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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돌아온 개성공단 업체 직원들을 취재하기 위해 국내외 취재진이 차량출입구앞에서 대기중이다.
▲ 개성공단 직원들 기다리는 국내외 취재진 지난 3월 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돌아온 개성공단 업체 직원들을 취재하기 위해 국내외 취재진이 차량출입구앞에서 대기중이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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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정부가 북한에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 제안하면서 '이에 불응시 중대 조치를 하겠다'고 예고해 '중대 조치'의 내용과 북한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는 남한 노동자 철수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오마이뉴스> 기자와 통화한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날 나온 정부 성명에 대해 하나같이 언급을 피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들이 전하는 청와대의 기류는 '개성공단 문제를 이대로 질질 끌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개성공단 내 공장과 시설을 지키기 위해 남아 있는 남한 노동자들이 식자재를 공급받지 못하고 의료지원이 불가능해진 상황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고, 현재 개성공단을 둘러싼 '애매한 상황'을 빨리 끝내고 싶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간담회에서도 "개성공단 문제는 하루 속히 정리돼야 한다"며 "식자재 반입까지 20일째 허용이 안돼서 거기 남아 있는 분들의 고통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개성공단 문제의 해법보다는 공단 내 남한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을 더 우선에 놓은 셈이다.

지난 3일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 진입을 차단해 원자재와 연료는 물론 식자재 공급이 끊겼다. 곧이어 현지 의료진마저 철수, 9일부터는 북한 노동자들이 출근하지 않아 공장 가동이 안되는 상황이 20일 넘게 지속되고 있다, 특히 25일 오후엔  남한 노동자 1명이 지병 악화로 예정보다 일찍 귀환, 공단 내 의료 부재 상황에 대한 우려도 현실화하고 있다. 25일 저녁 현재 개성공단 체류 인원은 176명이다.

북한 즉각 변화 어려운 빠듯한 시한 제시

정부가 성명에서 '26일 오전까지'를, 하루 남짓한 시간만을 중대 조치의 시한으로 정해놓은 데서도, 남한 근로자들의 열악한 상황을 빨리 끝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북한은 지난 11일 류길재 통일부장관이 발표한 대화제의 성명 이후 준비했던 중거리 미사일 발사도 늦추는 등 별다른 군사행동을 보이지 않고 대남 비방의 빈도와 수위를 낮췄다. 그러나 한결같이 비난해온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독수리훈련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는 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정치·군사적 상황과 개성공단 문제를 분리해 대응하는 남한과 달리 두 사안을 연계하고 있는 북한이 정부의 25일 제안으로 성명 때문에 그간의 '존엄 훼손' 사과 요구를 접는다고 생각하기도 어렵다.

결국 이날의 실무회담 제안과 최후통첩 성격의 '중대 조치' 시한 제시는 북한이 어떻게 반응하든 공단 내 남한 근로자의 열악한 상황을 끝내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측근들이 흔히 얘기하는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면 아닌' 대통령의 성향이 대북정책에도 적용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태그:#개성공단, #박근혜, #중대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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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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