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반대 촛불집회가 100회를 맞는다.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밀양송전탑대책위)는 오는 24일 오후 6시 30분 밀양시 내일동 영남루 앞 계단에서 '100회 촛불집회'를 연다.
밀양 사람들이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며 촛불을 들기 시작한 때는 2012년 1월부터였다. 밀양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며 고 이치우(당시 74)씨가 그 해 1월 16일 분신 사망한 뒤, 1주일 뒤부터 촛불집회가 벌어진 것이다.
촛불집회는 매주 두 차례 열렸다. 수요일은 촛불집회, 금요일은 촛불미사로 진행돼 오다가, 2012년 11월 이후 매주 한 차례 촛불집회와 촛불미사가 번갈아 진행돼 왔다. 오는 24일 열리는 촛불집회는 합쳐 100회째가 되는 것이다.
촛불집회는 밀양두레기금 너른마당 소속 조합원들이 행사 진행을 맡아주었고, 4개면 주민들이 매주 모여 결의를 다지고, 지역 소식을 공유하는 장터 구실을 해왔다.
촛불 미사는 천주교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동해안탈핵천주교 연대가 영남 지역 가톨릭 신자들과 함께 지역 주민들을 위로하는 집회로 자리매김해 왔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매우 추울 때에는 밀양두레기금 너른마당 2층 강당에서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밀양송전탑대책위 김준한 공동대표(남밀양성당 주임 신부)는 "70대 어르신들이 주축이 된 촛불집회가 매주 한 번도 거르지 않고 100회씩 이어져올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어르신들의 송전탑 반대에 대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앞으로 촛불집회와 미사는 밀양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다"고 밝혔다.
100회 촛불집회에는 저녁 식사와 음식이 곁들여진 잔치로 진행된다. 노래패 공연, 초청가수 공연, 영상 상영이 벌어지고 막걸리와 송전탑 반대 밀양 4개면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들이 식탁에 오르는 흥겨운 잔치로 진행된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울주 신고리원전에서 생산한 전력을 고리-기장-양산-밀양을 거쳐 창녕 '북경남변전소'까지 90.5km에 걸쳐 송전선로를 설치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 구간에 765kv 송전탑 161개를 세울 계획인데, 송전탑은 5개 시·군을 경과한다.
밀양에 들어설 69개 가운데 52개는 4개면 주민들이 반대해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최근 한국전력과 4개면 주민들은 고소고발 취하 등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합의를 했지만, 한국전력은 송전탑 건설 공사를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을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