 16회 김상근 목사, 17회 김대중 전 대통령, 19회 이해동 목사 등이다.
한신대는 반독재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앞장선 거인들을 배출한 민족대학이다. 한신대 설립자인 김재준(1901~1987) 목사는 박정희의 3선 개헌반대 투쟁에 앞장섰고, 장준하(1918~1975) 선생은 친일군인 출신 박정희 정권이 가장 두려워한 독립운동가 출신의 지식인이었다. 또, 문익환(1918~1994) 목사는 남북통일의 물꼬를 튼 통일운동의 거인이었고, 강원용(1917~2006) 목사는 반독재 민주화 운동가들의 산실인 크리스천아카데미를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