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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잔디운동장에 대한 문제들이 계속 터져나오면서 교육당국조차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음에도 예산지역 학교에 또 인조잔디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학생위주가 아닌, 지역주민의 활용성이 더 많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학교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고민이 요구되고 있다.

토목공사를 앞두고 있는 신례원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뛰어놀고 있다.
 토목공사를 앞두고 있는 신례원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뛰어놀고 있다.
ⓒ 장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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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례원초등학교는 지난해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3억5000만 원, 예산군으로부터 1억5000만 원을 지원받아 이달부터 학교운동장정비공사를 시작한다. 학교는 이와관련 '운동장 조성공사 업무협의체'를 구성하고, 인조잔디를 깔기로 결정했다.

학교협의체는 학교장을 추진위원장으로 학교운영위원회, 총동창회, 지역단체, 학부모, 교육지원청, 예산군청 관계자 등 12명이 참여하고 있다. 운동장 재질은 기금 확정 뒤에도 변경이 가능하지만, 협의회 위원 대다수가 인조잔디운동장을 원해 사업방향을 확정하고 이번주에 토목공사를 시작한다.

학교와 협의체 구성원들은 "생활체육인들이 인조잔디를 선호하고 있는데다, 인조잔디가 전과는 달리 친환경제품이 개발이 됐다고 해 문제가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올해 국민체육진흥공단 지원금 3억5000만원이 확정된 시량초등학교 운동장 모습. 당초계획은 마사토운동장이었으나 인조잔디가 재검토되고 있다.
 올해 국민체육진흥공단 지원금 3억5000만원이 확정된 시량초등학교 운동장 모습. 당초계획은 마사토운동장이었으나 인조잔디가 재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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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올해 국민체육진흥공단 기금 3억5000만 원 지원이 확정된 시량초등학교도 학교운동장의 재질과 관련, 협의체를 구성하고 논의에 들어갔다. 당초 시량초의 사업비 지원신청서에는 토사운동장으로 계획돼 있으나, 협의체에서 인조잔디 조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은 인조잔디에 대한 선망이 사그러들지 않는 틈바구니를 이용해 '친환경제품'이라고 적극 홍보해 유해성 논란을 희석시키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은 충남교육청의 학교운동장사업 방향과도 맞지않아 교육기관간 엇박자가 심각하다.

충남교육청은 지난해 시군교육지원청에 향후 인조잔디 신규조성이나 교체에 예산을 들이지 않을 것(축구부 육성학교는 예외)이며, 반영구적인 토사운동장(흙운동장)으로 조성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도내 82개 학교에 인조잔디운동장이 조성돼 있다. 지난해 전수조사를 마쳤으며, 내구연한이 도달해 재시공에 들어가더라도 인조잔디는 지양한다는 것이 교육청의 분명한 원칙이다"라면서 "학교운동장 현대화 사업은 예산여중과 같은 마사토운동장으로 권유하고 있다. 교육청에서는 운동장사업이 진행되는 학교를 직접 방문해 인조잔디와 마사토운동장의 장단점을 설명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신례원초나 시량초의 경우에는 교육청에서 지원되는 예산이 전혀 없어 사전협의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예산중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의 현재모습. 준공 5년만에 충진재인 고무분말들이 날리고 쌓여 학교 운동장 곳곳에 엄청나게 쌓여있다.<왼쪽 사진> 꺾여 부러진 인조잔디조각들도 하수구와 조경석 사이에 쌓여 있는 모습.<오른쪽 사진>
 예산중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의 현재모습. 준공 5년만에 충진재인 고무분말들이 날리고 쌓여 학교 운동장 곳곳에 엄청나게 쌓여있다.<왼쪽 사진> 꺾여 부러진 인조잔디조각들도 하수구와 조경석 사이에 쌓여 있는 모습.<오른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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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인조잔디운동장은 사실상 내구연한이 짧게는 5년, 길게는 8년으로 재시공을 해야하는데다 해마다 4000만 원 가량의 유지보수비가 발생해 예산낭비요인이 지적되고 있다. 유해성 논란과 관련, 업체들이 기존의 고무충진재가 친환경소재로 바뀌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화상피해 부상위험으로 근골격계 질환 증가 등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또 축구구장으로 조성되면서 운동장에서 다양한 체육활동을 해야하는 학생들의 수업권이 위축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예산중학교의 경우 2008년 1월 준공한 지 5년만에 더 이상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져 올해 재시공 예산확보가 논의 되고 있다. 학교측은 재시공에 들어가는 비용을 5억4000만 원으로 잡고 있다. 이는 5년 전 당시 투입예산과 같은 액수다. 결국 운동장 유지비로 1년에 1억 원씩이 소요된다는 결론이다.

예산지역에는  이 학교 외에도 신암초, 신양초, 삽교초, 덕산초에 인조잔디운동장이 조성돼 있어 준공연한에 따라 순차적으로 같은 문제가 계속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충남 예산지역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학교운동장현대화사업, #인조잔디운동장, #국민체육진흥공단, #마사토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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