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청와대

관련사진보기


"국민들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첨예한 쟁점 사안으로 떠오른 경남 진주의료원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뗐다. 박 대통령은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을 청와대에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며 "(진주의료원 사태와 관련) 정확하게 사실을 알리고, 사실이 무엇인지 국민들이 알게끔 하고, 국민들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진주의료원 폐업 여부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홍준표 경남지사의 폐업 강행 방침이나 경남도의회의 관련 조례 날치기 등에 대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우회적인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읽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 참석한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 사이에 진주의료원 사태 관련한 의견이 엇갈리자 "어떤 사건이 터지면 사실을 정확히 알지도 못하고 여론에 의해 밀려가는데 진주의료원도 외부적으로 세부적으로 살펴보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피상적인, 겉으로 드러난 사실만 갖고 일을 처리하는 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주의료원과 관련해 갈등이 있으면 자체적으로 원만히 해결하는 게 좋다"며 "정부는 뒷받침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강성노조' 프레임 부담 느끼는 청와대와 새누리?

실제로 정부는 진주의료원 사태 정상화를 위해 개입 중이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0일 진주의료원과 경남도청을 방문, 사태 중재에 나섰다. 또 그는 지난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홍 지사의 폐업 강행 방침에 대해서도 "폐업 결정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고, 잘 되도록 (홍 지사를) 설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진 장관은 홍 지사가 폐업 이유로 내세운 '강성노조' 문제에 대해서도 "강성노조와 수익성 문제를 내세우면 본질이 가려지게 된다"며 "공공의료 문제를 먼저 판단하고 그 부분은 부차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특히 그는 "의료법에 근거해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것이 타당하지 않냐"는 김용익 민주통합당 의원의 질의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검토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신의진 원내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서민을 위한 병원이 하나 있다가 없어지는 건데, 그걸 결정할 때는 정말 합리적으로 해야 한다"며 "정치적 프레임을 씌워서는 안되지만 (현재) 너무 그렇게 씌워진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당에서는 팩트 이전에 (홍 지사가)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라며 "홍 지사의 정치적 액션이 너무 강했다는 비판이 많았다"고도 전했다.

민주통합당도 "국민의 판단은 이미 나와 있다"며 "(대통령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허영일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 원혜영 의원과 김용익 의원, 참여연대가 지난 11·12일 이틀 간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의 71%가 진주의료원 폐원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60%가 진주의료원 사태 해결을 위해 중앙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허 부대변인은 "국민들은 공공의료의 필요성에 대해 높은 수준의 인식과 공감대를 갖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결정만 하시면 된다"며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위해 진주의료원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의도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과 중앙정부가 철퇴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공공의료기관, 공공성 더 우선"... 홍준표 "공공의료는 좌파정책"

 4·24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11일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마들역에서 시민들에게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4·24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11일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마들역에서 시민들에게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한편,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도 이날 처음 진주의료원 사태를 언급하며 홍 지사를 압박했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김문수 경기지사·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 등 차기 대권주자로 이름을 올리는 이들이 연달아 홍 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비판한 바 있다. 

안 후보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공공기관을 효율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먼저 해야 할 일은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거기에 따라 일정 부분 노력하는 것이 맞다"며 "무작정 폐쇄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과정이다, 충분한 대화나 논의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 식으로 지역에서 오래된 공공기관을 폐쇄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생각이 든다"며 "공공의료기관은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공공성이 더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홍 지사는 여전히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이날 도청에서 열린 실·국장회의에서 "이제는 공공의료보다 서민의료정책을 수립해 전개해야 한다"며 "지난 5일 당정협의회 때 참석한 국회의원 대부분이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홍 지사는 "공공의료는 박정희 대통령 때 의료보험이 도입되면서 출발한 좌파정책"이라며 "공공의료를 빙자한 강성노조의 저항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도 말했다.


태그:#박근혜, #홍준표, #안철수, #진주의료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