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청이 17일, 덕수궁 대한문 앞 화단의 확대 작업을 진행하다 쌍용자동차 범국민대책위(범대위)와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김정우 전국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 등 2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김 지부장은 지난 4일에도 중구청의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희생자 분향소 철거에 저항하다 연행된 바 있다.
문화재청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덕수궁 돌담을 에워쌌던 높이 3m, 길이 60m 가량의 펜스를 모두 철거했다. 이 펜스는 지난달 3일, 화재로 불탄 덕수궁 돌담의 석가래를 보수하기 위해 설치됐다. 철거 후 돌담과 화단 사이에 3m 폭이 생기자 중구청은 기존에 설치한 화단을 다시 넓히는 작업을 진행했다. 범대위가 이곳에 천막을 치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이후에는 화단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대형 화분 10여 개도 설치했다. 이 작업에 구청 직원 70여 명이 동원됐고, 경찰은 병력 120여 명을 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과 시민들은 이날 작업에 거세게 저항했고, 김정우 쌍용차 지부장과 고동민 조합원이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시민과 범대위 관계자 10여 명이 화단에서 저항하다 경찰에 의해 화단 밖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오후 5시까지도 시민과 해고노동자들은 화단 위에서 중구청을 규탄하며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태연 범대위 상황실장은 "중구청의 오늘 작업으로 보도 폭이 더 좁아졌다"며 "시민 불편을 일으키고 있는 화단을 당장 철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