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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소속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의원들이 12일 저녁 회의실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날치기 처리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위원장석을 점거하고 있던 김경숙, 강성훈 의원을 구석으로 몰았다. 이날 회의는 문을 잠그고 처리되었는데 사진은 텔레비전 화면에 비친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새누리당 소속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의원들이 12일 저녁 회의실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날치기 처리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위원장석을 점거하고 있던 김경숙, 강성훈 의원을 구석으로 몰았다. 이날 회의는 문을 잠그고 처리되었는데 사진은 텔레비전 화면에 비친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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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이 경남도의회 상임위원회에서 '날치기' 처리됐다. 12일 오후 8시30분경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위원장 임경숙)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안건 상정에 반대하며 위원장석을 점거하고 있던 김경숙(민주통합당 비례), 강성훈(통합진보당 창원2) 의원을 밀어낸 뒤 안건상정을 처리했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폐업 내용을 담은 '경남도 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 개정안을 경남도의회에 제출했다.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는 이날 오후 8시경 안건 처리를 강행했다. 회의장 안에 새누리당 도의원과 전문위원, 경남도청 공무원만 들어간 뒤 문을 잠가놓은 상태였다.

새누리당 소속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의원들이 12일 오후 8시30분경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강행처리한 뒤 이를 막던 김경숙·강성훈 의원이 바닥에 쓰러져 있다. 회의실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새누리당 소속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의원들이 12일 오후 8시30분경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강행처리한 뒤 이를 막던 김경숙·강성훈 의원이 바닥에 쓰러져 있다. 회의실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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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소속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의원들이 12일 오후 8시30분경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강행처리한 뒤 이를 막던 김경숙, 강성훈 의원이 바닥에 쓰러져 있다.
 새누리당 소속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의원들이 12일 오후 8시30분경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강행처리한 뒤 이를 막던 김경숙, 강성훈 의원이 바닥에 쓰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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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먼저 강성훈 의원을 구석으로 몰고 간 뒤, 다른 의원들은 김경숙 의원을 밀쳐냈다. 당시 위원장석이 넘어지기도 했으며,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임경숙 위원장은 회의 개회를 선언한 뒤 조례안을 읽었고 이어 통과되었다고 선언했다. 김경숙 의원과 강성훈 의원은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강 의원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경숙 의원은 구토 증세를 보여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안건 처리를 강행하려고 하자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던 민주개혁연대 소속 의원들이 항의했다. 야당 의원들은 문을 발로 찼고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를 말리기도 했다.

회의장 안에 들어온 야당 의원들은 안건 처리에 분노했다. 의원들은 "어떻게 여성 의원들을 구석으로 몰아놓을 수 있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안건 통과를 선언한 뒤 회의장을 황급히 빠져나갔다.

강성훈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두 여성 의원을 밀어내고 안건을 날치기 처리했다. 현재 경남도와 노조가 대화를 하고 있어 안건 처리를 강행하지 말고 보류하자고 했다"라며 "그 과정에서 경남도청 공무원들이 문을 잠갔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조례안 처리를 막지 못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소속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의원들이 12일 오후 8시30분경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강행처리한 뒤, 이를 막던 김경숙, 강성훈 의원이 바닥에 쓰러져 있다. 사진은 김경숙 의원이 들것에 실려 병원에 후송되고 있는 모습.
 새누리당 소속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의원들이 12일 오후 8시30분경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강행처리한 뒤, 이를 막던 김경숙, 강성훈 의원이 바닥에 쓰러져 있다. 사진은 김경숙 의원이 들것에 실려 병원에 후송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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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개혁연대 공동대표인 석영철 의원은 "날치기 처리는 불법이다. 회의 규칙상 안건 상정을 하고 검토와 질의, 토론 등의 과정을 거친 뒤 표결해야 한다"며 "그런데 오늘 상황은 지켜야 할 과정을 지키지 않았기에 불법이다. 이 모든 것은 새누리당 의원과 홍준표 지사,공무원들의 협작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여영국 의원은 "위원장 자리도 쓰러져 있었고, 난장판인 상황 속에서 안건을 상정했다"며 "조진래 정무부지사가 도의회에 와서 상임위원들을 만나고 오늘 상황을 진두지휘했다. 촬영된 화면 등을 검토해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상임위 하루 종일 긴장감 감돌아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는 이날 하루 종일 긴장감이 감돌았다. 상임위 회의는 이날 오전 10시30분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안건은 단 2개뿐이었다. 경남도에서 제출한 '경남도 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 개정안과 김경숙 의원이 발의한 '지방의료원 재정지원을 위한 대정부 건의안'이다.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 소속 의원은 총 9명인데 당초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이 상정되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임경숙 위원장은 안건 상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새누리당 소속 원경숙(비례)·조우성(창원11)·이성용(함안2) 의원은 폐업 찬성, 김경숙·강성훈·김백용(무소속 진주3) 의원은 반대였다. 새누리당 성계관(양산3)·변현성(거창2) 의원은 중립이었다.

상임위에서 안건이 상정되어 가결되면 본회의 통과는 기정사실이다. 이에 민주개혁연대는 상임위에서부터 안건 상정을 막기로 했던 것. 김경숙·강성훈 의원은 이날 회의가 열리기 1시간여 전부터 위원장석을 차지했다.

회의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의원들이 하나 둘씩 회의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의원들은 "위원장이 바뀌었나"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는데 김경숙 의원은 "이 자리에 앉아보고 싶었다"거나 "지남철(자석)처럼 붙어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새누리당 소속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의원들이 12일 오후 8시30분경 회의실 문을 걸어 잠가 놓고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강행처리하려 하자 야권 민주개혁연대 의원들이 문을 열라며 항의하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의원들이 12일 오후 8시30분경 회의실 문을 걸어 잠가 놓고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강행처리하려 하자 야권 민주개혁연대 의원들이 문을 열라며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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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경남도청 공무원들이 위원장석을 차지하고 있는 두 의원을 밀어낼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회의시간이 가까워지면서 경남도청 공무원들이 회의장에 들어왔다. 이에 김경숙 의원은 "담당 국장이 보고하면 되니까 다른 공무원들은 나가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먼저 자리에 앉은 새누리당 의원들은 두 여성 의원을 향해 "위원장 자리를 비워달라"거나 "자기 자리에 앉아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두 여성의원은 대꾸를 하지 않으면서 버텼다.

뒤에 회의장에 들어온 임경숙 위원장은 자리를 비켜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는 사이 언론사 취재기자들이 들어왔다. 임 위원장은 "기자들은 원만한 진행을 위해 회의장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뒤이어 경남도청 공무원들도 밖으로 나왔다. 정식 회의를 진행할 수 없자 간담회로 전환했던 것이다.

기자들은 텔레비전 화면으로 비치는 회의실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임 위원장이 접이식 의자를 위원장석 옆에 갖다 놓고 회의를 진행하려 하자 김경숙 의원은 의자를 다시 접어 바닥에 놓아버렸다.

두 여성의원과 다른 의원들 사이에 말싸움이 벌어졌다. 30여분 뒤 임 위원장은 회의장을 나왔다. 오후 2시에 회의를 다시 소집하겠다고 했던 것이다. 이 시각까지 회의 개회조차 못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12일 저녁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에서 야당 여성 의원들을 밀어내고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날치기 처리한 뒤 야권 소속 민주개혁연대가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12일 저녁 경남도의회 문화복지위원회에서 야당 여성 의원들을 밀어내고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날치기 처리한 뒤 야권 소속 민주개혁연대가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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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와 오후 5시에도 임 위원장과 의원들이 회의장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 오전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한때 여성의원들끼리 몸을 밀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임경숙 위원장이 회의 진행을 위해 '경호권'을 발동할지에 관심이 모였는데 임 위원장은 이를 부인했다. 중간에 회의장을 나온 임 위원장은 "신사적으로, 민주적으로 회의를 해야 한다"며 "일부 언론에서 경호권 발동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게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안건은 절차상 상임위를 거치게 돼 있다"며 "상임위를 거치지 않으면 의장이 가져간다(직권상정)"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조례 개정에 찬성할지 반대할지는 회의를 열어 심의해 본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이날 저녁 8시에 다시 모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안건 처리를 강행한 것이다.

2차 교섭 성과 없이 끝나 ... 15일 3차 교섭 벌이기로

경남도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경남도와 노조는 11일에 이어 12일에도 교섭을 벌였지만 서로 입장 차만 벌렸다.

경남도에서는 박권범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과 남경희 경영개선팀장 등 경남도 파견 공무원 4명,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서는 나영명 정책실장과 강연배 교육선전실장, 박석용 진주의료원지부장, 박진식 부지부장 등 4명이 참가했다.

경남도는 폐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했고, 직원들의 재취업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자고 했다. 그러나 보건의료노조는 폐업을 유보하고 교섭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3차 교섭은 15일 오후 2시 진주의료원에서 하기로 했다.

'폐업 철회 촉구' 농성, 108배, 집회 계속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위한 농성․집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계속해서 경남도의회 앞에서 집회와 108배를 벌이고 있으며, 12일에도 하루 종일 집회를 반복했다.

'의료공공성 확보와 도립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위한 경남대책위' 소속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과 강병기(통합진보당)․박선희(진보정의당)․허윤영(진보신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지난 10일부터 경남도의회 현관 앞에서 철야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남도청 중앙현관 앞에서 농성(단식)을 벌였던 장영달 민주통합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장 위원장은 지난 4월 2일부터 야전침대를 갖다 놓고 농성을 벌여오다 지난 10일 밤 병원에 후송되었다.

'목 디스크'가 있었던 장 위원장은 왼쪽 다리와 오른쪽 팔에 마비 증상이 왔다. 병원측은 다리 수술을 권하고 있다. 장 위원장은 민주당 최고위원선거에 출마했지만, 12일 서울에서 열린 '예비 경선'에 참석하지 못해 떨어지고 말았다.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막기 위해 농성하다 건강이 나빠졌는데, 예비경선대회에 참석하지 못하다 보니 대의원들의 지지를 많이 받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13일 오후 2시 창원 만남의광장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내걸고 전국노동자대회를 연다. 집회 뒤 경남도청 앞까지 거리행진한다. 또 민주노총은 경남도의회 본회의가 열리는 18일 창원에서 '영남권 노동자 결의대회'를 연다.


태그:#진주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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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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